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 유소년·주니어 역사들, 애국가 울리려 평양행
남측의 젊은 역사들이 북녘 땅에서 다시 한 번 애국가를 울리기 위한 장정에 나섰다.
한국 유소년·주니어 역도 대표팀은 오는 20일부터 평양 청춘가역도경기장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 남녀 주니어 및 유소년 역도선수권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평양으로 향했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한 뒤 평양에 도착하는 여정에 나섰다.
주니어 선수 18명과 유소년 선수 20명에 대한역도연맹 임원 및 관계자 등 70여명이 평양 땅을 밟게 됐다. 대한역도연맹은 “한국 역도 장래를 짊어질 최우수 유망 우수선수들이 모두 참가해 남·북 교류 증진 및 한국 역도의 세계도약 기틀을 마련할 큰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역도 대표팀은 2013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에도 참석한 바 있다. 이 대회에서 남자 역도 간판 원정식 등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 분단 이후 북녘에서 처음 애국가가 울리고 태극기가 게양된 바 있다. 유소년·주니어 역사들은 6년만에 이 역사를 재현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가장 큰 기대를 받는 선수는 주니어 대표로 여자 최중량급(87㎏ 이상)에 출전하는 이선미(19·강원도청)와 유소년 대표로 여자 최중량급(81㎏ 이상)급에 출전하는 박혜정(16·선부중)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포스트 장미란’으로 불리는 재목이다. 이선미는 지난 4월 열린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인상 127㎏, 합계 280㎏을 들어 주니어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지난 6월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는 인상 123㎏, 용상 152㎏, 합계 276㎏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박혜정 역시 올해 한국 여자 중학생 역도 최중량급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7월 열린 2019 전국시도학생역도경기대회에서 인상 111㎏, 용상 148㎏, 합계 259㎏로 한국신기록을 세워 우승하더니, 8월 중고선수권 대회에서는 용상 한국기록을 다시 150㎏로 올렸다.
김포공항에서 출정식을 치른 뒤 만난 박혜정은 “처음 출전하는 국제대회를 평양에서 치르게 돼 감회가 새롭다. 실감이 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선미도 “많이 접해본 환경이 아니긴 하지만, 세계대회에 이어 아시아 대회도 2연패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남자 선수들 중에서는 올해 학생부 남자 61㎏급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신록(17·고흥고), 올해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하나 따낸 남자 61㎏급 배문수(20·경북개발공사) 등이 메달 기대주로 꼽힌다. 대표팀은 27일 대회 폐막 후 28일 평양을 떠나 다시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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