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Tigers] KIA 타이거즈 박찬호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8.05. 12:00 수정 2019.08.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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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에 와줘서 고마워

지난 4월 5일, 5명의 KIA 타이거즈 선수가 1군에서 말소됐다. 그리고 낯선 얼굴의 낯익은 이름을 가진 한 선수가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작고 왜소했다. 그래도 자신감은 가득 차보였다. 저 친구가 과연 뭘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게 박찬호를 본 에디터의 첫인상이었다. 어쩌면 기대보단 호기심과 의구심이 앞선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첫날부터 야구를 참 야무지게 잘하더라. 4월 한 달간 타율 0.350 1홈런 3타점 OPS 0.935로 맹타를 휘둘렀다. 자리를 보장받더니 더 펄펄 날았다. 점점 눈이 가는 건 당연했다. 그렇게 그는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하게 하는 타이거즈의 복덩이가 됐다.

Photographer 황미노, 박경식 Editor 소경화 Location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더그아웃 매거진>은 처음이에요. 구단 대표로 발탁된 소감은?

팀을 대표해 나올 수 있어 영광입니다.

이번 100호에는 각 구단의 10년을 책임질 쟁쟁한 선수들이 함께해요. 제가 볼 때 입담툴만큼은 찬호 선수가 1위인 것 같은데요?

그거라도 1등 해야죠! (외모도 1등인가요?) 아이, 서진용 씨 있다면서요. 김원중 씨도 잘생겼잖아요. 알면서 그렇게 물어보는 거죠? (자신감 빼면 시체 아닙니까?) 외모는 자신감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자신감 있다고 얼굴이 더 잘생겨지는 것도 아니고요. (웃음)

#가짜가 아닌 진짜

‘이름이 박찬호야?’ 어릴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어른들이 야구 시키려고 지은 이름이 아닐까 싶을 만큼 박찬호라는 이름은 야구팬을 넘어 전 국민에게 깊숙이 각인돼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호’자 돌림이라 지어진 이름이라니 조금은 아쉽지만 역시 사람은 이름 따라 가는 것일까? 그는 운명처럼 야구를 하게 됐고 또 다른 ‘진짜’ 박찬호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다.

가족이 굉장한 야구팬이라고 들었어요.

아주 어릴 때 대구시민운동장 앞에 살았어요. 어렴풋이 부모님과 시민구장에서 야구를 보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삼린이였다가 서울로 이사 간 뒤에는 두린이가 됐어요. (지금은 뭔가요?) 지금이요? 갸린이 할까요? (웃음)

부모님이 야구팬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야구의 길로 들어설 땐 만류와 반대가 있었죠.

부모님은 제가 평범하게 살길 바랐어요. 남들같이 공부하면서, 평범하게 직장 다니면서요. 운동이라는 게 워낙 위험하잖아요. 솔직히 저도 자식을 낳으면 운동시키기 싫을 것 같아요.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 마음이 이해가 가요. 근데 제가 볼 때 엄마는 평범한 사람을 바란 건 아니에요. 살짝 의사 아들의 꿈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아쉽게도 제가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는 체질이 못 됐어요.

박찬호, 참 야구 잘하는 이름이에요. 누가 지어줬나요?

빛날 찬(燦)에 클 호(顥)를 써서 빛나게 크라고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이름처럼 빛나는 사람이 됐어요.

아직 덜 빛나요. 더 오래 빛나야죠. (태몽도 특별했을 것 같아요.) 태몽,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엄마가 뭐라고 그랬더라. 물어볼까요? (모자의 통화는 <dugoutv>에서 확인하세요!)</dugoutv>

잠깐의 통화였지만 사랑이 느껴지네요. 예쁨 많이 받으면서 컸나 봐요.

심했죠. 누나와도 4살 차이라 너무 보살핌을 받으면서 자랐어요. 가끔은 가족의 지나친 걱정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도 있어요. 야구도, 야구 외적으로도 뭐든지 다 걱정하시거든요. 제가 알아서 잘할 텐데 이제 아들 좀 믿어주시면 좋겠어요.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박찬호 선수와 이름이 같아요. 이름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많겠어요.

워낙 ‘오 박찬호야!’ 이런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병원 같은 데 가도 이름을 쓰면 ‘우와 박찬호구나~’라고 하는 자체가 스트레스였죠.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덜해지더라고요. 야구를 시작하고 난 뒤에는 오히려 더 괜찮았어요. 다만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주변의 기대가 많았어요.

엎치락뒤치락하긴 하지만 지금은 ‘박찬호’를 치면 KIA 박찬호가 먼저 나와요.

매일 확인하는데 오늘은 뒤에 나오더라고요. 집 밖에만 나가도 이슈가 되는 분이니까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작지만 큰 사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박찬호는 하루아침에 뜬 깜짝 스타다. 이전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그도 아마 시절부터 꽤 이름 날린 선수였다. 중고등학교 때는 박찬호의 말을 빌려 물러터진 주장들을 대신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군기반장 역할을 했다. 여느 영웅의 서사에 고난과 역경이 존재하듯 그의 인생에도 고비는 많았다. 그러나 프로선수라면 이 정도 고생은 감내해야 한다고 말하는 속 깊은 청년이다. 미운 짓을 해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그게 박찬호다.

사실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될 정도로 야구를 꾸준히 잘했어요. 그런데도 프로가 아닌 대학 진학을 우선시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당시에는 주변 상황이 그랬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힘이 부족하다 보니 힘을 더 키워서 완벽한 몸으로 프로에 도전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지명 당시 ‘썩소’를 지은 거예요. (웃음) 솔직히 대학 생활에 로망도 있었어요. 물론 야구선수 인생에는 무조건 고졸이 좋죠. 일찍 프로에 와야 그만큼 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요. 다만 학교를 제대로 못 다녀본 게 좀 아쉬워요. 대학에 다닌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전혀 안 좋다는데 그래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의 로망이란 게 있잖아요. 미팅, 과팅 같은 것도 해보고 싶었고요.

그래도 KIA에 입단한 덕분에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됐어요. 팀에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없으면 안 되는 선수. 제가 지금의 활약을 이어가다 어느 날 갑자기 ‘뿅’ 하고 사라졌을 때 ‘아 얘 없으면 안 되는데?’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박찬호가 없으면 절대 안 되는 팀.


사실 박찬호는 수비만 해줘도 고마운데, 타격에 도루까지 아쉬운 부분 없이 잘해주고 있어요. 어디서 이런 스타가 생겨났을까요?

뭐 군대가 키웠다고 그래야죠. (그 대답 지겹지 않아요?) 아니, 제가 이런 대답을 한 적이 없어요. (억울) 근데 기사는 다 그렇게 나니까요. 군대가 키웠다고. (그럼 박찬호의 대답은?) 솔직히 어떤 일이든 ‘갑자기’는 없어요. 군대 가기 전에도 꾸준히 나만의 것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비록 1군에서는 결과도 안 좋고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해봤지만 2군에서는 계속 만들어 갔거든요. 그래서 군대에 있을 때 좋았던 모습을 그리며 꾸준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어요. 신체적으로 몸집이 커진 것도 있지만 ‘어떻게 쳐야 할까’라고 혼자 고민한 게 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운도 좋았죠. 올해 첫 단추부터 잘 꿰져서 지금 술술 잘 풀리고 있는 것 같아요.

야구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요?

2016년. 진짜 야구 하기 싫었어요. 너무 하기 싫었어요, 그땐. ‘이 시간이 빨리 없어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모든 게 괴로웠죠. (그렇게 괴로운 데도 그만둘 생각은 안 했네요?) 꿈이 있으니까요. 야구를 그렇게 쉽게 포기하고 싶진 않았어요. 할 줄 아는 게 야구밖에 없고, 인생의 반 이상을 야구에만 쏟아부었는데 어떻게 프로에서 3년 해보고 그만둘 수 있겠어요. 사실 올해 시작하기 전에 그런 생각을 했어요. 3년만 더 해보자고. 솔직히 1.5군 선수가 되는 게 제 꿈은 아니잖아요. 어정쩡한 반쪽짜리 선수가 되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스스로 다짐을 했죠. 딱 3년만 더 해보자. 그래도 안 되면 미련 없이 그만두자.

야구를 그만두면 어떤 일을 하려고 했어요?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뭐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겠죠. 어떤 길로 갈지는 3년째에 고민해도 돼요. 다만 야구선수는 수명이 짧잖아요. 길어야 40살까지니까요. 일반 회사원이나 공무원들이 제일 많이 벌기 시작할 때 우리는 은퇴를 해야 하니까 이렇게 어정쩡하게 있을 바에는 다른 길로 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어요.

최근의 고비라고 하면 5월 말 19타수 연속 무안타를 할 때가 아닐까 싶어요.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은 안 썼는데 몸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에요. 전처럼 스피드가 안 나오니까 ‘내가 너무 물로 봤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4~5일 정도 훈련을 아예 안 했어요. 쉬면서 웨이트 트레이닝만 하고, 단거리만 조금씩 뛰면서 다시 끌어올리려고 노력했죠. 선수들은 경기 전에 훈련을 하잖아요. 저는 그걸 하루만 안 해도 게임 컨디션이 달라져요. 체력적으로 비축이 되더라고요. 근데 안 하면 불안하니까 어쩔 수 없죠. (웃음)

그래도 멋지게 극복해냈어요. 기복이 있지만 타율도 여전히 3할이고요. (7월 5일 인터뷰)

꾸준히 잘 치는 건 큰바람이지 않을까요? 물론 스스로 계속 채찍질을 하겠지만 과한 욕심은 안 내려고요.

욕심 안 낸다면서 하루만 안타를 못 쳐도 화난 게 눈에 보여요.

화는 나죠, 당연히. 그 화나는 게 제가 잘 쳤는데 야수가 잘 잡아서 아니면 투수가 잘 던져서 내가 속을 수밖에 없는 공을 던진 거면 납득을 해요. 상대가 잘한 거고 제가 못한 게 아니니까요. 근데 정말 어처구니없는 공에 삼진을 당하고, 이건 무조건 장타가 나와야 하는 공인데 정타가 안 나와서 아웃이 되고 그러면 저 자신한테 화가 많이 나요.


생일인 6월 5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을 때도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어요.

잘하고 싶었으니까요. 뭔가 남들 생일 때 생일 자축포 터뜨리는 거 멋있잖아요. 제가 꿈꾸던 생일의 모습이 아니었어요. 지금도 아쉽네요.

그 투지와 승부욕이 찬호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도 때론 본인의 발목을 잡는 약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는 승부욕이 더 심했어요. 어릴 때는 개념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혼자 있으면 방망이 부수고 그랬어요. 저에 대한 화를 참지 못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안 그래요. 못 해도 조용히 혼자 들어와서 분을 삭이려고 해요. 다만 무조건 화를 참고 싶진 않아요. 솔직히 표출한다고 해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헤칠 만큼의 선수도 아니고요. (웃음) 나중에 나이를 먹고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면 동료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자제해야죠. 성숙해지도록 노력할 테니 너무 나쁘게 안 봐주시면 좋겠어요.

플레이만큼 거침없는 입담도 찬호 선수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에요. 하지만 특유의 말투 때문에 오해가 생길 법도 해요.

모든 사람이 저를 좋아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사람이 100명이고, 싫어하는 사람이 50명이라면 당연히 100명을 챙겨야지 150명을 어떻게 다 챙겨요. 저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 저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공존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사람들이 오해해도 저만 아니면 되는 거죠. 앞으로도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 말만 들을래요. 굳이 다른 사람의 말까지 신경 써야 하나요?

멋진 마인드네요. 덕분에 KIA에 없던 캐릭터의 등장에 팬들이 환호하고 있어요. 좋은 의미로 칭찬할 만한 관종인 것 같아요.

이건 쓰셔도 되고 안 쓰셔도 되는데 우리 팀의 팬서비스 이미지가 좋진 않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더 하는 것도 있어요. 아까 말했듯 언젠가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됐을 때 제 모습이 후배들의 표본이 될 수 있으니까요. 솔직히 팬분들께 사인하고 미디어에 얼굴을 비추는 게 프로선수의 의무라는 걸 처음부터 알진 못했어요. 근데 어느 순간 ‘아, 이게 잘못된 거구나?’라고 깨달았어요. 아무리 피곤해도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야 하고, 너무 많으면 두세 분이라도 사인해드리고 ‘죄송합니다’ 하고 가는 게 맞는 거였어요. 마침 최근 들어 저한테도 팬들이 조금씩 몰리기 시작했고, 좋아해 주시는 분도 많아졌으니까 제가 더 노력해서 이 팀의 팬서비스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동료들도 따라오겠죠?


#스물다섯에 맞이한 New 25

스물다섯, 박찬호가 자신의 야구에 눈뜨기 시작한 시점. 그의 매일은 기록으로 가득 찼다. 규정 타석을 채운 것은 물론,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인 5타점에 최근에는 5안타까지 때려냈다. 기적 같은 하루하루를 지나며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의 입가에 미소가 크게 번졌다. 그리고 역사로 남을 7월 13일. 박찬호는 이범호의 번호를 물려받았다.

잠들기 전에는 어떤 생각을 해요?

생각 없이 잠드는데. (웃음) 일단 일과의 마무리가 영상을 보는 거예요. 전날 경기와 다음 날 투수의 영상을 보죠. 다 본 후에는 충전기 꽂고 그냥 끝. 생각할 틈이 없어요. 출근 후에는 라커룸에서 구단 유튜브를 보며 쉬고요.

김민우 코치가 어릴 때부터 잘 챙겨줬어요. 어떤 선배인가요?

저한테 되게 오기가 생기게 해요. 칭찬도 가끔 해주시지만 잘해도 그 잘한 플레이의 아쉬운 부분을 콕 집어서 말씀해주세요. 그럼 ‘어떻게 해야 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분명 저 스스로 느낄 만큼 잘했는데도 아주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세요. (박찬호 다루는 법을 아네요.) 그런 것 같아요. 고단수예요. 근데 저는 잘한다 잘한다 해야 더 잘하거든요. 어릴 때부터 주변 분위기가 중요했어요. 나서서 분위기 메이커가 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서른다섯이면 FA 했네! 이제 영구결번 소리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장난이고, 믿고 보는 KIA가 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때쯤이면 우승도 하고 싶고요. 하필 저 없을 때 해서 너무 목말라 있어요. (박찬호가 터져야 할 것 같은데요?) 얼마나 더 터지라는 거죠? 얼마나 더 바라는 거예요, 지금. (웃음) 내년에는 장타를 늘리고 싶어요. 2루타, 3루타를 많이 쳐서 생산력 있는 타선이 돼야 해요.

다음 주면 큰일이 있죠. 이범호 선배가 은퇴를 앞두고 있어요.

항상 뼈 있는 조언을 해주시는 선배였어요. 입단하고 3년간은 칭찬보단 많이 혼났어요. 근데 그게 저를 주눅 들게 만드는 게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뼈 있는 팩트만 말씀해주셨어요. 감사하죠. 늘 따뜻하고 주장으로서 최고였거든요. 올해까지 만이라도 계시면 좋겠는데. 아직 배울 게 많고, 충분히 타격만큼은 더 하실 수 있을 텐데 아쉽죠.


이 자리를 빌려 이범호 선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매번 그러셨거든요. 언제 감독 맡으시냐고 물어보면 “감독 되면 너 안 써!”라고 해서 “그때 제가 선배님만큼 하면 안 쓰실 수 없을 걸요?”라고 답하곤 했는데…. 제가 나중에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면 꼭 감독과 선수로 다시 만나서 같이 우승 반지 끼면 좋겠습니다.

100호를 맞이한 <더그아웃 매거진>에 축하 메시지 부탁합니다.

100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200호, 300호까지 번창하세요. 근데 왜 (강)백호가 안 나와요? (웃음)

지금의 박찬호를 있게 한 타이거즈 팬들에게도 인사 남겨주세요.

솔직히 지는 경기를 보러 오는 분들은 없을 거예요. 저희도 이기는 야구를 해서 관중석이 가득 차면 좋겠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죄송해요.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테니 앞으로도 선수단 믿고 큰 목소리로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박찬호에게 KIA 타이거즈란?

배. 모두 한배를 탔으니까 이 배가 우리가 원하는 우승이라는 목적지에 빠르고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다 같이 노를 저어야죠. 아 멋있었다!

***

필자는 타이거즈의 팬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타이거즈를 응원하고, 향후 10년을 책임질 선수라는 주제에 가장 먼저 박찬호를 떠올렸다. 흔히 야구선수의 덕목이라 하면 열정, 실력, 재능 뭐 이런 것들이 있겠지만 앞에 ‘프로’가 붙는 순간 공인의 몫이 따라붙는다는 걸 박찬호는 스스로 깨달았다. 자신의 실책에 괴로워하고, 어이없는 타구에 땅을 치고. 팬들의 환호에 더 크게 반응한다. 이제 겨우 20대 중반에 들어선 신예다. 후숙 후 먹는 과일이 더 달콤한 것처럼 박찬호의 성숙 끝에는 분명 달콤한 열매가 열릴 것이다. 그러니 조금은 따뜻한 눈으로 그의 오늘을 바라봐주는 건 어떨까.


더그아웃 매거진 100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0호(8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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