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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Dinos] NC 다이노스 구창모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8.0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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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공룡, 발톱을 드러내다

서기 2013년, 평화로웠던 KBO리그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공룡들이 등장했다. 이들의 이름은 NC 다이노스. 공룡군단은 창단 초반부터 엄청난 기세로 리그 상위권을 차지했다. 무서운 성장세의 발판에는 뛰어난 육성으로 무럭무럭 자란 신인들이 있었다. 이들 중 구창모는 NC가 자랑하는 좌완투수다. 비록 지난해 성장통을 겪으며 부진했지만, 2019시즌 그는 팀이 기대한 모습대로 NC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거듭났다.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며 커리어하이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 ‘공룡네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더그아웃 매거진> 100호에 등판했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창원NC파크




만나서 반갑습니다. 1년 만에 <더그아웃 매거진>과 재회하게 됐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오랜만에 뵙게 돼 정말 좋네요. 그때 찍었던 잡지가 집에 있어서 계속 보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100호 특집을 맞이해 다이노스의 대표 선수로 선정됐어요.

아직 많이 부족한데 대표 선수로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서 꼭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알을 깨고 나오다

구창모는 고교 시절부터 조용하지만 강력한 투수였다. 울산공고 재학 동안 153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2.06 탈삼진 124개를 기록. 많은 스카우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부드럽고 안정적인 투구폼과 뛰어난 경기운영능력까지 갖췄으니 고교 투수 가운데 상위 지명이 유력한 것은 당연지사. 2015 KBO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3순위 지명권을 얻은 NC는 1라운드에서 그를 지명했고 그렇게 구창모는 다이노스군단이 영입한 최초의 고교 좌완투수가 됐다.

NC 유니폼을 입게 됐을 때로 돌아가 볼까요. 당시 팀에서 처음으로 지명한 고교 좌완투수였어요. 알고 있었나요?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많이 뽑더라고요. (웃음) (당시에는 기분이 남달랐겠어요.) 고교 좌완으로는 제가 처음이다 보니까 잘 준비해서 1군에 올라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015년 입단 이후 1년 만에 1군 무대를 밟았어요.

당시에 개막 전 시범 경기부터 엔트리에 들었어요. 김경문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기회를 얻었죠.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1군에 한 번 올라가서 던지는 게 목표였어요. 감독님께서 저랑 (박)준영이를 비롯해 어린 투수들에게 신뢰를 보여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데뷔전은 아직 기억하고 있나요?

그럼요.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저보다 준영이가 먼저 등판했어요. 앞에 나가서 두 타자를 뜬공이랑 삼진으로 잡고 강렬하게 데뷔했죠. (웃음) (그걸 지켜볼 때 심정은 어땠나요?) 불펜에서 TV로 보면서 ‘나가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 때마침 저도 9회에 기회가 와서 삼진 2개를 기록했어요.

삼진 잡았던 공은 잘 가지고 있나요?

첫 삼진을 잡은 공은 가지고 있어요. ‘KIA 타이거즈 김원섭’이라고 이름까지 딱 써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원래 첫 삼진 공은 잘 안 챙긴다고 하던데 더그아웃에서 형들이 잘 간직하라며 주시더라고요.




1군에 막 진입했을 때 선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들었나요?

지금은 코치님이신 이호준 선배님께서 “고졸의 패기로 그냥 싸워”라고 자주 얘기해주셨어요. (도움이 됐나요?)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웃음) 다른 것보다 자신 있는 공으로 힘껏 던지자는 것만 마음에 새기고 등판했어요.

데뷔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첫 선발승을 한 날이요. 아마 볼넷을 7개나 내줬을 거예요. 1회부터 볼 10개를 연속으로 던졌는데 타자 선배님들과 감독님이 저를 믿고 맡겨주셔서 승리투수가 됐어요, 내용은 별로였지만 첫 선발승이라 기억에 남네요. (첫 승 공도 집에 잘 있나요?) 물론이죠. 마운드에서 내려오니 기록하는 형이 벌써 옆에 딱 준비해 놓으셨더라고요.

2016시즌 구창모의 최종 성적은 39경기(9선발) 4승 1패 1홀드 68.2이닝 67탈삼진 평균자책점 4.19. 평범해 보이지만 타고투저가 극에 달했던 2016시즌을 고려한다면 신인투수로서 놀라운 성과다. (2016년 리그 평균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인플레이가 된 공의 타율)는 .331로 본격적인 타고투저가 시작된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타고투저가 절정이던 데뷔 시즌이었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했어요. 기록을 보면 신인투수 가운데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예상하던 결과인가요?

몰랐어요. 솔직히 타자와 승부에 신경 쓰느라 다른 건 생각할 겨를이 없었거든요. (1군 타자들과 상대해보니 어땠나요?) 결과를 보니까 의외로 삼진도 많이 나왔고 기록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만 19세 투수로 따져보면 2007년 이후 단일 시즌 WAR 부문 4위예요.

그때는 팀이 워낙 탄탄해서 편하게 상대 타자와 싸울 수 있었어요. 또 (김)태군이 형 리드가 패기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인데 저랑 잘 통하기도 했고요. 이 기세를 이어가면 좋았을 텐데 다음 해에 역시 프로의 벽이 높다는 걸 실감했죠. (웃음)




#성장통

늘 승승장구하면 좋겠지만 굴곡이 있는 게 또 우리의 인생 아닌가.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른 구창모에게도 성장통이 찾아왔다. 선발투수로 정착한 이후 2년 연속 기록한 5점대 평균자책점. 이는 분명 우리가 그에게 기대했던 성적은 아니었다. 특히 2년 연속 7월에 10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2017년 10.13, 2018년 12.06)을 기록하며 무더운 여름날 체력의 한계를 실감했다.

지난 시즌 기대와 달리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어요.

부족한 부분이 많았어요. 여름에는 체력이 아쉬웠고요. (어떤 점이 부족했나요?) 변화구의 완성도가 조금 안 좋았어요. 이 점이 제자리걸음의 원인이 됐어요.

선발로 등판할 때와 불펜으로 나갈 때 성적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어요.

선발은 책임 이닝이 있으니까 그거에 연연하다가 안 될 때가 잦았어요. 불펜은 길어야 2이닝이잖아요.

부진도 있었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도 적었어요. 내심 타자들에게 서운하진 않았나요?

그건 경기의 일부일 뿐이에요. 이기고 싶다고 해서 승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솔직히 계속 패가 쌓여 갈 때는 신경이 쓰이긴 했어요. 더 쫓겨서 무너진 경우도 있었고요. 그때는 몰랐는데 선발투수한테 승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긴 이닝을 소화하고 평균자책점만 좋으면 승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2018년은 그런 점이 미흡했기에 패가 많았어요.




그래도 친한 야수나 선배들에게 뭐라 한 적은 없나요?

한 번씩 “오늘은 점수 좀 뽑아주세요”라고 한 적은 있어요. (웃음)

2017시즌에 이어 2018시즌도 7월에 성적이 가장 나빴어요.

그때가 한창 더운 시기잖아요. 제가 프로에 와서 야구하기 진짜 힘들다고 느꼈던 시기예요.

이 정도면 7월 공포증이 생길 것 같은데 곧 7월이에요. 부담되지 않나요? (6월 25일 인터뷰)

올해는 다릅니다! (단호) 부상으로 한 달 정도 빠지면서 체력도 보충했고 올해는 대비를 잘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대비인가요?) 지난해는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없어서 여름에 더 고생했거든요. 이번 시즌은 자신감이 생겨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시즌 성장통을 겪었는데 배운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후반부쯤에 커브에 눈을 떠서 커브와 직구만 던졌어요. 그러면서 확실한 구종이 하나만 있으면 경기를 풀어가는 게 수월하다는 걸 느꼈어요.




#공룡네 좌완 에이스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2019시즌,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재활군에서 리그를 시작했지만 구창모는 그 시간이 자신을 더욱 발전하게 도와줬다고 말한다. 저녁에 1군에서 활약하는 선배와 후배투수들의 경기를 보며 반등의 열쇠를 찾았다. 특히 후배 김영규의 투구를 통해 올 시즌 자신의 비장의 무기인 슬라이더에 대한 힌트를 찾았다.

성장통을 딛고 올해 좋은 출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운드에서 쫓기지도 않고 위기가 와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아요. 위기 때 오히려 더 자신 있게 던지고 있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롤모델 KIA 양현종의 영상을 본다고 했어요.

요즘은 옛날 영상보다 최근에 등판하신 하이라이트 영상을 봐요. (어떤 걸 주의 깊게 보나요?) 갖고 계신 구질 중에 저와 비슷한 걸 어떤 상황에 어떻게 던지는지 봅니다.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법과 제가 약했던 타자를 상대할 때 어떻게 공략하는지도 살피고요.

눈에 띄는 게 확 내려간 평균자책점이에요.

작년에는 좋았다가 볼넷이 나와 주자가 쌓이면 그거에 흔들려 점수를 다 주는 경향이 있었어요. 이번 시즌은 갑자기 제구가 흔들려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한 타자 한 타자 잡아가자’라는 생각으로 투구를 했어요. 그게 위기상황에 잘 먹혀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요.




호투의 비결을 슬라이더로 꼽았어요. 2019시즌 구창모의 ‘효자 구종’ 슬라이더에 대해 소개해 본다면?

슬라이더는 지난해까지 거의 쓰지 않았어요. 시즌 초까지도 자신이 없었고요. 그런데 재활군에서 (김)영규가 던지는 슬라이더를 보면서 포인트를 찾았어요. 또 (양)의지 선배님이 슬라이더를 많이 쓰자고 하셔서 복귀해서 던졌는데 결과도 좋게 나왔고요. 이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어요.

빠른 공 역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한층 업그레이드 됐어요.

평균 구속이 올라와서 타자들 입장에서는 저를 더 까다롭게 느낄 것 같아요. 구속도 있고 거기에 좋은 변화구가 동반되니까 효과를 보고 있어요.

새로운 안방마님 양의지와의 호흡도 한몫할 것 같아요.

의지 선배님은 진짜 대단해요. 경기 중에도 좋은 얘기를 해주시지만, 등판이 없을 때도 더그아웃에 있으면 제 옆에 오셔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많이 가르쳐 주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

상황별 볼 배합이나 “이 상황에는 어떻게 던질 거야?”라고 하시면서 질문을 하세요. 제 대답이 맞으면 맞다고 해주시고, 아닌 거는 잘못된 점을 짚어주시죠.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어요.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라지만 모두 정답일 수는 없지 않나요?

그렇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까지는 선배님의 말이 모두 정답이었어요. “이 상황에서 이렇게 될 거니까 봐라” 그러면 신기할 정도로 선배님 말대로 딱 나와요.

이제는 선발투수로서도 완전히 자리를 잡았어요.

아직은 이닝 소화가 부족해요.한 타자 한 타자 신중하게 가려다 보니까 투구 수도 많고요. 이점을 극복하면 이닝 소화 능력도 좋아질 것 같아요. 그러면 스스로도 자부하는 선발투수가 되지 않을까요? (웃음)

올 시즌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선발투수로서 최대한 이닝을 끌어주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자책점도 좀 더 줄여서 최소한의 실점으로 팀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죠.

100호 특집으로 공식 질문을 살짝 바꿔 봤습니다. 구창모에게 다이노스란 무엇인가요?

식상한 거 해도 되나요? (웃음) 제 야구 인생의 전부요. 어릴 적부터 프로야구 선수를 꿈꿔왔고 그 첫발을 NC 다이노스와 하면서 같이 성장하고 있잖아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볼까요?

양현종, 김광현, 류현진 선배님처럼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가 되면 좋겠어요.

꼭 갈아치우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깨고 싶다기보다 전광판에 ‘프로 통산 몇 번째 기록’ 이렇게 뜨는 걸 보면서 생각한 건데요. 선발을 계속한다면 좌완 통산 100승 대열에 합류하고 싶어요.

아직은 만들어나갈 게 많은 22살이에요. KBO리그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야구 실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도 인성이나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100번째를 맞이한 <더그아웃 매거진>과 독자에게 축하의 메시지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NC 다이노스 구창모입니다. <더그아웃 매거진>이 100호를 맞이했는데 KT 위즈의 (강)백호 선수처럼 앞으로 승승장구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신선한 축하 메시지인데요? (웃음) 마지막으로 구창모를 보며 행복할 NC팬들에게도 한마디 해야죠!

올 시즌 팀이 조금 힘든 시기인데 저도 같이 노력해서 함께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계속 응원 부탁드려요.

***

인터뷰를 마치고 7월이 돌아왔다. 지난해까지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자신 있게 밝혔던 그의 말대로 2019년 구창모의 7월은 대단하다.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은 무려 0.66이다. 1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는 개인 통산 최다 탈삼진 13개를 기록했고 올 시즌 최초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프로 데뷔 5년 차, 드디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 구창모. 2019년 마지막, 그는 어디에 다다라 있을까.


더그아웃 매거진 100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0호(8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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