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Conditioning] 한화 이글스 하주석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12.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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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꽃

하주석에게 지난 두 시즌은 좌절의 시간이었다.팀은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진출했지만 본인은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그는 반등을 위해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2019시즌을 앞두고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십자인대 파열로 5경기 만에 1년 농사를 마무리했다. 고통스러운 무릎보다 그를 더 괴롭힌 것은 마음이었다. 온전한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과 제대로 풀리는 게 없던 2년의 세월. 괴로움에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 순간, 그는 포기가 아닌 재도약을 택했다. 야구에 대한 열망으로 역경을 딛고 만개를 꿈꾸는 한화 이글스 하주석. 절실함으로 2020년을 준비하는 그를 만났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ESC GYM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올 시즌 아쉽게도 경기장에서 자주 볼 수 없었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10월 21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하주석입니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니까 어색하네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웃음) 시즌 초반에 아쉽게 다치는 바람에 팬분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는데요. 그만큼 더 보답하고자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몸 상태는 어떤가요?

최근에 마지막 검진을 받았어요. 상태도 좋고 MRI 결과도 이상이 없다고 나와서 기뻐요. 집도하셨던 의사 선생님도 경과가 좋다고 긍정적으로 말했고요. 러닝도 가능하다고 해서 요즘 가볍게 조깅을 하고 있어요.

다리에 힘도 많이 붙었나요?

검사해보니까 80% 정도까지 올라왔더라고요. 꾸준히 조깅을 하면 100%까지 빠른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재활이 잘 돼서 뿌듯합니다.

기억하기 싫겠지만 시즌 초반 큰 부상을 당했어요.

송구를 하다가 떨어졌는데 너무 아팠어요. 구급차를 타고 가면서는 생각보다 통증이 덜 하길래 코치님한테 “내일이면 할 수 있겠죠?”라고 했죠. 그런데 “안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병원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믿기지 않았어요. 이런 심한 부상은 처음이었고 저한테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예상을 못 했으니까요.

충격을 받고 집에서 울었다고요.

그날 좀 많이 울었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주위에서 도와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빨리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어요.

지난 시즌 아쉬운 성적과 올해 부상까지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어요.

다 털었습니다. (웃음) 과거는 과거일 뿐이잖아요. 작년에는 확실히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 준비를 더 철저히 했는데 뜻하지 않게 다치면서 허탈하고 괴롭기도 했어요. 하지만 되돌아보니까 다친 기억도 배울 점이 있더라고요. 이 시간을 헛되지 않게 보내려고 최선을 다하게 되고요. 올해 이루지 못한 것들은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가서 내년 시즌에 마음껏 펼치고 싶어요.

고난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단단한 마음가짐을 줬군요.

맞아요.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전보다 달라졌어요. 시야도 넓어졌고요. 재활을 위해 팀에서 떠날 때 한용덕 감독님께서 “야구를 밖에서 바라보면 다른 부분이 보일 거다”라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그런 경험이 없으니까 몰랐는데 이제는 좀 알 것 같아요.




밖에서 얻은 깨달음이 궁금해지는데요.

야구선수가 아닌 사람 하주석으로서 느낀 것들도 있었고 여러 면에서 배웠죠.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요.) 영업비밀이라 안 됩니다. (하하)

야구에 대해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하던데 이것도 영업비밀인가요?

그럼요. 카메라 앞에서 절대 공개 안 합니다. 안 돼요. 안 돼. (웃음) 농담이고 공부를 했다기보다 전에 한 경기들을 돌이켜 보며 기본적인 플레이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나와 맞지 않는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는 걸 자각하게 됐어요. 놓치고 지나간 것들을 상기하는 시간도 가졌고요. 스프링캠프까지 이런 점들을 잊지 않고 잘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야구를 밖에서 지켜봤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시간이 없어서 자주는 못 봤지만 ‘내가 저기에서 뛰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됐나’라는 생각에 상심도 하다가 나중에는 팬의 입장에서 우리 팀이 이겼으면 좋겠더라고요. 빨리 나아서 같이 뛰고 싶고 그랬어요.

힘들 수 있는 병원 생활이 지인들의 병문안으로 위로가 됐다고 들었어요.

경기 끝나고 새벽에 (정)근우 선배, (이)성열 선배가 홍삼 음료를 사 들고 오신 적이 있어요. 늦은 시간에 몸도 피곤하셨을 텐데 너무 감사했죠. 동창들도 아기랑 같이 오고요. 가장이 된 친구들을 보니까 신기하고 아기들이 너무 귀여웠어요. (웃음) 덕분에 아프다는 생각이 들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팬들도 깜짝 이벤트로 편지를 선물했다면서요.

편지를 책으로 만들어서 형 가게로 보내주셨더라고요. (책으로 할 정도면 정말 많았나 봐요.) 빠짐없이 다 읽어봤어요. 올해 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속상하셨을 텐데 이렇게 위로와 마음을 전달해주셔서 감동이었어요. 많은 분이 저를 응원해주시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껴 경기장에 있을 때보다 감사함이 더 컸습니다. 하나하나 편지를 읽어가면서 지금까지 팬분들께 못 한 것들을 더 해드려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퇴원 이후 재활을 위해 인천에 원룸을 구해 혼자 살았어요. 힘들지 않았나요?

워낙 홍남일 코치님께서 운동을 길게 시키셔서 집에 가면 9시 반, 10시 정도였어요. 그냥 자고 나왔죠. 외로울 틈도 안 주시고 진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되게 감사해요. 몸도 몸이지만 정신적인 부분도 잡아주셔서 빨리 회복할 수 있었어요. 재활이라는 게 조금 지루한데 전혀 그런 기분이 들지 않게 해주셨죠. 혼자 살면서 밥도 해 먹고 나름 재미있게 지냈어요.

본인도 간절했기에 열심히 한 게 아닐까요?

잘해보려다가 다친 거니까 간절할 수밖에 없었어요. 부상 이후 올해 목표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 열심히 하자’로 정했거든요. 이 마음으로 매일 전력을 다했죠.

지금은 장소를 옮겨 서울에서 훈련하고 있어요.

코치님이 서울로 이사를 하셔서 저도 여기로 왔어요. (몸이 불편해 이사를 도와주진 못 했을 것 같아요.)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안 하겠어요. 감사한 분이고 도와주신 분이잖아요. 무거운 짐은 못 들지만 청소는 열심히 했습니다. (웃음)




#업그레이드된 절실함

그라운드를 밟게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요?

당연히 야구죠. 특별히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것보다 좋은 몸 상태에서 선수들과 훈련하고 싶어요.

장비를 착용하는 것도 오랜만이겠어요. 어색하지 않을까요?

직업이 야구선수인데 어색하지는 않죠. (웃음) 유니폼은 조금 낯설 거 같아요. 계속 밖에 나와 운동을 하다 보니 반바지에 반팔 티셔츠만 입었거든요.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에 들어서면 새롭게 출발하는 기분이지 않을까 싶네요.

스포츠 고글도 익숙한가요?

안 그래도 적응하려고 요새 운전할 때마다 착용하고 있어요.

오클리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선글라스 중에 저랑 가장 잘 맞아 아마추어 시절부터 써 왔어요. 스포츠 고글 말고 일반 선글라스 모델도 눈이 편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쓰고 다니는 안경은 다 오클리예요.

반가운 얼굴이 한화에 합류했어요. 정민철 단장입니다. 연락은 해봤나요?

워낙 외모가 출중하신 분이라 한화의 외모 순위를 올려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웃음) 단장님은 코치를 할 때도 선수단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려고 노력하셨는데 그 기억이 좋게 남아 있어요. 해설위원을 하면서도 후배들에게 살갑게 해주셨고요. 그런 부분이 팀을 똘똘 뭉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빨리 만나고 싶어요.

다음 시즌은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요?

지금처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예요. 언제 다쳤냐는 듯 전보다 더 건강해진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한화 역시 다음 시즌 도약을 해야 합니다. 그만큼 책임감이 있겠어요.

올해 하위권에 머물러서 마음이 아팠어요. 무겁기도 했고요. 저를 포함해 모든 선수가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합류한다고 해서 엄청난 순위변동이 있지는 않겠지만 재활 기간에 느꼈던 것들을 잘 녹여내서 팬분들한테 올해 죄송했던 점들을 갚고 싶어요.

1년 가까운 시간 끝에 다시 복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주석에게 다시 돌아온 야구란 무엇입니까?

다치기 전에도 항상 야구가 간절했지만 그 간절함이 이번엔 더 크게 다가왔어요. 3배, 10배?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예요. 살면서 이렇게 절실했던 적이 없어요.

그 절실함이 꼭 다음 시즌 빛을 발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잊지 않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복귀를 하게 됐습니다. 착실하고 완벽하게 준비해서 내년에 꼭 좋은 모습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죄송합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104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4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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