일본, 도쿄 올림픽 때 후쿠시마산 식재료 쓰겠다는데..
[경향신문] ㆍ대지진의 ‘상처 회복’ 알릴 목적신치용 선수촌장 “별도 음식 마련”
일본은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의 상처에서 회복했음을 알리고 부흥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원전사고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이를 두고 논란이 크다. 일부 경기는 방사능 잔존 위험이 여전한 후쿠시마 근처에서 열린다. 게다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선수촌 음식에 후쿠시마산(産) 식자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을 1년 남기고 지난 24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신치용 선수촌장은 선수들의 먹거리 우려에 대해 “코리아하우스를 통해 별도의 음식을 준비한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선호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별도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대회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세부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체육회 관계자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서 열리는 만큼 예년 올림픽 수준보다는 별도 지원이 많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기간이 많이 남아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체육회의 대책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원칙적으로 선수촌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에게는 외부 음식 제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수촌 근처에 코리아하우스를 최대한 가까이 마련하더라도 매 끼니를 코리아하우스에서 해결할 수는 없다.
체육회 관계자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선수촌 식재료를 문제 삼지 않을 경우, 전 세계 선수들이 이용하는 식사에 대해 각각의 국가가 다른 요구를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관망하고 있다. 방사능 노출 식자재의 위험보다 일단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대한 목표의식이 크기 때문인 듯 보인다. 지난주 도쿄에서 열린 2019 도쿄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대회에 출전한 양궁 국가대표 장혜진(LH)은 “경기장 음식을 먹었는데 그때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전지훈련에 많이 참가한 남자 유도 90㎏급 곽동한(하이원)도 “전지훈련을 갔을 때 그런 부분에 대해 말을 많이 나오곤 했는데 그때는 그냥 잘 먹었다”고 전했다.
방사능 노출 식재료를 섭취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체내에 쌓였을 때 배출이 잘되지 않는다. 다만 부작용이 곧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후쿠시마산 식재료 논란은 대회 개막 시점인 내년 7월이 가까워지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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