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완벽 복귀, 로테이션 거른 것이 신의 한 수[문상열의 부시리그]

박현진 2019. 8. 1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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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 LA 다저스 공식 트위터 캡처

[다저스타디움(LA)=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 류현진은 12일(한국 시간)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시즌 12승(2패)을 거뒀다. 다저스는 9-3으로 승리하며 79승41패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0.658)을 유지했다.

이날 경기 전 화두는 부상자명단에서 해제돼 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11일 만에 복귀하는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7이닝 5안타 1볼넷 1사구 4삼진 무실점으로 경이적인 방어율 1.45를 찍었다. 오죽했으면 다저스 전담TV 스포츠네트 LA 리포터가 “6월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서 4이닝 7실점을 하지 않았다면 방어율이 얼마나 내려 갔을지를 상상해봤느냐”는 질문을 던졌을까. 류현진은 “그런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다음 게임에도 집중해서 던질 수 있었다”며 쿠어스필드의 6월29일 참사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포츠네트 LA도 경기 도중 1968년 봅 깁슨의 방어율 1.12 이후 류현진이 가장 낮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CG로 처리했다. 깁슨은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레전더리 우완이다. 메이저리그는 깁슨이 언히터블급 방어율을 작성하자 1969년부터 마운드의 높이를 낮췄다. LA 타임스 기자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류현진이 다저스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로버츠가 알려달라고 하자 기자는 “류현진이 클레이턴 커쇼와 샌디 쿠팩스를 뒤로 하고 다저스의 역대 한 시즌 최고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답했다. MLB에서 방어율이 공식 기록이 된 1912년 이후 선발 20차례 이상 등판하는 동안의 방어율은 류현진이 1.45로 다저스 역대 1위다. 2위는 1916년 브루클린 시절 루베 마콰드 1.58, 3위 2016년 커쇼 1.69, 4위 1966년 쿠팩스 순이다.

11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애리조나 첫 타자 팀 로카스트로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톱타자인 로카스트로는 다소 고의적으로 몸을 갖다 대 사구를 얻었다. 그러나 애리조나에서 타율(0.318)이 가장 높은 올스타 케이텔 마테이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상처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다저스는 곧바로 1회 말 공격에서 저스틴 터너의 2점 홈런에 이은 코디 벨린저의 백투백 홈런이 터지면서 3-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마감시한에 트레이드된 마이크 리크(9승9패 4.58)도 147.1이닝 동안 볼넷 22개만을 내준 제구가 좋은 우완이다. 두 컨트롤 피처가 맞붙었으나 1회에 승부가 갈린 것이다. 리크는 5이닝 동안 10안타(4홈런) 8실점으로 KO됐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피칭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커터가 좋았다”고 평했다. 류현진은 주무기 커터와 체인지업으로 더블플레이 1개를 포함해 10개의 땅볼을 유도했다. 다저스는 홈 10연전에서 8승2패로 고공비행했다.

류현진은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리고 개인 기록 경쟁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부상이 아니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강행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많이 다쳐본 경험으로는 오히려 한 차례 쉬는 게 훨씬 낫다. 무리해서 던지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잘 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이영상 경쟁을 생각한다면 이번 IL 등재는 어려운 선택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도 “내가 받겠다고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 몸상태에 따라 순리대로 가고 오버페이스하면 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NL 사이영상 경쟁 상대는 IL에 등재돼 있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셔저다. 셔저는 9승9패 방어율 2.41이다. 그러나 134.1이닝에 삼진 189개, 볼넷 25개를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은 142.2이닝에 방어율 1.45, 삼진 121개, 볼넷 1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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