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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9월 엔드게임 반등 위한 절대조건 '팔 높이'

윤세호 입력 2019.09.01. 06:30 수정 2019.09.0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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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201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2014. 4.18.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악몽 같은 추락이다. 사이영상을 향해 질주하던 류현진(32·LA 다저스)이 거짓말처럼 무너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역대 3위, 21세기 최고였던 류현진의 조정방어율 284는 어느덧 177까지 떨어졌다. 방어율 또한 1.45에서 2.35로 3경기 만에 1점 가량 치솟았다. 과정은 결과 만큼 잔인했다. 최근 3경기 동안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난타당하며 대량 실점하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모든 타자들이 류현진 공의 궤적을 간파한 듯 마음껏 배트를 휘두르며 안타를 날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목도도 높다. 최고 선수로 메인페이지를 장식했던 류현진의 추락을 두고 미국 현지언론에서도 많은 기사가 나온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구도 재편에 대한 내용부터 류현진의 추락 원인과 반등 요건, 그리고 올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전망 등의 기사가 꾸준히 올라온다. 31년 무관 탈출을 노리는 다저스 상황까지 맞물려 류현진의 최근 투구는 많은 이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만들고 있다.

일단 더이상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1순위 후보로 보기는 힘들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 사이영상 포인트에서 류현진은 팀 동료인 클레이턴 커쇼에게 밀려 2위로 내려 앉았다. 유명 세이버메트리션 톰 탱고의 사이영상 포인트서도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게 0.5점 차이로 선두자리를 빼앗겼다. 류현진과 디그롬, 그리고 맥스 셔저(워싱턴)까지 사이영상 3파전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이대로라면 이닝과 탈삼진에서 우위를 점했고 최근 페이스도 가장 뛰어난 디그롬의 사이영상 2연패가 유력하다.

물론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남은 한 달 동안 류현진이 5월 혹은 7월의 모습만 되찾아도 사이영상 경쟁 구도는 끝까지 혼전으로 흘러갈 수 있다. 사이영상 수상은 힘들지 몰라도 방어율 1위를 사수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를 위해선 내려간 팔 높이를 되찾고 체인지업 무브먼트를 되살려야 한다.
류현진 올시즌 구종별 릴리스 포인트 높이 | brooksbaseball.net 캡처

일단 직구 구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위안거리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반트(baseballsavant.mlb.com)와 브룩스베이스볼(Brooksbaseball.net)에 따르면 류현진은 지난 3경기서 올시즌 평균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90.7마일(약 146㎞)보다 높은 91.13마일(약 146.6㎞)을 기록했다.

문제는 팔 높이다. 위의 그래프에서 드러나듯 대부분의 구종을 구사할 때 팔의 높이가 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체인지업 구사시 높이가 특히 많이 내려갔다. 구종마다 최대 0,2~0.3 인치 차이에 불과하며 상대 타자들을 괴롭혔던 일정한 팔 높이가 어느덧 두 배 이상 벌어졌다. 그러면서 류현진 투구의 기본을 이루는 직구와 컷패스트볼, 그리고 체인지업의 조화가 무너지고 말았다. 최근 류현진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체인지업을 비롯한 오프스피드 피치 혹은 변화구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달 30일 애리조나전만 돌아봐도 그렇다. 애리조나 타자들은 장타를 노리기 보다는 컨택스윙을 하면서 류현진으로부터 안타 10개를 기록했다. 안타 10개 중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서 나온 것은 단 하나였다. 팔 높이 차이를 간파한 듯 여유를 두고 변화구 타이밍에 배트를 휘둘러 안타를 만들었다.

류현진은 재활시즌이었던 2017시즌에도 경기를 거듭하며 팔의 높이가 크게 내려가는 경험을 했다. 당해 6월부터 이런 현상이 급격하게 일어났고 결국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컷패스트볼을 구사하기 시작한 데에 따른 시행착오도 있었으나 재활시즌이었던 만큼 경기감각과 체력도 기복이 심했다. 현지언론에서 류현진에게 휴식 혹은 등판 간격에 여유를 둘 것을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시즌 157.1이닝을 기록한 류현진은 152이닝을 소화했던 2014시즌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5일 콜로라도와 다저스타디움 홈경기다. 이날 경기서 팔 높이를 다시 올리고 체인지업의 무브먼트를 되찾는다면 이는 반등 신호탄이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여전히 지난 3경기와 비슷한 모습이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실상 지구우승을 확정지은 다저스 상황을 고려해 등판 간격을 크게 두면서 전면 재검토 작업에 들어가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 류현진에게는 포스트시즌도 남아 있다. 개인성적도 중요하지만 포스트시즌서 마지막에 웃는 자가 된다면 FA 계약에도 플러스 요소가 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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