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 지휘에 확 달라진 KCC 희망과 과제는?

원주=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2019. 10. 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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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전창진 감독이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선수들이 많이 뛰는 모습이 재작년 우리 팀을 보는 것 같아요"

이상범 원주 DB 감독의 말이다.

원주 DB는 이상범 감독이 처음 부임한 2017-2018시즌 꼴찌 후보라는 예상을 뒤엎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폭넓은 선수 기용과 동기부여 그리고 상대를 압도하는 활동량이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이상범 감독에게 2년 전 DB를 떠올리게 한 구단은 전창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전주 KCC다.

KCC는 5일 프로농구 전주 홈 개막전에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서울 SK를 연장 접전 끝에 99대96으로 눌렀다. 6일 원주 원정에서는 DB에 82대86으로 졌다. 시즌 첫 경기에 나선 DB를 상대로 체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선전했다.

시즌 전 KCC의 전력에는 물음표가 달렸다. 간판 스타 이정현은 길었던 국가대표 차출과 부상의 여파로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선수 로테이션에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지난 시즌 창원 LG 소속으로 평균 26.8득점을 올렸던 제임스 메이스는 끝내 팀에 가세하지 못했다. 게다가 팀내에 확실한 빅맨이 부족한 상황.

KCC는 상대보다 한발 더 뛰는 농구를 해법으로 내세웠다.

전창진 KCC 감독은 "팀 컬러를 바꿔야 했다. 신장이 작다. 그동안 국내선수 득점이 이정현과 송교창에게 몰렸지만 파생되는 득점을 만들어야 고득점 경기를 할 수 있다. 트랜지션 연습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애를 먹었지만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다. 이제는 선수들이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에게는 동기부여를 줬다. 개막전에서 20득점을 올린 김국찬이 대표적이다.

전창진 감독은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멘탈을 바꿔줬다. 뭐든 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공 하나, 슛 하나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하니까 달라졌다"고 말했다.

프로 3년차 포인트가드 유현준 역시 전창진 감독의 지도 아래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이다. 개막 2연전에서 평균 9.0득점, 6.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창진 감독은 DB전을 마치고 "상당히 눈을 뜬 것 같다. 수비를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오늘은 수비도 잘해줬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경기 조율 능력이 뛰어나다. 내게는 천군만마"라고 말했다.

송교창의 성장도 눈에 띈다. 송교창은 올시즌 2경기에서 평균 16.0득점, 5.0리바운드를 올렸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평균 어시스트는 1.3개. 아직 경기수가 많지는 않지만 올시즌에는 평균 4.0개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외곽슛의 발전이 돋보인다. 송교창은 6일 원주 원정에서 자신있게 외곽슛을 던졌다. 풀업 점퍼는 물론이고 3점슛의 정확도가 뛰어났다.

송교창은 경기당 2.0개의 3점슛을 넣으며 57.1%의 성공률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시도 횟수가 2배 이상 늘었고 아직 초반이지만 적중률은 더 좋아졌다.

이정현은 시간이 흐르면 컨디션이 더 좋아질 것이다. KCC는 이정현과 송교창을 전력의 축으로 삼으면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높은 수준의 활동량에 기대를 건다.

다만 선수의 꾸준한 성장과 활동량 유지가 팀 전력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는 시즌 초반 드러난 KCC의 희망이자 시즌 내내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변수는 외국인선수들의 활약 여부다. 리온 윌리엄스는 2경기에서 평균 11.5득점, 메이스의 대체 선수 조이 도시는 평균 6.0득점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 외국인선수들의 득점 생산력이 가장 부족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도시는 수비와 리바운드 능력이 뛰어나지만 높은 수준의 득점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전창진 감독이 고민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우려는 DB전에서 현실이 됐다. 도시는 리바운드 11개를 잡았지만 득점은 4점에 그쳤다.

전창진 감독은 "걱정이 된다. 아무래도 공격력이 떨어져 국내선수들에게 부담이 많이 간다. 선수들은 도시를 좋아한다. 수비를 열심히 하고 같이 뛰는 모습을 좋다고 한다. 다같이 하는 농구를 재밌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파생되는 득점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과 송교창을 축으로 국내선수들이 부족한 득점력을 채워준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2명 보유 1명 출전에도 여전히 외국인선수 비중이 높은 KBL에서는 확실한 외국인선수의 공격 옵션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KCC는 개막 2연전을 통해 희망을 봤고 동시에 풀어야 할 과제도 안았다. 전창진 감독은 "2라운드까지 해보면 우리의 장단점이 확실하게 나올 것이다. 또 우리가 강화해야 할 부분도 나올 것이다. 선수들은 자신감을 많이 얻었을 것이다. 배우는 자세로 계속 하다보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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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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