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홍 곁 지키고 싶다" 눈물로 호소한 SK선수단의 빈소행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19. 9. 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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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재홍. 연합뉴스

“선수들이 울면서 (정)재홍이 곁을 지키고 싶다는데…”

터벅터벅 힘 없이 걸었다. 빈소에 처음 들어선 이들의 발걸음은 조심스럽고, 숨소리까지 작았다. 팀 동료 정재홍(33)이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세상을 떠난 것을 여전히 믿기 어려워하는 프로농구 서울 SK 선수들이었다.

선수들은 지난 3일 밤 동료와의 이별을 통보받았다. 당일 낮까지도 같은 훈련장에서 웃고 떠들었던 정재홍이 손목 수술을 받으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할 때만 해도 건강하게 돌아올 것이라 믿었다. 그랬던 그가 느닷없이 하늘나라로 떠났으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수 없었다. 일부 고참 선수들은 당일 고인이 사망한 병원으로 달려갔고, 나머지 선수들도 4일부터 이틀째 빈소를 지키고 있다.

충격을 받은 선수들은 농구공도 잠시 내려놓았다. 프로농구는 비시즌인 여름철 준비에 따라 한해 농사가 결정된다. 하루를 쉬면 그 여파로 일주일이 손해라지만 마음은 훈련장이 아닌 동료의 곁을 원했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4일 오후 숙소에서 진행된 웨이트 트레이닝이 눈물바다로 변하면서 20분 만에 중단됐다. 전희철 SK 코치는 “몸이라도 굳지 말라고 스트레칭을 시켰는데, 선수들이 눈물만 흘리고 있더라”며 “더 이상 훈련을 하자는 말을 할 수 없어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고인이 발인하는 6일까지는 빈소에 머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김민수와 변기훈은 선수단을 대표해 코칭스태프에게 “(정)재홍이의 곁을 지키고 싶다. 이후에 책임지고 더 훈련하겠다”고 호소했다.

코칭스태프는 오는 17일 마카오에서 열리는 ‘2019 동아시아 슈퍼리그 터리픽12‘ 참가를 앞둔 터라 고민했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김기만 코치는 “선수들이 눈물로 호소하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느냐”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억지로 운동을 해봤자 다치는 선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경은 감독도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돌아오면 그 때부터 팀 분위기를 잘 추슬러 새 시즌 준비를 하겠다. 발인까지는, 나도 재홍이를 추모하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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