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호날두!" 6만 한국팬의 간절한 외침, 응답 없던 슈퍼스타[유벤투스-팀K리그]

이지은 2019. 7. 2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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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호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를 외치는 6만 명 팬들의 목소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졌다.

전광판에 호날두의 모습이 잡힐 때마다 환호로 가득찼던 상암벌은 야유로 뒤덮였다.

앞서 내린 비로 벤치가 물기에 젖어있었으나, 호날두는 제 손으로 의자를 쓱쓱 닦고 앉아 오랜만에 만난 한국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후반 9분 카메라가 호날두를 잡자 그를 간절히 기다리며 상암을 메운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야유가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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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의 호날두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에 앞서 벤치에 앉아 축구화 끈을 묶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호날두! 호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를 외치는 6만 명 팬들의 목소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졌다. 전광판에 호날두의 모습이 잡힐 때마다 환호로 가득찼던 상암벌은 야유로 뒤덮였다. 경기 중간중간 호날두의 이름을 부르짖는 관객들의 외침은 갈수록 잦아졌다. 그러나 전후반 90분 내내 호날두는 몸 한 번 풀지 않았다. 한국팬들의 원성을 한몸에 받으며 굳은 표정으로 내내 벤치를 지켰다.

유벤투스는 26일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성적표가 중요하지 않았다.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인 호날두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일정이 진행되는 내내 우여곡절이 거듭됐다. 당일 오전 중국에서 출발한 유벤투스의 입국이 기상 악화로 인해 늦어졌고, 한국에서도 교통 체증으로 인해 줄줄이 일정이 밀렸다. 경기 전 호날두가 나서기로 했던 팬 사인회도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다른 선수로 대체되기도 했다. 결국 기존 킥오프 시간이었던 8시가 돼서야 경기장에 도착한 유벤투스는 30분 정도에 그라운드로 들어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경기는 예정보다 50여분 늦어진 8시57분에 킥오프했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호날두는 킥 오프 직전에야 그라운드로 향했다. 슈퍼스타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구름 관중들의 우뢰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라커룸에서 나와 벤치로 걸어가는 그 짧은 순간에도 수많은 취재진들이 에워쌌다. 전광판에 호날두의 모습이 비춰지자 관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예상보다 오랜 시간 스타의 등장을 기다려야 했지만, 호날두의 손짓 한 번에도 경기장을 뒤흔드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앞서 내린 비로 벤치가 물기에 젖어있었으나, 호날두는 제 손으로 의자를 쓱쓱 닦고 앉아 오랜만에 만난 한국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날 팀 K리그의 감독으로 나선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과도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코치를 맡으며 호날두와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간만에 옛 제자를 만난 모라이스 감독은 선수단 인사를 나누는 시간에도 호날두와 반갑게 포옹했다. 뒤이어 벤치에 앉은 호날두에게 먼저 다가가 쩗게 이야기를 나눴다. 모라이스 감독을 마주한 호날두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시작한 이후에는 별다른 반응 없이 차분히 경기 관전에 집중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호우 세리머니’는 팀 K리그에서 먼저 나왔다. 전반 44분 세징야(대구)의 추가골이 터진 뒤 김보경과 에델까지 함께 단체로 호날두의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이를 지켜보는 호날두의 미소(?)가 전광판에 교차되기도 했다. 전반이 끝난 후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호날두는 세징야와 서로 허리를 감고 다정히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후반이 시작된 뒤에는 유벤투스의 교체 선수들이 그라운드 한 켠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나 45분 의무 출전 계약을 맺었다고 알려진 호날두는 변함없이 벤치를 지켰다. 후반 9분 카메라가 호날두를 잡자 그를 간절히 기다리며 상암을 메운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야유가 나오기 시작했다. 후반 14분 유벤투스가 대거 교체를 단행한 가운데에서도 호날두는 끝까지 몸도 풀지 않았다. 야유는 후반 내내 계속 됐다. 경기가 끝나지 않은 가운데 기다림에 지친 팬들은 먼저 자리를 떴다. 급기야는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의 이름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결국 슈퍼스타는 피치를 밟지 않고 상암을 떠났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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