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0년대 슈퍼스타 정권교체..'양박 쌍용' 지고 손흥민 뜨고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2019. 12. 2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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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기성용. 이석우 기자

2010년대 한국 축구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양박쌍용’ 체제가 무너졌고, 이제는 완벽한 손흥민(토트넘)의 시대다. 여기에 맞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들도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 미래 또한 밝아졌다.

2010년대 초기, 한국 축구를 이끄는 중심은 크게 4명의 선수였다. 박지성(은퇴)과 박주영(서울)의 ‘양박’, 그리고 기성용(뉴캐슬)과 이청용(보훔)의 ‘쌍용’이었다. 이들은 당시 한국 축구의 ‘판타스틱 4’였으며, 일본에서는 이들의 영문 성 앞글자를 따 PPKL 라인이라 부르기도 했다.

조합도 좋았다. 당대 한국 최고의 원톱 박주영에 파괴력 넘치는 드리블과 스피드를 자랑했던 측면 공격수 이청용, 중앙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는 박지성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사실상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던 기성용까지. 이들이 함께 뛸 때 한국 축구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들의 위력이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잘 나타난 대회가 바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다. 당시 4명 모두 유럽에서 뛰고 있었고, 기량도 최절정에 올라 있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신화를 썼다. 당시 한국이 기록한 6골 중 4골이 이들의 발끝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후 이들의 시대는 급격하게 저물기 시작했다. 무릎 부상에 시달리던 박지성은 이후 은퇴를 선언했고, 박주영도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이후 경기력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청용은 2011년 다리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한 뒤 기량이 전성기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했으며, 유일하게 버틴 기성용만이 이후 대표팀의 ‘캡틴’으로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이렇게 ‘양박쌍용’의 시대가 저물고, 그 뒤를 이어받은 것이 바로 손흥민이다.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 스카우트되면서 일약 화제를 모았던 손흥민은 2년 뒤 함부르크와 4년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런 손흥민이 언제쯤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것인가는 늘 관심사였다. 남아공 월드컵 때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손흥민은 2010년 12월 생애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발탁됐다. 이후 기량을 만개하기 시작하면서 일약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모두 참가했고, 특히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부터는 대표팀의 주장도 맡게 됐다. 결과가 아쉬워 늘 눈물을 흘렸기에 ‘울보 이미지’가 강했던 손흥민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김학범호에 합류해 한국의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끌며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소속팀에서도 에이스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15년 8월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뛰어든 손흥민은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펼쳤던 첫 시즌을 제외하고, 매 시즌 두 자리수 득점을 올리며 팀의 주축이 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1~2차전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상대로 총 3골을 만들어내며 팀을 결승에 올려놓는 일등공신이 됐다. 과거 박지성이 뛰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은 토트넘이 ‘국민 구단’의 지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등장과 더불어 향후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6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고 자신은 최우수선수(MVP)가 된 이강인(발렌시아)은 벌써부터 성인대표팀 경험을 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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