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Report] 덕수고등학교 나승엽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10.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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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검객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춘 대형 내야수가 등장했다. 덕수고등학교 나승엽은 188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핫코너를 완벽하게 소화할 뿐만 아니라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스윙으로 4번 타자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견실한 플레이로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일찌감치 서울권 1차지명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팀 동료 장재영과 더불어 꾸준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그는 매해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올해를 지나 벌써부터 내년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신철민 Location 덕수고등학교




나승엽

출생 2002년 2월 15일 신체조건 188cm 80kg 출신교 남정초-선린중-덕수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좌타

2019년 성적 24경기 77타수 23안타 2홈런 16타점 .299/.461/.481/ OPS 0.942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십니까. 덕수고등학교 2학년 나승엽이라고 합니다.

어느덧 시즌이 다 끝나고 전국체전만을 남겨두고 있어요. 2019년은 어땠나요?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모든 게 아쉬웠어요. (어떤 부분이 가장 아쉬웠나요?) 주말리그 후반기까지 컨디션이 좋았는데 첫 전국대회였던 청룡기부터 컨디션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밸런스까지 무너지면서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어요. 야구를 하면서 가장 부침을 겪었던 시즌이었어요.

그렇다면 이번 시즌 잘된 점은 무엇인가요?

주말리그 전반기 충암고등학교와 최종전에서 아쉽게 패배해 우승을 놓쳤어요. 그때 빼고는 미국 전지훈련 때부터 마지막까지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투아웃 상황이어도 루상에 주자가 나가면 집중해서 좋은 타격을 했다고 생각해요. 득점권에서 꾸준히 안타를 치면서 4번 타자의 역할을 나름대로 잘 해낸 점도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해 전국체전에 대한 욕심이 클 거 같아요.

올해 전국대회에서 아쉬웠던 만큼 팀원 모두 전국체전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달라요. 저도 그 어떤 경기보다 독한 마음을 가지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될 성부를 떡잎

중학교 때부터 청소년대표팀은 물론이고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여기에 겸손함과 온순한 성격까지.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나승엽과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나)승엽이를 처음 봤을 때 어느 한 부분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게 매력적이었어요. 심지어 외모까지도요. (웃음) 무조건 크게 될 재목이라고 생각했어요.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정말 컸던 선수입니다.” 다른 관계자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승엽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빠지는 건 당연해 보였다.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아빠가 야구를 좋아하셔서 경기장에 자주 갔었어요. 그때 재미를 느끼게 돼서 시작하게 됐어요. (야구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해요?) 응원문화요. 응원가도 멋있고 타자가 공을 치면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저런 응원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학교 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부담감은 없었나요?

주변에서 잘한다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 별로 신경을 안 썼었어요. 단 한 번도 야구를 잘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거든요. 팀 우승도 못 해봤고요.

그래도 중학교 시절 국가대표에 뽑혔어요.

한국에서 열린 2017 포니야구 월드시리즈 아시아/태평양지역 U-16대회였어요. 당시에 한국대표팀이 2개였는데 고등학교 1학년 형들로 구성된 A팀과 중학교 3학년으로 구성된 B팀이었어요. 저는 B팀으로 선발 됐어요. (당시 결과는 어땠나요?) 결승전에서 형들 팀이랑 붙었는데 아쉽게 6대4로 져서 준우승을 했어요. 나중에 형들이 정말 힘들었다고 말하더라고요. 그 대회에서 5할을 넘게 쳤던 거로 기억해요.




뛰어난 타격 재능 중에 특히 타고난 손목 힘이 눈에 띄어요. 비결이 있나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꾸준히 검도를 했던 게 도움이 됐어요. 야구를 시작하면서 병행하다가 자연스럽게 관두긴 했지만 1단까지 땄을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중학교 때까지 투타를 겸업했는데 투수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요?

없어요. 투수를 못했거든요. (웃음) (본인이 생각하는 타자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매일 시합을 뛸 수 있잖아요. 그리고 한 번 못해도 다음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고1 때부터 꾸준히 경기에 뛰었는데 중학교와 가장 큰 차이점이 뭔가요?

첫 번째는 힘입니다. 구위나 타구 속도가 차원이 달라요. 두 번째는 변화구예요. 중학교 투수들은 많아봐야 1, 2개의 변화구를 던지는데 고등학교에서 잘 던지는 형들은 4개까지도 구사하더라고요. 처음에 상대할 때 정말 까다롭게 느껴졌어요.

유격수를 보다가 3루수를 보게 됐는데 아쉬움은 없나요?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지금은 전혀 없어요. 3루수가 딱 맞는 자리 같아요. 유격수는 순발력도 뛰어나야하고 움직임이 많잖아요. 하지만 키가 크다 보니까 다른 선수들에 비해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3루에서 수준급 수비를 보여주는데 수비를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뭔가요?

포구입니다. 날아오는 공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잡으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투수가 공을 던질 때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요. 그러면 수비에서 긴장도 풀리고 더 편해지더라고요. 타격도 마찬가지예요. 상대 투수에 대해 꾸준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게 도움이 돼요.

팀 내 단거리, 장거리 달리기에서 1등을 했다고 들었어요. 비결이 있나요?

키가 커서 그런 게 아닐까요? 뛰기 전에는 1등은 생각도 안 했는데 둘 다 1등을 해서 저도 놀랐어요. (장)재영이가 저보다 빠른 줄 착각하고 있더라고요. (장재영 선수는 몇 등 했나요?) 사정이 있어서 뛰지 못 했어요. 뛰었더라도 10위도 안 됐을 걸요? (웃음)

야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요?

마음가짐이요. 시합 때 최대한 차분함을 유지하려고 해요. 마음만 앞선다고 뜻대로 경기가 풀리는 게 아니잖아요.

야구를 하면서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었나요?

한 번도 없었어요. 슬럼프가 온 적은 있는데 머리를 비우고 아무 생각도 안 하니까 금방 괜찮아졌어요. 신경을 쓰면 쓸수록 조급해지기만 하더라고요.




#단짝친구와 함께

그라운드에서는 투지 넘치고 프로선수 못지않은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유니폼을 벗고 나면 18살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낯을 가리던 모습은 영락없는 고등학생이었다. 친구들끼리 영화를 보고 길거리를 거닐 때마다 그 자리엔 팀 동료 장재영이 늘 곁에 있다. 중학교 때부터 우연히 알게 돼 둘도 없는 단짝이 됐고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동고동락하며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일반 학생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을 거 같아요.

당연히 있죠. 하지만 크게 부러웠던 적은 없어요. 제 스스로 이 길을 선택한 거니까요.

휴가를 길게 받는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부산 같은 곳으로 멀리 떠나고 싶어요. 서울만 아니면 돼요. 아무것도 안 하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평소에 낯을 가리고 무뚝뚝해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가끔 안 좋은 소리를 듣기도 해요. 친해지면 장난도 치고 말도 많이 해요.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만나서 대화도 하고 꾸준히 연락도 하다보면 금방 친해져요. 어렵지 않아요!




편식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어떤 음식을 좋아해요?

해산물이요. (고기도 잘 안 먹는다면서요.) 예전에는 치킨을 먹을 때도 닭가슴살만 먹었는데 요즘에는 가리지 않고 먹어요. (주변에서 걱정하지 않아요?) 감독님이나 코치님도 별 말씀 없으신데 시즌이 끝나고 나면 체중관리를 해야 할 거 같아요. 밥을 적게 먹고 군것질을 많이 하는 편이라 고치려고 노력 중이에요. (목표하는 몸무게 있나요?) 원래 80kg이었는데 지금은 살이 빠져서 78kg가 됐어요. 85kg까지 살을 찌우는 게 목표입니다.

휴식일에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요?

재영이, (김)준상이, (박)정빈이까지 네 명이서 자주 놀아요. 영화를 보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특히 장재영과 각별한 사이로 알고 있는데 본인에게 어떤 친구인가요?

항상 고마운 친구예요. 성격이 정반대라서 안 맞을 거 같았는데 신기하게 서로 잘 맞더라고요. 시합 때 실수를 해도 괜찮으니까 잊으라고 격려해줘요. 항상 함께하는 친구입니다.




#더 큰 곳을 향하여

태극마크도 달아봤지만 아직까지 우승과 인연이 없다. 이제 학창 시절의 마지막을 앞두고 해묵은 숙원을 풀길 원한다. 메이저리그가 됐든, KBO가 됐든 현재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겨우내 구슬땀을 흘리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평생 그라운드에서 활약할 그를 응원한다.

이번 동계훈련 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할 예정인가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려고 해요. 체중과 근육량을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라이벌로 생각하는 선수가 있나요?

기회가 되면 재영이와 승부를 해보고 싶어요. 중학교 때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요. 고교 최고의 투수이자 역대급 재능을 가진 선수인 만큼 붙어보고 싶습니다.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고 있어요. 만약 정식으로 오퍼가 온다면 도전할 마음이 있는 건가요?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메이저리그에 대한 생각은 있지만 아직까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요?

아직까지 한 번도 우승을 못 해봐서 꼭 하고 싶어요. (자신 있나요?) 당연하죠! 지켜봐주세요.

이참에 학교 자랑도 해볼까요?

감독님과 코치님이 워낙 잘 지도해주신 덕분에 다른 팀보다 단결력이 뛰어나요. 실력 좋은 선수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팀이 돼서 시합을 뛰고 있습니다.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티안 옐리치 선수입니다. 너무 멋있어 보이지 않나요? (웃음) 키가 크고 말랐는데 타격을 정말 잘해요. 우리나라에서는 구자욱 선배님이요. 투지 넘치는 모습을 닮고 싶어요.

공식 질문입니다. 나승엽에게 야구란?

평생을 함께할 친구입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평생 함께해야죠.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둘도 없는 친구예요.

마지막으로 각오 부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내년에는 올해 아쉬웠던 부분을 모두 보완해서 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습니다. 잘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10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2호(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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