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진 '세계 1위' 고진영 "미국에서도 행복한 투어를.."

김지한 입력 2019. 10. 14. 00:08 수정 2019. 10. 1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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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챔피언십서 국내 통산 10승
어떤 상황에도 견고한 플레이 유지
여유, 자신감 더 넘쳐.."선수라서 실력 좋아야"
13일 열린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의 맥주 세례를 받는 고진영. [사진 KLPGA]

세계 1위는 달랐다.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여유를 잃지 않았다. 큰 부담에도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의지는 여전했다.

고진영(24)은 13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20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합계 3언더파로 우승했다. 경쟁자들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퍼트나 샷이 흔들려 내려간 사이에도 견고함을 잃지 않았다. 파 세이브를 하면 두 팔을 흔들며 기뻐하는가 하면 수많은 갤러리들의 관심에 미소로 화답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승, 11주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세 그대로였다. 지난 2017년 9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2년 1개월 만에 KLPGA 우승을 거둔 그는 국내 통산 10승을 채웠다. 그는 "우승하면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겠다"는 세리머니 공약도 그대로 이행했다. 그는 "비율이 조금 아쉽지만, 맛있게 잘 마셨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13일 열린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는 고진영. [사진 KLPGA]

고진영은 하반기 들어 그 누구도 넘기 힘든 선수로 거듭났다. 물론 상반기에도 LPGA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하는 등 기세를 높였지만, 하반기 들어서 에비앙 챔피언십, CP 여자 오픈 우승 등을 경험하면서 한층 여유도 생기고, 샷과 퍼트 가릴 것 없이 더 견고해졌단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도 그랬다. 핀 위치, 바람 등 변수로 퍼트는 다소 흔들렸지만, 페어웨이 안착률(75%), 그린 적중률(80%)은 내내 높았다. 고진영은 "파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코스다. 조금은 지루할 수 있겠지만 코스 자체가 어려워서 지루함이 베스트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파가 많아도 지루하지 않았다. 파를 목표로 플레이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3년 전에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국내 투어 생활을 하던 중에 우승했던 당시와 3년 뒤 우승의 감회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도 "내 골프가 그때와 지금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고진영은 "드라이브샷 거리가 많이 달라졌다. 거리가 멀리 나가면서 코스 공략이 더 수월해진 게 지난 해와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LPGA 진출 2년차를 맞아 징크스 대신 세계 1위를 더 공고히 다져가는 그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그는 "미국에선 차 대신에 비행기로만 이동해야 하는 게 힘들다. 지난해엔 정말 힘들었는데, 올 시즌엔 비행기밖에 이동수단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지내니까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13일 열린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고진영. [사진 KLPGA]

고진영은 겸손했다. '세계 1위의 아우라가 난다'는 말에도 "난 그냥 스물다섯살의 사람 고진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업그레이드에 대한 욕심은 여전하다. 그는 "선수인 만큼 중요한 건 실력이 좋아야 한다. 실력이 좋으면 언제든 예뻐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등 2주 연속 대회를 치른 고진영은 다시 LPGA로 나가 잔여 시즌을 치른다. 17일 중국에서 개막할 뷰익 LPGA 상하이, 24일 부산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31일 대만에서 시작하는 타이완 스윙잉 스커츠 LPGA에 연달아 출전한 뒤, 다음달 시즌 최종전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나선다. 상금, 최저타수 등 타이틀도 지켜야 하지만 큰 부담은 없어보이는 듯 했다. 빡빡한 일정을 치러야 할 그는 "지난 2주동안 한국에서 경기하면서 행복했다. 미국에서도 더 행복한 투어를 하고 싶다"며 '행복한 한 달'을 바랐다.

여주=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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