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km 직구 류현진, 어떻게 ML 지배하지?" 美 매체 분석

한용섭 입력 2019. 8. 14. 18:07 수정 2019. 8. 1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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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의 피칭을 이야기할 때면 꼭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가 있다. “(구종을) 잘 섞어 던진다”, “(타자들이) 예측하기 어렵다”, “기복 없이 꾸준하다”, “어느 카운트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 등.

미국 매체 SB네이션의 ‘비욘드 더 박스 스코어’는 14일(한국시간) “류현진은 독특한 에이스(an unconventional ace)다. 90마일(144.8km) 직구의 투수가 올 해 최고 투수다”라며 집중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뛰어난 탈삼진 능력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닌 류현진의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90.6마일(145.8km),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에서 하위 9%라고 한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ERA(1.45), 조정 평균자책점 284(ML 역대 3위)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류현진만의 특출난 장점이 있기에 가능하다. 

매체는 “현대 야구에서 탈삼진은 투수가 성공하기 위한 필요한 능력으로 꼽는데, 류현진은 맞혀잡기(피치 투 컨택) 스타일로 모든 투수들을 능가하고 있다. 어떻게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가”라고 놀라워했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류현진만의 특출난 장점이 있기에 가능하다. 매체가 꼽은 류현진의 그 특별한 능력으로는 ▲피치 믹스(구종 섞어던지기) ▲(다른 투수들과는 정반대인) 무브먼트 ▲(구종이 달라도) 일정한 릴리스 포인트로 분석했다. 

▲피치 믹스

매체는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구사하는 좌투수가 있다고 하면, 대부분의 좌투수는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잘 안 던지고 우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잘 안 던진다. 그러나 류현진은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5개의 구종을 던지는데. 좌우 타자에 상관없이 5개 구종을 모두 골고루 섞어 던진다”고 주목했다. 

류현진은 어떤 유형의 타자를 만나도 특정 구종의 비율이 28%를 넘지 않고, 어느 구종이든 11% 이상은 섞어 던진다. 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비율이 나란히 27.8%로 가장 높다. 커터와 투심패스트볼(싱커)는 각각 19.7%, 12.8%, 마지막으로 커브가 11.9%다.

또 매체는 베이스볼서번트의 자료를 인용해, 류현진의 볼카운트별 던지는 구종을 데이터로 보여줬다. 초구, 3볼의 불리한 카운트나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나 언제든지 특정 구종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던질 수 있는 5개 구종을 다양하게 던졌다. (3볼에서는 포심, 투심, 체인지업 3개 구종만 던졌다) 매체는 “타자가 어떤 공이 올지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다른 투수들과는 정반대인) 무브먼트.

구종을 5~6개 다양하게 던질 수 있는 메이저리그 투수는 류현진 외에도 많다. 구종만 다양할 뿐 공의 퀄리티가 없다면 아무 소용 없다. (6개의 구종을 던지는 애리조나의 마이크 리크는 지난 12일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는데, 피홈런만 4방 맞고 5이닝 8실점했다)

류현진은 강속구와 탈삼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위력을 갖는다. 피치 무브먼트다. 그의 포심, 체인지업, 투심 등은 수직 무브먼트와 수평 무브먼트가 리그 상위권이거나, 정반대로 하위권의 낮은 수치를 보인다. 매체는 “평균보다 극단적으로 낮은 것도 낯설기에 타자들의 혼란시키기에 장점이 된다. 평균에 가까운 수치가 아닌, 높거나 아예 낮은 수치가 타자를 공략하는데 좋다”고 언급했다.  

일례로 류현진의 포심은 수직 무브먼트는 수치가 낮아 하위 5% 정도다. 포심 평균 구속은 145km이지만 타자의 눈에는 릴리스포인트에서 타석까지 수직 무브먼트가 낮기에 ‘라이징 패스트볼’로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의 구종 5개는 모두 수직/수평 무브먼트에서 상위(혹은 하위) 20%(몇 개는 5%)에 포함됐다. 커터의 수직 무브먼트만이 평균에 가까웠다.

즉, 류현진이 던지는 5개 구종은 다른 투수들과는 전혀 다른 궤적으로 보이고, 상대 타자들은 일년 내내 낯선 류현진의 공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구종이 달라도) 일정한 릴리스 포인트

직구와 팔꿈치를 비틀어 던지는 변화구는 약간씩 던지는 폼이 다르기 마련이다. 투수는 얼마나 그 차이를 줄이고 일관된 투구폼(투구 버릇)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폼이 다르면, 타자는 구종을 알아차리기 때문(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타자들은 다르빗슈 유의 투구 버릇에서 슬라이더 구종을 알아채 공략했다고 알려졌다) 

류현진의 구종별 릴리스 포인트는 거의 일정하다. 매체에 따르면, 대략 5.8피트(176.8cm) 높이에서 5개 구종을 던진다. 커브와 포심이 5.8피트 보다 조금 높고, 체인지업은 조금 낮은 수준. 매체는 "류현진이 공을 던지는 순간, 어떤 구종인지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매체는 "류현진은 독특한 무브먼트를 지닌 5개의 구종을 잘 섞어서 정확히 같은 릴리스 포인트로 던진다. 류현진의 공을 잘 치지 못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타자는 배트를 쥐고 기다릴 수 있는데, 문제는 류현진은 올해 볼넷 비율이 3.1%로 메이저리그 1위다"며 "류현진의 대응책은 공을 세게 치는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어렵다. 류현진이 최고의 숫자(평균자책점)를 기록해도 전혀 이상할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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