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천국' 연출한 류현진 투구패턴의 비밀, 슬라이더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2019. 8. 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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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의 류현진이 1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 3회, 상대 타자의 기습번트를 잡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AP연합

비록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었다. 류현진(LA다저스)이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필드 원정에서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쿠어스필드는 올해 53경기에서 선발투수 5이닝 이상 무실점 경기를 허용한 것인 단 6번뿐일 정도로 투수들에게 불리한 요소가 많은 구장이다. 어떤 뛰어난 투수들도 고전하는 경기가 많았다. 류현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절치부심하며 33일 만에 쿠어스필드에 다시 선 류현진은 쿠어스필드마저 극복하며 사이영상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6이닝을 단 80개의 공으로 막았다. 평소와 달라진 투구 패턴이 돌파구였다. 류현진은 이날 커터(26개), 체인지업(23개) 중심으로 투구 레퍼토리를 짰다. 이어 커브·포심(11개), 투심(8개), 슬라이더(1개) 순으로 다양한 구종을 효율적으로 구사했다. 특히 최고 시속 90.6마일(약 146㎞)이 나온 커터의 비중이 부쩍 높아진 것이 두드러졌다. 그런데 이날 커터의 구속 변화가 10㎞가 넘었다.

비밀이 있었다. 류현진은 경기 뒤 시속 130㎞대 초중반을 형성한 공은 슬라이더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기록된 슬라이더는 하나 뿐이지만, 느린 커터로 분석원들이 판단한 공은 모두 슬라이더였던 셈이다. 류현진은 “잘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를 던진게 좌타자들에게 효과적으로 통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에 따라 커터의 스피드나 슬라이더의 각을 골라 선택했다는 의미다. 커터와 슬라이더로 잡은 아웃카운트는 4개지만 타자들의 배트 타이밍을 흔드는 효과가 더 컸다.

주무기 체인지업도 여전히 강력했다. 지난 경기에서 체인지업 타이밍을 기다린 콜로라도 타자들에게 고전했던 류현진은 이날 커터-슬라이더-체인지업 조화를 통해 체인지업 위력도 되찾았다. 체인지업에서 정타 비율이 현저하게 낮았다. 여기에 류현진이 던지는 모든 구종에 낮은 코너워크가 동반되면서 타자들을 더 곤경에 빠뜨렸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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