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442.television] ② 뭉쳐야 찬다: 연예인을 '절대' 섭외 안 하는 이유

조형애 2019. 8. 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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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조형애]

리모컨을 돌렸다. 어? 어! 갑자기 분위기 ‘축방(축구 방송)’이다. 손흥민의 활약과 벤투호의 인기, U-20 월드컵 준우승이 방송계에도 영향을 미쳤구나 싶었다. 물론 방송 섭리 모르는 <포포투>의 헛발질이었다. 실은 그 훨씬 전부터 제각기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때가 맞은 거란다. 어쨌든 반갑다. 시기가 맞은 것도 인연 아니던가. <포포투>는 축방과 축방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1편 손세이셔널, 2편 뭉쳐야 찬다, 3편 으라차차 만수로)를 들었다. <편집자 주>


공놀이에 관련된 건 보든 쓰든 뭘 만들든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포투>의 지론이다. 마침 코드가 딱 맞는 프로그램을 찾았다. 어쩌다 모여서 어쩌다 축구하게 된 어쩌다FC를 그린 JTBC <뭉쳐야 찬다>는 ‘취향 저격’이다.

골문 앞에서 백패스를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잡아버리는 ‘농구 대통령’ 허재, 상대를 졸졸 따라 전반에만 10km를 뛴 ‘전설의 마라토너’ 이봉주. 그걸 바라보며 ‘미치겠다’ 표정 짓는 안정환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성치경 CP 이야기를 듣다 보면 웃기려고 작정한 것 같은 <뭉쳐야 찬다>에도 가슴 뜨거워지는 구석이 있다.

“기획은 사실 영화 <어벤저스>에서 시작했어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레전드를 모았을 때 어떻게 될지 궁금했거든요. 영화 <인크레더블2>도 떠올렸죠. 1편에서 히어로였던 이들이 2편에선 시간이 흘러 누가 봐도 그냥 아저씨가 되잖아요. 어느덧 중년이 된 영웅들의 재도전, 그걸 그려보고 싶었어요.”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과거의 영웅들은 1부터 시작한다. 처음엔 몸개그에 웃다 애잔해지는 부분이다. 아, 아버지…!

성치경 CP는 ‘은퇴한 선수들을 모아 조기축구 넘버원에 도전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강조한다. “몸은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라면서, 정.말. 못 한다는 걸 알지만 절대 축구 좀 하는 연예인(<뭉쳐야 뜬다> 멤버 제외)을 투입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진정성 때문이다.

말 그대로 순도 높은 스포츠 레전드들의 성장 스토리. 그들이 언젠가 1승을 올리는 날이면 눈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흘러내릴지도 모르겠다. 물론 조만간 흘릴 일은 없다. 체력도 안 되고, 안정환 감독에게 각자 숙제 받아 일주일에 한 번 모일 수 있는지라 상당히 긴 제작 과정이 될 것이라 귀띔했다.


FFT: 내로라하는 전설들을 모셨다. 그 종목이 왜 축구가 되었나.

당연히 안정환 감독 때문이다. <뭉쳐야 뜬다> MC들과 제작진들이 다른 포맷으로 시리즈물을 기획해서 만든 건데, 안정환이라는 인물이 있으니 그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축구가 되었다.

FFT: ‘안정환 괴롭히기 위해 만든 예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안정환은 어떻게 설득했나?

안정환 씨가 축구에 대해서는 예민한 것이 있어서 여러 가지 설득 단계가 있었다. 결정한 데는 <뭉쳐야 뜬다>를 하며 쌓은 신뢰가 컸다. 말하지 않아도 축구를 이상하게 보이게 하거나 망가뜨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안정환 씨에게도 있다. 아이디어 기획을 할 때는, 괴롭히기…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괴롭히기처럼 됐지만(웃음).

FFT: 감독 안정환까지 알겠다! 구성원을 타 종목 레전드 선수들로 구성한 의도는 무엇인가?

축구 잘하는 연예인, 전직 축구 선수들을 모으면 기본적으로 당연히 남들 보다 잘 할 것이다. 그럼 무슨 의미가 있나? 기획은 사실 영화 <어벤저스>에서 시작됐다. 히어로들이 다 모인 것처럼, 이름만 대면 알만한 레전드를 모았을 때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또 영화 <인크레더블2>도 떠올렸다. 1편에서 히어로였던 이들이 2편에선 시간이 흘러 배 나온 중년 아저씨가 되지 않나. 너무나 잘 아는 분들이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체력과 경기력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어느덧 중년이 된 영웅들의 재도전, 그걸 그려보고 싶었다.

FFT: 그렇다면 앞으로도 축구 좀 하는 연예인은 나오지 않는다는 건가?

절대로. 그건 앞으로도 생각 안 한다. 사실 지금도 많은 분들에게 연락이 온다. 같이 하고 싶다고… 고마운 제안이지만 취지에 안 맞는다. 잘하고 하면, 갑자기 이길 수도 있겠는데 그러면 도전의 의미는 없어진다고 본다.


FFT: 안정환 감독의 지도 열정을 느끼나?

매번 느낀다. 방송을 보면 ‘여기를 차라’고 하면서 발등을 눌러주는 장면이 있다. 오래 봐와서 아는데 일반 예능을 할 때 그렇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웃음). 축구니까, 진심으로 하니까 나오는 행동이다. 이광연 선수와 대결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실 대충 해도 되는 거였는데, 무릎이 까질 정도로 했다. 그게 다 축구니까 그렇다.

FFT: 레전드들이 비방용 멘트… 그러니까 욕을 많이 해서 편집에 힘들다는 소문이 있더라.

욕쟁이들은 아니다(웃음)! 보통 우리가 축구하다 보면 ‘에이씨’ 정도는 다 하지 않나. 그 정도다. 걷어내 줘야 되는 건 있는데 고충까진 아니다.

FFT: 그럼 축구 예능을 찍으면서 느끼는 고충은 무엇인가? 그라운드만 나오는 편은 화면이 지루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축구 예능을 한다는 건, 경기장 위에서 모습이 메인이다. 그게 지루하면 프로그램을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단순히 경기를 위한, 경기를 하면 재미 없어지고 그렇게 된다. 예능에서 보통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경기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스토리도 있어야 하고, 예능적인 재미도 있어야 한다. 너무 못하니까 ‘선수 출신을 넣어라’ 그런 반응도 있다. 그러면 오히려 재미 없어진다. 진정성도 떨어지고!

FFT: 축구가 비교적 인원이 많이 필요한 운동이다. 레전드 섭외가 힘들지 않나?

힘들다. 조기축구처럼 새로운 선수가 추가되는 건데 어느 정도 사람들이 ‘레전드네!’ 이해는 돼야 하니까… 그런데 모이신 분들이 아직 체력들이 안 돼서(웃음) 많이 못 뛴다. 시간이 더 필요할 거다.


FFT: 긴 예능 제작 경력 중 축구 예능은 처음한 걸로 안다. 지금까지 느낀 매력을 전해달라.

스포츠는 승부라는 확실한 포인트가 있다. 보는 맛이 있는 예능이긴 한데 어떤 모양새로, 어떤 사람들이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우린 은퇴한 선수들을 모아서 ‘조기축구 넘버원’에 도전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져간다. 그런 차별점이 있다. 요즘 관찰 예능이 대세다. 그게 다 조금 더 리얼한 걸 보자는 건데, 사실 스포츠만한 리얼이 있기 힘들다. 몸은 거짓말을 안 하는 거니까. 이기고 싶다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거든!

FFT: 다음에도 축구 예능을 할 것 같은가?

현재로서는 이것보다 좋은 게 내 머릿속에서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웃음). 축구라는 게 발전 속도가 기본적으로 느리다. 발로하는 운동이고, 안 해본 사람들이 하는 거라 우리 팀은 더 늦을 거라 보고 있다. ‘1골 넣자’로 시작해서 ‘1승만 해보자’, 나중엔 ‘대회 나가 보자’ 하는 과정까지 가려면 엄청 오래 걸리겠지… 그러니까 <뭉쳐야 찬다> 자체가 긴 과정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냥 쭉 가는 거다. (FFT: 목표 확장해 나가면서 성장해 나가는?) 그렇다. 어디까지 가나 보려고 한다.

*추신:
‘축구’라서 <뭉쳐야 찬다>가 되었다면, 그렇게 ‘축방’이 되었다면 <포포투>와 코드가 완전히 맞았으리라. 물론 안정환이라는 인물 때문에 축구에 도전했다는 것이 제작진이 전한 팩트다. 그렇지만 <뭉쳐야 쏜다>(?)도 반갑게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공놀이는… 재밌으면 되는 거니까!

“허재 씨는 뼛속까지 농구인이다. 마음속에 반은 농구를 홍보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셨다. ‘다음번에는 농구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런 약속이 있고 해서 들어오신 거다. 농구편? 가능성 있다. 안정환 씨가 슛 쏘고 허재 씨가 혼내고 그러면 얼마나 웃기겠나. 종목을 바꿔 가면서 할 수 있다. 축구로 시작을 한 거지 축구만 한다는 건 아니니까. 시즌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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