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통통(通通)튀는 대학농구, 만들 수 있을까?

편집부 2019. 12. 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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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편집부] 스포츠마케터, 스포츠 기자 등 스포츠 전문 인력으로의 성장을 꿈꾸는 열정 넘치는 20대 대학생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프로농구 이야기를 전합니다. <점프볼>과 <더스파이크>를 펴내는 J&J 미디어는 청년핵심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인사이트 랩’과 MOU를 통해 2018년 하반기에 이어 2019년에도 대학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스포츠 미디어’ 분야의 취재 노하우 및 기사 작성 교육을 함께 했습니다. 주제 선정부터 취재, 현장설문 등 발로 뛰며 만든 결과물들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 본 기사는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대학농구 #흔들흔들]

대중들은 대학농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총 446명 중 32.4%(146명)는 ‘아예 농구에 관심이 없다’고 응답했고, 23.5%(105명)는 ‘대학농구에는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17.1%(76명)은 대학농구 리그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설문대상 인원 중 무려 73%가 대학농구에 무관심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심지어 자신이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대학교의 농구팀이 존재하는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대학 농구는 정말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셈이다.

농구의 본고장 미국의 겨우 NCAA가 NBA 못지 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넓은 저변과 탄탄한 프로그램을 토대로 NBA 스타들을 배출해왔다. 마찬가지로 KBL도 대학농구가 뒷받침하고 있다. 매년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되는 신인들의 절대다수는 대학농구를 거친 선수들이다. 그런 면에서 계속 지반이 약해지고 있는 대학농구는 한국농구의 미래를 걱정케 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물었다.


“우리학교 팀,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응답하라 #황금기]

그렇다면 대학농구의 인지도는 늘 지금과 같았던 것일까? 2019년 현재와 달리, 1990년대 대학농구의 인기는 뜨거웠다. 당시에는 하루에 1,500여 통의 팬레터를 받는 선수도 있었고, 선수들을 모델로 한 상품들이 제작되기도 했다. 또한 팬들은 농구경기의 관람권을 얻기 위해 새벽부터 경기장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2013년 방영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도 당시 키워드중 하나로 농구를 꼽아 스토리로 다뤘던 만큼 당시 대학농구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 인기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당시 대학농구를 시청했던 35세 이상 일반인 3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당시 대학농구가 가졌던 매력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 59.6%가 ‘라이벌 구도’, 20.2%가 ‘선수에 대한 팬심’이라고 응답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지속적인 중계방송, 투지 넘치는 경기, 선수들의 열정 등이 있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응답한 라이벌 구도는 동일설문에서 당시 응원했던 팀을 묻는 질문을 통해 드러난 연세대학교(35.1%)와 고려대학교(32.1%)의 결과를 통해 증명된다. 농구대잔치 시절을 함께했던 김경호 기자(경향신문)도 “연고전과 고연전은 피 튀기는 라이벌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기중계 이외에, 농구관련 프로그램들도 인기에 큰 역할을 했다. 동일설문에서 농구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로 47.8%가 선택한 MBC드라마 ‘마지막 승부’와 SBS만화 ‘슬램덩크’는 각각 최고 시청률 48%와 36%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마지막 승부’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톱스타 반열에 올랐고, ‘슬램덩크’의 만화책 누적 판매부수는 1억 부를 돌파했다. 농구관련 미디어의 흥행은 자연스레 대학농구의 인기로 이어졌다. 농구인기는 스타 탄생으로 이어졌다. 동일설문에서 ‘90년대 최고의 농구스타는?’ 이라는 질문에 이상민(19%), 현주엽(18%), 우지원(16%)과 같은 당시 대학선수들이 최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결과로 볼 때, 과거 대학농구의 인기요소는 라이벌 구도, 미디어의 지원, 프로농구와의 교류, 스타선수라는 크게 4가지 요소로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대학농구의 황금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이었던 대학농구의 인기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이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현재 대학농구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노력은 #현재진행형]

앞서 언급한 과거 황금기의 인기요소들은 사실 지금의 대학농구에도 존재하고 있다. 당시 대학농구의 성공이 지금과 차별화된 획기적인 운영의 성과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시대적 차이’, 이것이 황금기와 현재 대학농구가 큰 격차를 보이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미디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기술적 한계, 매체 부족 등으로 인해 TV중계 이외에는 대학농구를 접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매체의 부족이 오히려 직접 경기를 보고자하는 욕구를 자극했고, 대중들의 발걸음을 경기장으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오늘날 대중들은 과거보다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를 소비하고 있고, 굳이 경기장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 중계나 하이라이트를 통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이나, 동시에 비교적 미디어의 힘이 못 미치는 현재 대학농구의 인기감소 요인이 되었다. 프로농구와의 교류, 스타선수의 유무 관점을 살펴보면 지속적인 주최는 무산되었지만 프로, 상무, 대학팀이 출전하는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도 진행했으며, 여러 눈길가는 청소년 대표팀 출신 스타들도 있다.


과거에 비해 가장 큰 변화는 대학농구 ‘리그’의 탄생이다. 리그출범은 대학농구가 그만큼 확장되고 안정되었음을 뜻한다. 10번째 시즌을 치른 대학농구리그는 현재 한국 대학스포츠 협의회(이하 KUSF)가 리그운영 예산을 지원하고, 대학농구연맹이 예산을 활용해 현장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우리는 협의회가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사항과 그것이 대학리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강종석 팀장(KUSF 홍보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KUSF는 모든 대학농구리그 경기를 생중계 중이다. 대학생들 사이에 유행할 수 있는 ‘짤’ 등 2차가공물 제작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네이버 스포츠에 ‘대학교 스포츠’ 섹션을 만들어 각 대학 매거진들이 자유롭게 기사를 게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자체적으로도 대학생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슬로건 공모전 진행이나 대학리그 10주년 기념 패치를 유니폼에 부착하는 등의 이벤트성 전략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대학농구에 접근성을 높이는 성과를 얻었으며, 실제로 대학리그의 모바일 시청자는 평균 1,500명, 최근 연고전은 중계시청인원 5만명에 달했다. 기타 경기영상의 조회 수들을 합산하면 프로에 비해도 나쁘지 않은 수치다. 순수한 인기로는 과거에 비할 바 아니지만, 현재 대학농구를 이만큼 노출시킨 것은 큰 성과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홍보 전략과 지원은 실제 얼마나 성과가 있었을까? 대중들의 지각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대학농구리그 관중 100여명을 대상으로 현장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들은 대부분 ‘학교홍보’(30.1%), ‘지인’(24.1%)을 통해 대학스포츠를 알게 되었으며, 협의회 홍보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응답자는 3.6%에 그쳤다. 또한 추가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을 통해 현재 대학농구의 문제점을 400여명의 대학생들에게 응답을 구했다. 

결과는 ‘대학농구 홍보 부족’(69.9%)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관중을 즐겁게 해줄 다양한 이벤트 부족’(27.3%)이 뒤를 이었다.


조사결과, 대학리그 관중들은 협의회의 홍보를 크게 지각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으며, 이는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대학리그에 참가중인 선수 5명과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선수들은 교내 서포터즈의 활동이 더 관중유입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며, 리그의 발전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 중, 이정현(연세대학교)은 “아무래도 대학리그는 거의 체육대학 학생들만 보러오는 경우가 많고 타 학과 학생들은 경기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홍보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대학농구 인기도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응답했다.

협의회의 노력으로 리그의 접근성이 향상된 것은 분명하나, 대중들의 인지가 부족해 그 효과는 미미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협의회의 전략이 대학리그 주 소비자인 20대들의 요구와 부합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들이는 노력만큼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홍보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홍보전략 #바꿔보자]

우리는 자료 조사과정에서 얻은 정보에 착안해 몇 가지 방안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미디어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이다. 스포츠의 인기요소에서 스토리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NCAA의 인기요인을 조사한 칼럼들의 공통적 의견도 바로 이 스토리의 활용이다. NCAA는 학교·지역·역사 간의 다양한 라이벌 구도, 팀이나 선수가 가진 감동적이거나 흥미로운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 스토리를 홍보하고, 이를 통해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낸다. 대중의 이목을 끌만한 리그 내 요소들을 파악하고, 이를 보다 파급력 있는 외부 미디어 채널들과 협약해 활용하고 홍보할 수 있다면, 기존에 진행하던 방식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대학이 함께하는 홍보다. 대학농구의 경기가 있는 날에도 교내에 현수막이나 홍보배너 하나 제대로 걸려있지 않은 것이 현 실태다. 앞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선수들로부터도 경기의 흥행은 서포터즈에 의존도가 크며 대학에서 경기일정 홍보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구체적인 방안에는, 협의회와 대학이 협력해 교내 공모전 및 대회를 개최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대학이 교내에서 대학농구 광고 공모전을 개최한다면 교내농구팀에 대한 재학생들의 인지도도 높일 수 있고, 참신한 광고들도 확보 및 활용할 수 있다. 또는 대학농구의 축제화를 통해 다양한 학과들의 장점을 살린 참여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영학과에서는 리그홍보에 관한 마케팅 경진대회를, 디자인 관련 학과에서는 농구팀 로고나 마스코트에 대한 실기대회를 여는 등의 방식으로 대학농구와 대학문화의 활성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 대학농구리그는 이러한 쌍방향적인 마케팅을 통해 지금보다 대중들의 유입이 쉬운 리그로 거듭나야만 황금기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부흥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PILOGUE | 뽈인러브팀 명단

팀장_ 김시원

자료조사_ 권기범, 강미소, 김드림, 김민지, 김상명, 김연준, 김윤하, 김정겸, 김종민, 김태우, 김형석, 동상현, 문종석, 천서연, 민현하, 박경덕, 박남현, 박상모, 반태승, 방진희, 변준휘, 설효지, 안윤기, 양원석, 위문창, 유훈희, 윤재민, 표정연, 이병헌, 이재원, 이혜진, 정지광, 정현수, 조현수, 최진욱, 한상혁, 한상현, 한승민, 홍수빈, 황준석

기사작성_ 최진욱, 한상혁, 유훈희, 민현하, 한상현

[대학리그 관심도 조사]
권기범(부팀장_조장), 강미소, 김드림, 김민지, 김상명, 김연준, 김윤하, 김정겸, 김종민, 김태우, 김형석, 동상현, 문종석 (총 13명)

[과거의 대학농구 인기 근원 조사]
천서연(커뮤니케이터_조장), 민현하, 박경덕, 박남현, 박상모, 반태승, 방진희, 변준휘, 
설효지, 안윤기, 양원석, 위문창, 유훈희, 윤재민 (총 14명)

[대학농구 실태 조사]
표정연(서기_조장), 이병헌, 이재원, 이혜진, 정지광, 정현수, 조현수, 최진욱, 한상혁, 한상현, 한승민, 홍수빈, 황준석 (총 13명)

# 글_ 뽈인러브팀(김시원 팀장 외)
# 사진_ 뽈인러브팀, 문복주, 한필상 기자 
# 취재 및 기사작성 자문_손대범 편집장, 박진호 편집장(월간 루키 더 바스켓)
  2019-12-02   편집부(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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