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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Twins] LG 트윈스 정우영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8.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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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네 슈퍼루키

190cm가 넘는 훤칠한 키와 우월한 기럭지, 조막만한 얼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잡는 모습은 모델을 방불케 했다. 마운드 위에선 역동적인 투구 폼으로 거침없이 스트라이크를 꽂아 상대 타자를 돌려세운다. 야구 만화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이 신인선수의 등장에 많은 팬이 열광하고 있다. 바로 LG 트윈스의 정우영이다. 경기에 나설 땐 나이답지 않은 냉정함으로 무장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영락없는 21살 소년이었다. 높아진 인기나 친구 얘기에 즐거워하며 투수로선 볼 수 없는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참으로 오랜만에 등장한 LG의 슈퍼루키. 혜성처럼 나타나 단번에 팀의 핵심이 된 그를 만나보자.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이찬우 Location 잠실야구장


#LG의 승리 공식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첫 만남입니다. 구단 대표 선수로서 첫 인터뷰를 진행하는 기분이 어때요?

꼭 나오고 싶었어요. 팀을 대표하게 돼 더 좋아요.

최근 얘기부터 해볼게요. 데뷔 첫해부터 필승조로 자리 잡았습니다. 꿈만 같을 거 같은데 개막 전에도 지금과 같은 활약을 예상했나요?

일단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게 목표였어요. 그 이후엔 1군에서 최대한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의외로 잘 던지다 보니까 필승조까지 올라오게 됐네요. 지금은 부상 없이 1군에 끝까지 남아 팀을 위해 공헌하고 싶어요.

마운드 위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없어요. 공격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피해가는 것보다 차라리 안타나 홈런을 맞는 게 더 나아요. 계속 볼만 던지면 팬들 입장에서도 지루할 수 있잖아요.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해요. 코치님도 첫 타자부터 승부하라고 얘기해주시고요.

시즌 초 ‘미스터 제로’ 기록이 깨졌을 때도, 첫 홈런을 맞았을 때도 별로 동요하지 않았어요.

사실 빨리 깨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이슈가 돼서 약간 부담이 됐거든요. 기록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제 공을 던지려 했어요. 구자욱 선수에게 첫 홈런을 맞은 당시에는 좀 화가 났어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면 다음 타자도 못 잡고 내려왔을 거예요. 홈런을 맞은 건 맞은 거고 또 승부를 이어가야 하니까 최대한 마음을 다잡았죠. (멘탈을 잡는 노하우가 있나요?) 그때처럼 맞고 나면 상대 타자를 더 이기고 싶어서 속으로 스스로에게 욕하면서 이 악물고 던져요.


자신의 최대 강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피해가지 않고 대결하는 정신력이죠.

프로 첫 시즌부터 리그 불펜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어요. 잘 쉬는 것도 굉장히 중요할 텐데, 등판하지 않는 날은 어떻게 보내요? (7월 2일 인터뷰)

코치님께서 오늘 안 던진다고 미리 말씀해주세요. 원래 운동 전에 캐치볼을 하는데 그런 날은 아예 공에 손을 대지 않아요. 코어 운동이나 러닝 같은 걸 하죠. (체력 관리를 위해 따로 하는 게 있을까요?) 선발이었다면 할 텐데 불펜은 언제 쉴지 몰라서 특별한 건 없어요. 그냥 시합 끝나면 집 가서 바로 자는 정도예요. 또 많이 먹고요.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은?) 다 좋아하는데… 소고기요!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혀요. 경쟁자들도 쟁쟁하지만 욕심이 날 거 같아요.

지금은 좀 내려놨어요. 솔직히 신인왕보다 대표팀이 더 탐나거든요. 또 팀이 5위 안에 드는 게 우선이에요. 가을야구 진출이 확정돼야 신인왕 생각이 날 거 같습니다. 만약 (원)태인이가 더 잘하면 태인이가 받는 거고요.

현시점에서 이번 시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일단 1군에서 완주하는 게 첫 번째, 다음은 가을야구와 2019 WBSC 프리미어 12예요. 개인 타이틀은 욕심 없어요.


#야구로 울고 웃은 10대

예전 이야기를 해볼게요. 어떻게 야구를 시작하게 됐나요?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봤는데 되게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원래 동네 야구를 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해보고 싶어져서 시작했어요. (큰 키 때문에 농구나 배구 쪽에서도 탐냈을 거 같아요.) 어릴 땐 작았어요. 중2 때 다쳐서 쉬는 동안 키가 확 자랐거든요. 7개월 만에 173cm에서 186cm까지 컸어요.

당시 1년 유급을 겪으면서 어린 나이에 힘들진 않았나요?

솔직히 운동이 힘들다 보니까 집에서 푹 쉬는 게 좋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휴식이 여기까지 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어요. 몸이 급성장했으니까요.

언제부터 지금과 같은 사이드암 투구폼을 갖게 됐나요?

다치기 전부터요. 처음엔 키가 작아서 불리했어요. 근데 확 크면서 강점이 생겼죠. 쉬고 나서 다시 야구를 시작하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었어요. 보통 갑자기 크면 ‘허리가 아프다, 무릎이 아프다’ 하는 데 저는 아니었어요.

서울고 시절에는 KT 위즈 강백호와 한 팀이었어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입학했을 땐 (강)백호가 선배니까 존댓말을 했어요. 1년 정도 지내고 백호가 불편하다고, 그냥 친구 사이인데 말 놓자고 하더라고요. 같이 있으면서 팀으로도 좋았죠. 덕분에 이긴 경기가 많으니까요. (프로에 와서도 자주 연락하나요?) 지금도 자주 해요. (맞대결 때는 기분이 어때요?) 솔직히 처음엔 떨렸어요. 진짜 친한 친구와 붙게 되니까 긴장이 되더라고요. (첫 대결 결과는 볼넷이었는데 화가나던가요?) 그보단 ‘아… 끝나고 놀리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절친이지만 누구보다 잡고 싶었을 거 같아요.) 그렇죠. 첫 대결 다음 날 또 맞붙게 됐는데 꼭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백호가 초구부터 스윙했고, 땅볼이 됐어요. 끝나고 “너랑 승부를 즐기고 싶었는데, 팀을 생각하다 보니까 너무 급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내가 이겼으니까 됐다”고 했죠. (웃음)


고교 시절 마지막을 협회장기 우승으로 마무리했어요. 서울고가 다른 대회들에서 부진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 더 특별했겠어요.

당시 협회장기 기간과 드래프트가 겹쳤는데 두 경기에 나선 후 초청을 받았어요. 인생에 한 번뿐인 드래프트 초청인데, 감독님께 올라가 봐도 되는지 여쭤봤어요. 근데 그것보단 여기 남아서 애들을 위해 우승시켜보라고 하셨어요. 솔직히 처음엔 기분이 좀 그랬는데 계속 생각해 보니 감독님 말씀이 와닿았어요. 저희가 팀 성적도 안 좋았으니까요. 결국 다시 마음을 잡고 대회에 나서서 잘 던졌고 우승까지 해서 후련했어요.

2차 드래프트 전체 15순위로 LG에 입단했어요. 혹시 3학년 때 성적이 좋았던 만큼 더 높은 순번을 기대하진 않았나요?

순번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냥 ‘뽑혔으면 좋겠다, 아니면 LG에 지명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뽑힌 후에는 꼭 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어 겨울에 운동을 진짜 열심히 했던 게 기억나요.

부모님이 특히 좋아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수고했다. 여기까지 온 것도 잘한 거지만 다시 새로운 시작이니까 열심히 해보자”고 하셨어요.


#엘린이의 1군 적응기

팀 선배인 임찬규, 고우석처럼 엘린이 출신입니다. 어떻게 LG팬이 됐나요?

초등학교 때 야구를 보는데 봉중근, 이대형 선배님이 되게 멋있어 보였어요. 봉중근 선배님은 잘 던져서, 이대형 선배님은 잘생겨서 좋아했어요. 두 선수로 인해 LG 경기를 보고, 자연스럽게 팬이 됐죠. 야구 게임을 해도 꼭 LG를 골랐어요.

그렇게 좋아하는 팀의 선수가 됐어요.

경기에 나설 때마다 울컥할 때가 있어요. 이 팀에서 큰 환호를 받으며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게 너무 기쁘죠.

데뷔전이 본인에게 정말 뜻깊은 날이었겠네요.

그때도 좋았지만 첫 홈경기 등판이 정말 특별했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팬 입장으로 야구장에 왔는데 선수로 뛰며 응원 소리를 들으니까 감정이 벅차오르더라고요. 지금도 그럴 때가 있어요.

팬들의 지지가 엄청나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팬이 많은 만큼, 좋아해주시는 걸 더욱 실감해요. (어떨 때 그런가요?) 집앞 편의점에 가면 아주머니께서 알아봐 주세요. 영화를 보거나 밥 먹으러 갈 때도요! 영화도 공짜로 보고 식당에서 서비스를 주실 때도 있어요.


등장 음악도 생겼잖아요. 소감이 어때요?

홍보팀에서 등장 음악을 어떤 거로 할지 생각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고민하다가 (이)우찬이 형이랑 얘기했는데 ‘몬스터’가 낫겠다고 해서 결정했어요. 팬분들이 예상보다 잘 따라 불러주셔서 뿌듯해요. (굉장히 마음에 드는 거네요?) 많이 불러 주시는 만큼 더 잘하고 싶어져요.

1군에서 막내 역할을 하고 있는데 고충은 없나요?

힘든 건 없어요. 선배님들도 이 자리에서 올라가신 거니까 저도 무조건해야죠. (오랫동안 막내 역할을 한 고우석이 괴롭히진 않나요?) 그런 거는 없고요. 예전엔 잘 도와주진 않았는데 요즘은 가끔 도와주더라고요.

또래 선수들은 대부분 2군에서 생활 중이잖아요. 계속 1군에 있는 만큼 자주 못 볼 거 같아요.

제가 주말에 원정을 다녀오면 서울에 늦게 도착하고 친구들은 오전 시합 후 일정이 일찍 끝나서 만날 시간이 별로 없어요. 홈경기 때 만나기도 하는데 자주는 못 보죠.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하지 않아요?) 부러워하죠. 그래서 밥을 많이 사줬어요. (웃음)

팀 내에서 본인을 가장 잘 챙겨주는 선수는 누군가요?

차우찬 선배님이요. (어떤 식으로요?) 일단 얘기를 많이 해주시고, 선배님이랑 장난도 쳐요. 운동이나 시합 끝나고 밥도 사주시고. 또 (임)찬규 형이랑 현수 선배님도 잘 챙겨 주세요.

그렇다면 가장 다가가기 어려운 선배가 있을까요?

이거 말해도 되나요? (싫어하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그런 성격이 아니라 다가가기 힘든 선배는 없어요.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선배는 (오)지환이 형? 뭐랄까 못 다가가는 건 아닌데 포지션 상으로 겹칠 일도 없고 약간 그런 게 있어요. (이 자리 빌려서 오지환에게 한마디 해본다면?) 제가 앞으로는 더 다가가겠습니다. (웃음)


#특급 신인의 청사진

지금도 활약이 엄청나지만, 앞으로 발전할 날이 무궁무진해요.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어요?

음… 체력을 기르는 거요. 기술적으로는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부상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잖아요. 열심히 운동해서 예방해야죠.

1년 뒤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데, 베이징 키즈인 만큼 출전 열망이 클 거 같아요.

올림픽은 내년 돼보고 노려야죠. 일단 올해 열리는 프리미어 12에 꼭 나가고 싶어요.

선수 생활을 하면서 꼭 이루고픈 목표가 있어요?

팀 우승이죠. LG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입니다.

10년 후면 31살의 중견급 선수입니다. 선배가 된 정우영은 어떤 선수일까요?

키가 크니까 후배들이 쉽게 못 다가올 거 같아요. 고등학교 때도 애들이 약간 어려워했어요. 근데 의외로 제가 장난기가 많아요. 처음 볼 땐 잘 모를 수 있지만 지내다 보면 알 거예요. (처음에 다가가기 어려운 스타일이군요. 오지환과 비슷할까요?) 비슷한 거 같아요. (웃음) 후배들과 가까워지면 잘 챙겨주는 점도요.


정우영에게 LG 트윈스란?

신의 한 수? 이 팀에 지명된 게 신의 한 수예요. 데뷔 첫해부터 기회를 받으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LG여서 가능했어요.

그러면 LG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정우영이 있기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이렇게 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어요.

마지막입니다. <더그아웃 매거진>이 100번째를 맞이했어요. 축하 메시지 부탁합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100호 촬영을 하게 돼 영광스럽고, 또 감사드려요. 저와 LG 트윈스에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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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부터 실력까지, 이미 LG의 차세대 간판이 될 자질이 충분한 정우영. 하지만 그의 진가는 겉모습이 전부가 아니었다. 투수가 짜릿한 위닝샷을 던지기 위해서는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는 내면의 강인함이 필요하지 않은가. 그 역시 뼛속까지 팀에 대한 애정과 야망으로 가득 찬 준비된 스타였다.

본인의 시원시원한 투구처럼, 팀의 우승과 대표팀 승선이라는 꿈을 말하는 데 잠깐의 주저함도 없이 그의 공은 목표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과연 시즌 마지막에 스트라이크가 돼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만일 볼이 되더라도, 정우영은 항상 그래왔듯 덤덤히 다음 공을 준비할 것이다.


더그아웃 매거진 100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0호(8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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