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김선빈-박찬호, 2020 KIA 유격수는 누구?

조회수 2019. 11. 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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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리그 타자 Tool별 TOP5

KBO리그에는 다양한 종류의 타자들이 있다. 방망이에 공을 잘 갖다 맞히는 정확한 타자, 일단 맞혔다 하면 장타를 뿜어내는 파워 있는 타자, 공을 잘 지켜보며 출루에 능한 선구안 좋은 타자, 베이스에서 투수를 현혹시키는 발 빠른 타자 등.

이 다양한 종류의 타자들은 자신의 ‘Tool’을 활용하여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팬들은 이들의 Tool에 열광한다.

19시즌 KIA 유격수 포지션을 양분한 김선빈과 박찬호 (사진=OSEN)

‘KBO 타자 Tool별 TOP 5’에서는 올시즌 Tool별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들을 선정한다. Tool은 선구안, 스피드, 컨택, 파워 등 네 가지이고 표본은 2019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이다.


선구안 TOP5: 김선빈(KIA)

* IsoD : 순수출루율(Isolated Discipline).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 [사진=OSEN]

'FA로이드'는 없었지만 기본은 했다.

2017시즌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오른 후, 최근 2년간 개인 성적이 하향세인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하지만 김선빈 특유의 장점인 선구안과 컨택 능력만큼은 올시즌 역시 여전했다.

1.65로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BB/K(볼넷/삼진) 비율을 기록했고, 2019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뛰어난 컨택 능력(94.5%)을 보였다. 447타석에서 기록한 삼진 수는 고작 26개에 그쳤다.

김선빈은 올시즌 12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2 3홈런 40타점 OPS 0.731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2.4를 기록하며 데뷔 후 11번째 시즌을 마감했다. 2017시즌 활약에 비하면  분명 아쉬운 수치지만, 공인구 변화의 영향으로 대다수 타자들의 성적이 급격히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평균 이상의 기록이다.

*최근 3시즌 김선빈의 주요 타격 기록

심지어 시즌 중반 이후로는 2루수로도 나서며, 멀티 포지션도 가능함을 확인했다. 민첩성과 수비 범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약점을 멀티 플레이어 능력으로 상쇄하는 모습이다.

FA 자격을 획득한 김선빈을 두고 내야에 약점을 가진 구단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최절정이던 2017시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3할에 가까운 시즌 타율과 3할대 중반 이상의 출루율, 내야의 센터진으로 불리는 2루수와 유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그의 예리한 선구안과 컨택 능력은 상대 투수들을 괴롭힐 수 있는 무기다.

올시즌  김선빈의 2스트라이크 이후 커트%는 무려 88.8%에 달한다. 볼카운트가 몰리더라도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는 법이 없고 삼진도 쉽게 당하지 않는 타자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최근 2년 간 하락세이긴 하지만 만 30세 시즌을 맞게 되는 김선빈의 능력치는 리그 평균 유격수를 상회한다. 알짜 FA로 주목을 받고 있는 김선빈이 KIA에 잔류하며 주전 유격수 경쟁에 나설지 아니면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될지 주목된다.

#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다. 클래스를 보여주는 김선빈


스피드 TOP5 : 박찬호(KIA)

* SPD : 스피드스코어(Speed Score). 도루/도루시도/득점/3루타/병살 등으로 평가. [사진=OSEN]

올시즌 KIA 내야진에 혜성처럼 등장한 박찬호. KIA 부동의 3루수였던 이범호가 은퇴식 때 직접  등번호 25번을 박찬호에게 전달할 만큼 박찬호를 향한 팀 내 기대는 컸다. 팀 성적은 하위권을 전전했지만 군 제대 후 박찬호의 성장만큼은 KIA 팬들을 미소짓게 했다. 하지만 첫 풀타임 시즌은 과제도 남겼다.

전반기까지 3할 언저리의 타율(0.290)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타율이 0.211로 급격히 추락했다. 더 심각한 것은 출루율이었다. 후반기 규정타석을 채운 전체 81명의 타자 중 그의 출루율(0.248)은 바로 81위. 맨 밑에 위치해있었다. 0.248이라는 참담한 수준의 출루율 때문에 1루 베이스를 밟는 것마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후반기에 도루 17개(후반기 도루 공동 1위)를 성공시켰다. 올 시즌 총 39차례나 베이스를 훔친 박찬호는 주전 도약 첫 해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용규 이후 7년 만에 타이거즈 출신 도루왕이 나온 것이다.

시즌 출루율이 0.300인 타자가 도루 1위에 오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도루 성공률도 86.7%(39성공/6실패)로 상당히 높은데, 그의 주루 센스와 스피드만큼은 KBO리그 최정상급이었다.

첫 풀타임 시즌에 타이틀 홀더가 된 박찬호. 그의 야구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하지만 장점인 스피드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타격과 꾸준한 출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쉽게도 시즌 도루 40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올시즌 시행 착오를 바탕으로 출루율을 3할 중반대 까지만 끌어올린다면 박찬호는  시즌 50개 이상의 도루가 가능한 주자다. 타격과 수비에서의 장단점을 고려했을 때 유격수로 더 적합한 박찬호가 외국인 감독 체제로 맞게 되는 2020시즌 KIA의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도 내년도 KIA를 지켜볼 관전 포인트다.


컨택 TOP5: 양의지(NC)

* 컨택% : 배트를 휘둘렀을 때 공을 맞힐 확률 [사진=OSEN]

체력부담이 가장 큰 포지션인 포수 포지션에서 타율-출루율-장타율 3관왕을 달성하는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하지만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는 이것을 현실화했다. 무려 35년 만의 포수 타격왕이라는 대기록 달성과 함께 2018시즌 10위였던 NC 다이노스를 가을야구로 견인했다. 리그 최정상급 FA 선수의 합류가 팀 전력과 성적을 얼마나 신장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다.

올시즌을 앞두고 FA 최대어였던 양의지는 4년 125억의 금액에 NC의 품에 안겼다. 올해 성적만 보면 NC의 통 큰 투자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은 물론 젊은 투수들의 성장까지 이끈 양의지의 기여도와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그의 올시즌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은 7.02로 리그 타자 중 전체 1위다. 

[관련 칼럼 보기] 양의지같은 포수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클릭)

올시즌 NC 타선은 초반 부터 위기를 겪었다. 외국인타자 베탄코트는 리그 적응에 실패하며 시즌 중반 팀을 떠났고, 타선의 중심인 나성범은 4월 왼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주축 타자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어찌보면 최하위로 추락한 지난해보다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었던 NC였다.

하지만 리그 최고 포수이자 타자인 양의지가 NC의 중심을 잡았다. 이를 반증하듯 양의지가 부상으로 빠진 7월 초부터 약 한 달 동안 6위 KT 위즈 걷센 추격을 받았다. 8월 초에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의 5위 자리를 KT에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NC는 양의지가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다시 5위를 탈환했고 2년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다시 섰다.

약 한 달간의 부상 공백으로 시즌 118경기 출장에 그친 양의지가 타자 WAR 1위를 기록하고 강력한 MVP 후보로 꼽힌다는 사실이 그의 올 시즌 가치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보인 양의지가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안방마님으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대회 2연패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옛 동료도 자비없다! 모두 양의지 손바닥 안에


파워 TOP5: 박병호(키움)

* IsoP : 순수장타율(Isolated Power).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 [사진=OSEN]

‘국민 타자’ 이승엽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박병호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지난 시즌 아쉽게 내줬던 홈런왕 자리를 되찾아오면서 2012시즌에서 2015시즌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이어 통산 개인 5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따냈다.

이승엽만이 유일하게 달성했던 5번의 홈런왕 기록(97, 99, 01~03)을 박병호 역시 달성한 것이다. 30대 중반으로 여전한 파워를 뽐내는 그가 내년 이후 이승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주목거리다.

사실 박병호의  시즌 초반은 실망스러웠다. 초반에 부진을 거듭하며 급기야 6월 6일에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재조정 기간을 거친 그는 거침없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8월에는 한 달간 무려 11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가공할 활약을 보였다.

8월 27일에는 KBO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했다. 2015년에 이어 2019년에도 한 경기 4홈런을 기록하며 KBO 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에 4개의 홈런을 2번 쏘아 올린 선수가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타구의 방향들이었다. 첫 타석부터 세 번째 타석까지 그는 각각 우측, 좌측, 중앙 담장으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리그 최고 파워 못지 않은 정교한 타격 기술을 뽐냈다. 네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마지막 타석 9회에 솔로포로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7월에 두 개의 홈런밖에 기록하지 못하며 홈런왕 경쟁에서 주춤했지만, 8월 몰아치기로 홈런 선두에 오른 박병호는 시즌 끝까지 선두를 지켰다. 공인구 변화의 영향으로 몰락하는 장타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홀로 30개 이상의 홈런을 터뜨리며 리그 최고 거포의 자존심을 지켰다

아쉽게도 한국시리즈에서는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지만,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 중 3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시리즈의 흐름을 주도했다. 프리미어 12에서는 타선의 중심으로 대표팀 공격을 책임질 예정이다. 6일 이후 호주-캐나다-쿠바의 투수들을 상대로도 특유의 홈런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병호 4홈런 영상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원문: 이승호 기자 / 정리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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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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