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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헤비급 챔피언 미오치치의 바디샷, '역대급 명장면'

김종수 입력 2019.08.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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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답 없어 보였던 코미어 무너뜨린 명품 바디샷

[오마이뉴스 김종수 기자]

서로간 기술이 공유되고 전략·전술이 체계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 MMA에서 이른바 '비전절기(秘傳絶技)'는 찾아보기 힘들다. 무협소설 속에서야 얼마나 초식을 숨길 수 있느냐가 해당시대의 관건인지라 직계제자나 가까운 이들끼리만 주고받지만 지금의 종합격투기에서는 불가능하다.

구태여 프로 파이터가 아니더라도 각종 펀치나 킥은 물론 포지션 싸움, 각종 서브미션 기술 등은 일반 팬들마저도 어느 정도 알고 따라할 정도다. 아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누가 얼마나 더 잘쓰냐가 중요해졌다. 서로간 비기가 오픈된 상태에서 기술과 힘, 전략 등으로 기량을 겨루는 시대다.

그런 가운데서도 특정 선수하면 해당 기술이 확하고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누구보다도 그러한 테크닉을 잘 썼고 그로 인해 깊은 임팩트를 남겼기 때문이다. 미르코 크로캅의 '하이킥', '미들킥',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이고르 보브찬친의 '러시안훅', 마우리시오 쇼군의 '스탬핑 킥', 파브리시우 베우둠의 '하위가드', 앤더슨 실바와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뺨클린치 니킥', 조제 알도와 페드로 히조의 '로우킥', 디아즈 형제의 '좀비 복싱', 앤서니 페티스의 '매트릭스 킥' , 댄 헨더슨의 'H-Bomb(수소폭탄)'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국내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창 때 윤동식은 '암바' 명인으로 이름 높았으며, 놀림의 의미도 다수 섞여있기는 하지만 최홍만의 '핵꿀밤', '토닥토닥펀치', '소녀잽', '저리가-오지마 킥', '몰라몰라 펀치', 김재훈의 '궁극의 52연타', '샤샤샤 펀치', '허허실실 뒤돌려차기', '샤샤샤 암바', '샤샤샤 파운딩' 등도 해당선수의 이름을 알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18일(한국시각) 미국 애너하임 혼다 센터서 있었던 'UFC 241' 메인이벤트에서도 역대급으로 회자될 만한 굉장한 기술이 나왔다. 다름 아닌 '스톤콜드' 스티페 미오치치(37·미국)가 헤비급 타이틀매치서 보여준 바디샷이 바로 그것이다.
 
 ‘DC' 다니엘 코미어
ⓒ UFC
 
1차전에서 빛났던 코미어의 필승패턴
 
이날 경기에 나서는 미오치치의 각오는 사뭇 비장했다. 이날 맞붙었던 'DC' 다니엘 코미어(40·미국)는 지난해 7월 8일 UFC 226대회서 그를 넉아웃으로 무너뜨리고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빼앗아갔던 주인공이다. 타이틀 매치를 떠나 리벤지 승부에서마저 패한다면 미오치치의 선수 커리어는 급격하게 떨어질 공산이 컸다.

헤비급 역대 최강자중 한명으로 꼽히는 미오치치 입장에서 특정 선수에게 두 번이나 진다는 것은 엄청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오치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챔피언 벨트 재획득은 물론 본인의 파이터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무조건 이겨야 되는 승부였다.

1차전 패배는 미오치치 본인은 물론 많은 팬과 관계자들에게 충격이었다. 파브리시오 베우둠, 알리스타 오브레임,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 프란시스 은가누 등 쟁쟁한 강자들을 줄줄이 무너뜨리며 헤비급 역사상 처음으로 3차 방어에 성공했던 당시 미오치치의 헤비급 위치는 독보적이었다.

체격조건, 스테미너, 맷집, 타격, 그래플링 등 모든 면에서 상위 클래스를 뽐내며 최고의 밸런스를 자랑했다. 모범적이고 묵묵한 성향인지라 캐릭터로서 재미(?)가 적다는 부분 빼고는 약점이 없어 보였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케인 벨라스케즈를 잇는 새로운 인류 최강이다'는 평가까지 나왔을 정도다.

때문에 헤비급을 평정하다시피한 미오치치가 라이트헤비급에서 올라온 코미어에게 무조건 유리해 보였다. 둘은 일단 체급부터 달라 보였다. 실제로도 코미어는 헤비급에서 뛰기에는 신장이 작은 편(180cm)이었다. 라이트헤비급에서도 작다는 지적이 많았다. 당시 경기를 벌였던 미오치치와는 13cm 정도의 신장차가 났다. 코미어가 강하기는 하지만 체급 차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 같은 전망과 달리 1차전에서 미오치치는 코미어에게 무력하게 무너졌다. 초반부터 자신만만하게 정면 화력대결을 펼쳤는데 그 과정에서 코미어의 더티복싱에 휘말렸다. 신장에서 앞서는 미오치치로서는 베우둠, 은가누 등에게 그랬던 것처럼 거리를 두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좋아 보였다. 하지만 미오치치는 그러지 않았다. 과감하게 코미어의 영역에서 싸움을 펼쳤다.

코미어는 강력한 레슬링과 빼어난 타격 감각을 앞세워 신장의 열세를 지워나가는 플레이에 능하다. 머리를 흔들어대며 안면 쪽으로 날아드는 펀치를 흘려내듯 피한 후 거리를 좁힌 후 자신의 리치가 통하는 거리에서 타격을 주고받는다.

코미어가 상대의 목을 잡고 컨트롤하기 시작하면 방어가 매우 어렵다. 목을 잡은 채 중심을 흔들어주며 강력한 숏훅, 어퍼컷 등을 위협적으로 날리는가 하면 떨어지는 타이밍에서도 위력적인 펀치구사가 가능하다. 코미어의 주먹이 닿는 거리는 상대 입장에서 버겁기 그지없다. 코미어 특유의 유연하고 탄력적인 타격 감각도 부담스럽지만 여차하면 클린치 싸움, 그래플링 공방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을 간과할 수 없는지라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비록 '써밍(눈 찌르기)' 논란으로 가치가 퇴색된 감도 있지만, 미오치치 역시 1차전에서 코미어의 이러한 방식에 당했다. 자신의 주먹이 닿는 거리에서의 코미어에게 신장의 열세 따위는 없었고 차츰 흐름을 잡아먹어간 끝에 미오치치를 옥타곤 바닥에 때려눕혔다.
 
 '스톤콜드' 스티페 미오치치
ⓒ UFC
 
거침없는 바디샷, 미오치치 투혼 상징하는 기술로 우뚝
 

미오치치는 곧바로 리벤지를 원했으나 코미어는 서두르지 않았다. 코미어는 브록 레스너를 콜하며 '머니 파이트'를 기웃거렸고 주최 측도 암암리에 동조하는 기색이었다. 기다리는 미오치치만 속이 타들어갔다. 그 사이 코미어는 데릭 루이스를 상대로 1차 방어전도 성공시켰다. 미오치치는 애타게 기다렸고 결국 1년여가 지난 끝에 어렵사리 2차전이 성사될 수 있었다.

1차전 당시 미오치치는 코미어와의 근접 타격전에서 호되게 당했다. 2차전에서는 거리를 두고 치고 빠지는 식으로 장기전을 노리던가 혹은 베우둠에게 그랬던 것처럼 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하지만 의외로 미오치치의 대응방식은 1차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에는 실수였을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초반부터 정면대결로 맞받았다. 이는 코미어가 바라는 바였다. 신장이 작은 코미어 입장에서 일단 자신의 펀치가 통할 수 있는 거리가 유지된다면 어떤 상대를 맞아서도 자신의 플레이가 가능했다.

헤비급 최고의 테크니션 펀처 중 한 명으로 꼽히던 미오치치였지만 코미어와의 펀치대결은 결코 쉽지 않았다. 코미어는 앞손으로 쉴새없이 미오치치를 괴롭히며 전진하는 방식으로 타격전을 펼쳤다. 근거리 몸놀림이 유연하고 숏펀치에 능한 코미어인지라 미오치치로서는 타격타이밍을 잡기가 버거웠다.

잽 싸움에서도 밀렸고 클린치, 테이크다운을 섞어주는 움직임에 번번이 흐름이 끊어졌다. 1차전에서 논란이 됐던 눈 찌르기까지 다시 한번 나오며 미오치치를 괴롭혔다. 코미어에게 번쩍 들려서 테이크다운 당하는 굴욕까지 당했다. 직선펀치가 특기인 미오치치 입장에서 좌우 머리 움직임이 좋은 데다 빠르기까지 한 코미어를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이를 입증하듯 3라운드까지의 유효타 싸움에서도 코미어가 앞서나가는 모습이었다. 적어도 그렇게 판정으로 경기가 끝날 경우 미오치치의 패배가 유력해보였다. 승패를 바꾼 4라운드에서 미오치치는 새로운 공격방식을 택했다. 양손을 앞으로 뻗은 채 싸우는 경우가 많은 코미어의 스타일상 바디가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존 존스 역시 그러한 부분을 노려 코미어의 체력, 데미지를 갉아먹은 바 있다.

문제는 그러한 코미어의 약점을 공략한 파이터가 거의 없다는 부분이다. 워낙 레슬링이 강력하고 근접거리에서 몸놀림이 날랜 코미어인지라 어설프게 바디를 노렸다가는 카운터를 얻어맞거나 테이크다운을 허용해 그라운드로 끌려가기 일쑤다.

미오치치는 중반을 넘어가면서 코미어의 움직임이 초반에 비해 느려진 것을 놓치지 않았다. 무수한 정타를 맷집으로 견뎌내면서도 체력이 남아있던 미오치치는 코미어의 바디를 노리기 시작했다. 과감한 왼손 바디샷이 연이어 코미어의 몸통에 들어갔다. 코미어의 체력을 깎고 데미지를 누적시키는 것은 물론 안면가드를 내려가게 만들기 위한 포석이었다.

코미어 역시 미오치치가 바디를 계속 노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럼에도 미오치치는 자신의 거리를 만들어나가며 몸통을 향한 펀치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4라운드에서만 무려 14방의 왼손 펀치가 코미어에 옆구리에 들어갔다.

결국 코미어는 연이은 충격으로 인해 이전 라운드와 같은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했고 안면 가드마저 열리며 미오치치에게 결정적 한방을 얻어맞을 수밖에 없었다.

UFC 헤비급 역사에 남을 대역전승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체급을 떠나 바디샷 하면 바로 떠오르게 될 경기까지 만들어졌다. 그야말로 역대급으로 회자될 바디샷 명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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