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완봉승' 자신감 찾은 NC의 미래 김영규 "올 시즌엔 꾸준히 더 길게"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2020. 1. 2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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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승재 기자)

[스포츠한국 창원=윤승재 기자] 지난 시즌 김영규(19)는 KBO팬들을 두 번 놀래켰다. 프로 2년차이자 1군 데뷔 시즌 투수답지 않은 씩씩한 투구로 시즌 초반 무섭게 승수를 쌓아갔고, 시즌 막판에는 2000년생 최초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2019시즌 초 김영규는 그야말로 ‘신인왕’ 페이스였다. 2018시즌 마무리캠프와 2019시즌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새 시즌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깜짝 합류한 2년차 김영규는 초반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하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씩씩한 투구로 삼진을 잡아내는 반면, 볼넷을 최대한 주지 않는 과감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무력화했다. 4월까지 김영규는 6경기에 나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2년차 ‘신인왕’에 한 걸음 성큼 다가섰다.

하지만 김영규는 5월 들어 점점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5월 초반 세 경기에서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대량 실점하고 조기 강판됐고, 결국 이동욱 감독은 김영규가 체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이후 김영규는 세 차례 2군을 오가면서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동욱 감독은 그에게 “너만의 모습이 없어졌다. 자신만의 것을 찾아오라”라고 주문했고, 김영규는 2군에서 묵묵히 자신감과 구위를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2019년 9월 27일은 김영규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날 김영규는 2000년생 최초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그리고 다시 잡은 선발 기회. 이미 순위가 결정돼 한층 부담이 없는 경기에서 김영규는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9월 27일 LG전, 김영규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최고의 피칭으로 새 역사를 썼다. 9이닝 7피안타 8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완봉승. 2000년생 최초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면서 2019시즌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19시즌 김영규의 최종 성적은 30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5.29. 비록 중간중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시작과 끝을 좋게 마무리한 김영규였다. 김영규는 지난 시즌 자신에게 “60점”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과 끝은 좋았지만 중간이 좋지 않아 딱 절반인 50점을 주고 싶다. 하지만 1군 첫 해였으니까 조금 가산점을 줘도 되지 않을까 해서 60점으로 매겼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영규 스스로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 해라고 평가했다. 중간에 부진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던 모양. 그는 “처음 1군에서 시즌을 보내다 보니까 초반에 너무 힘이 들어간 것 같다. 그러다보니 시즌을 길게 보지 못했고 시행착오를 겪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김영규는 당시를 되돌아보며 “완봉 생각은 절대 없었다. 하지만 2군에서 잘 준비하고 돌아와 힘도 넘쳤고, 또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던지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면서 “평생 남는 기록이니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마무리가 좋았던 만큼, 다음 시즌 시작이 기대가 되는 김영규다. 자신감을 되찾았고, 무엇보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만의 루틴이나 노하우를 찾아냈다.

김영규는 “지난 시즌에는 그냥 흘러가듯이 시즌을 보냈다면, 지금은 조금 요령이 생겼다. 비시즌 동안 체력 운동에 집중하면서 트레이너 선생님들과 함께 내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다”라면서 “올 시즌에는 좀 더 오랫동안 1군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목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구종 2개에만 의존했던 모습도 확 바꾸고자 한다. 김영규는 “제3의 구종을 장착시키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다”라면서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를 연구 중인데 계속 연습해서 시즌 맞춰서 준비할 수 있도록 다듬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NC 이동욱 감독은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 후 “확실한 토종 선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박진우와 구창모, 이재학, 최성영 등이 외국인 선발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세 자리를 꿰찼지만 체력 문제나 부상 문제로 꾸준하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한 이 감독이었다.

김영규가 지난 시즌 시작과 마지막에 보여줬던 모습이라면 그 역시 올 시즌 토종 3선발 후보에 도전할 수 있다. 김영규는 “일단은 팀이 원하는 보직에 맞게 잘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는 생길 수 있다”라면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비록 시행착오는 많았지만 1군 생활도 한 시즌 경험했고 가능성도 보였다. 이제는 꽃을 활짝 피울 때다. 김영규는 다가오는 시즌 각오로 “지난 시즌에는 팬분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끔 열심히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upcom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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