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2019 골든글러브, 오로지 기록으로만 뽑는다면?

조회수 2019. 12. 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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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기록을 중심으로 선정한 2019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는?

2019 KBO리그는 정규 시즌 최종일에 극적으로 시즌 1위를 확정지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및 통합 챔피언 등극으로 귀결되었다. 지난달 25일에는 정규 시즌 MVP와 신인왕, 그리고 개인 타이틀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KBO리그의 마지막 공식 행사는 금일(12월 9일) 거행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다. KBO리그 관련 미디어 관계자들의 투표를 통해 투수부터 지명타자까지 총 8개 부문 10명의 최고의 선수를 선정한다.

타격 지표를 따지는 실버 슬러거와 수비 지표를 따지는 골드글러브를 구분해 시상하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KBO리그는 하나로 뭉뚱그려 골든글러브로 시상한다. 따라서 지표가 직관적이지 않은 수비 능력보다는 타격 지표가 중시될 수밖에 없다.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놓고 경합이 예상되는 샌즈, 이정후(키움), 로하스(kt), 박건우(두산) (사진 : OSEN) 

투표권을 가진 미디어 관계자들의 투표 공정성도 매년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의 유명세나 팀 성적, 그리고 인기 구단 소속 여부에 따라 수상이 영향받는 것은 물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은 골든글러브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긴 세월 반복적으로 지적받아왔다.

그렇다면 여러 변수를 제외하고 오로지 정규 시즌 기록을 중심으로 평가했을 때 2019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가장 적합한 선수들은 누구일까?

소속 구단의 성적이나 인기, 선수의 유명세, 국적 등을 배제하고 오직 기록을 중심으로 선정한 부문별 최고의 선수들을 확인해 보자

1. 투수 부문 - MVP 린드블럼 유력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2019 KBO리그의 정규 시즌 MVP는 린드블럼(두산)이었다. 그는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다승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승률 0.870 189탈삼진으로 승률 및 탈삼진 타이틀도 획득해 3관왕에 오르며 MVP까지 석권했다. 린드블럼은 194.2이닝을 던져 리그 최다 이닝 소화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과거 MVP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경우가 두 차례 있었다. 린드블럼은 외국인 투수로서의 핸디캡도 있다. 하지만 20승 고지에 유일하게 오른 데다 두산의 통합 우승을 주도했기에 린드블럼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매우 유력하다. 메이저리그 복귀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린드블럼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가를 공표했다. KBO리그의 팬들에 마지막 인사를 직접 건넬 듯하다.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MVP 린드블럼 (출처: KBO야매카툰)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케이비리포트 기준)가 린드블럼(7.26)보다 유일하게 높았던 투수는 7.43의 양현종(KIA)이다. 그는 16승 8패 평균자책점 2.29로 린드블럼을 제치고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획득했다. 5월 이후 부터 시즌 종료 시점까지의 퍼포먼스만 따지면 가장 압도적인 투구를 보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의 극심한 부진과 불운으로 인해 골든글러브는 차점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린드블럼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김광현(SK)은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 WAR 6.66을 기록했다. 2008년 골든글러브를 한 차례 수상한 바 있는 김광현의 두 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친 뒤 미래에 성사될지 지켜봐야 한다.

2. 포수 부문 - ‘125억 포수’ 양의지의 독주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1년 전 FA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것은 최고 포수 양의지였다. 그는 FA 자격을 취득해 125억 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역대 포수 FA 최고액이었다.

양의지는 2019시즌 타격 3관왕을 차지하며 보란 듯이 맹활약했다. 타율 0.354 출루율 0.438 장타율 0.574로 해당 부문 타이틀을 휩쓸어 3관왕에 등극했다. 그의 WAR 7.02는 KBO리그 야수 중 당당히 1위다.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확정적인 NC 양의지 ⓒ OSEN

NC는 나성범이 시즌 초반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었지만 양의지가 공수를 주도해 2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4회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양의지의 다섯 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은 확정적이다.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 중 양의지를 제외하고 눈에 띄는 선수는 박세혁(두산)과 최재훈(한화)이다. 두 선수 모두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양의지, 박세혁, 최재훈이 두산 베어스에서 과거 한솥밥을 먹었다는 점에서 두산은 ‘포수 사관학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3. 1루수 부문 - 홈런왕 박병호 유력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런왕은 캐딜락을 몰고 타격왕은 포드를 탄다’는 오래된 야구 격언처럼 홈런왕의 가치는 ‘최고 타자’라는 말과 직결된다. 2019시즌 KBO리그 홈런왕은 33홈런의 박병호(키움)였다.

새롭게 도입된 공인구 반발력의 저하로 KBO리그의 홈런은 대폭 감소했지만 박병호는 홀로 30홈런 고지에 등정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박병호는 WAR도 1루수 중 가장 높은 5.14였다.

33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한 키움 박병호 ⓒ OSEN

오재일, 로맥, 러프도 1루수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 중 홈런은 물론 OPS(출루율 + 장타율) 및 WAR까지 하나라도 박병호를 능가하는 기록을 남긴 선수는 없었다. 지난해까지 4회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박병호의 다섯 번째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은 매우 높다.


4. 2루수 부문 - 박민우 첫 황금장갑 유력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2019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박민우의 첫 수상이 유력하다. 그는 시즌 후반까지 타격왕 경쟁에 가세하며 타율 0.344로 리그 3위에 올랐다.

박민우의 WAR은 4.7로 2루수 중 가장 높다. 그를 제외하면 WAR 3을 넘긴 2루수조차 없다. 양의지와 함께 박민우가 NC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골든글러브 수상이 확실시되는 NC 박민우 (출처: KBO야매카툰)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획득하며 통산 3회에 걸쳐 수상한 안치홍(KIA)은 타율 0.315로 3할 타율을 넘겼지만 홈런은 지난해 23개에서 올해 5개로 오그라들었다. 공인구 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손가락 부상도 타격에 영향을 미쳤다. 수비에서도 불안을 노출하며 WAR은 2.7에 그쳤다. FA최대어로 기대받던 안치홍의 계약이 답보 상태인 이유다.

이학주의 입단으로 2루수로 전환된 김상수(삼성)는 프리미어 12 국가대표에도 발탁되며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타율 0.271 5홈런 38타점 OPS 0.713 WAR 2.6으로는 박민우를 넘어서기 어려울 듯하다.


5. 3루수 부문 - 최정의 통산 6회 수상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올 KBO리그 골든글러브는 대부분의 수상자들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포지션 별로 독보적 활약을 펼친 선수가 많았다. 3루수 부문 최정(SK) 역시 마찬가지다.

최정은 타율 0.292 29홈런 99타점 OPS 0.918을 기록하며 WAR은 무려 6.6을 기록했다. 30홈런과 100타점에서 각각 하나만이 모자랐을 뿐이다. 최정의 활약이 있었기에 SK는 정규 시즌 1위 독주를 시즌 막판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5번에 걸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최정은 올해로 6번째 수상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저평가 우량주’는 황재균(kt)이다. 그는 타율 0.283 20홈런 67타점 OPS 0.824로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WAR은 3.67이었다. 하지만 최정의 압도적인 지표로 인해 황재균의 첫 황금장갑은 내년 이후를 기약해야할 듯하다.


6. 유격수 부문 - ‘신 평화왕’ 김하성의 2년 연속 수상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유격수 골든글러브 역시 이견이 없을 듯하다. ‘새로운 평화왕’ 김하성의 2년 연속 수상이 확정적이다. 그는 타율 0.307 19홈런 104타점 OPS 0.880을 기록하며 100타점을 넘어서 타점 부문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00타점을 돌파한 키움 김하성 ⓒ OSEN

김하성의 시즌 도루는 33개로 박찬호(KIA, 39도루)에 이어 2위였다. 한 마디로 공수주에서 종횡무진이었다. WAR은 6.6으로 양의지에 이어 리그 야수 중 2위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매년 기량이 성장하는 김하성이 내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수상과는 거리가 있을 듯하지만 심우준(kt)의 성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우준은 올해 타율 0.279 3홈런 28타점 OPS 0.668 WAR 1.65를 기록했다. 그가 공수에서 성장을 입증하며 기여했기에 kt 위즈는 창단 후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향후 심우준이 리그 정상급 유격수 반열에 올라설지 주목된다.

7. 외야수 부문 - ‘1년 전 눈물’ 로하스 첫 수상 가능?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를 가리지 않고 3명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키움 히어로즈 두 선수가 일단 유력하다. 샌즈(키움)는 타율 0.305 28홈런 113타점 OPS 0.939로 타점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샌즈의 WAR은 6.09로 KBO리그 외야수 중 가장 높다.

이정후(키움)는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타율 0.336 6홈런 68타점 OPS 0.842를 기록한 것은 물론 193안타로 최다 안타 2위에 올랐다. 천재적인 타격 기량을 뽐내는 이정후의 괄목성장은 KBO리그의 볼거리 중 하나다.

문제는 나머지 한 명의 수상자다. 기록만 놓고 보면 로하스(kt)가 수상하는 것이 당연하다. 로하스는 타율 0.322 24홈런 104타점 OPS 0.911을 기록했다. 그의 WAR 5.56은 샌즈에 이어 리그 5위, 외야수 2위다.

수상 여부가 주목받는 로하스 (출처: KBO 야매카툰)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 성적과 외국인 선수의 불리함으로 인해 로하스가 실제로 수상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지난해에도 그는 타율 0.305 43홈런 114타점 OPS 0.978 WAR 6.1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음에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투표 7위에 그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로하스를 위협하는 선수는 두산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박건우다. 그는 타율 0.319 10홈런 64타점 OPS 0.862 WAR 4.49를 기록했다. 박건우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남겼지만 로하스와 비교할 정도의 성적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팀 성적과 선수의 국적으로 인해 현실적으로는 박건우의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이 높다.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종료된 뒤 논란이 일어난다면 외야수 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8. 지명타자 부문 - 페르난데스가 최형우 제칠 듯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페르난데스는 KBO리그 사상 최초로 가장 성공한 쿠바 출신 외국인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 그는 타율 0.344 15홈런 88타점 OPS 0.892 WAR 4.8을 기록했다. 200안타에 3개가 부족한 197안타로 최다 안타 1위에 올라섰다.

두산 타선의 파괴력이 지난해보다 처진 가운데 새롭게 영입된 페르난데스가 없었다면 통합 우승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외국인 타자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에게 페르난데스는 ‘복덩이’였다. 페르난데스는 KBO리그의 쿠바 출신 첫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 출신 KBO리그 첫 골든글러브 가능성이 높은 두산 페르난데스 ⓒ OSEN

최형우(KIA)는 타율 0.300 17홈런 86타점 OPS 0.898 WAR 4.47을 기록했다. 2년 전 통합 챔피언 KIA의 7위 추락 속에서도 최형우는 에이징 커브를 늦추며 고군분투했다.KIA의 전반적인 세대교체가 가파르게 진행 중인 가운데 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최형우가 2020년 KIA의 반등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2019 골든글러브 수상자: 케이비리포트/기자단 투표 예상]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원문: 이용선 칼럼니스트/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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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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