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와 한 달 간 만남 無..FA 고효준 은퇴 고려

이형석 2020. 2. 1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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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2020년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의 유일한 미계약자로 남아있는 고효준(37)이 은퇴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스토브리그에 FA 자격 행사를 신청한 선수는 총 19명이다. FA 시장에 찬바람이 몰아닥친 가운데 지금까지 총 17명이 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롯데 마무리 투수로 뛴 손승락은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사실상 FA 미계약자는 좌완 투수 고효준뿐이다. 때문에 KBO가 17일 발표한 현역 선수 명단에서도 빠져 있다.

일단 원소속구단 롯데와 협상은 진척된 것이 없다. 협상의 문이 거의 닫힌 상태다. 양 측에 따르면 1월 중순 계약 조건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뒤, 이후 한 달 넘도록 특별히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없다.

롯데는 지난 1월, 최초 조건을 제시한 뒤 고효준 측에 48시간 이내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고효준은 사인하지 않았다. 앞선 만남 때 구단에서 이미 밝힌 대로 2차 제시 조건은 최초 제시보다 금액이 더 낮아졌다. 구단이 고효준에게 제시한 최종 계약 조건은 최대 2년(1+1년)으로, 연봉은 2019년(9000만원) 연봉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월 원소속구단 한화와 1+1년 최대 5억원(1년 차 연봉 1억7000만원, 2년 차 연봉 2억3000만원)에 사인한 윤규진의 계약 조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단 타 구단의 영입 의사도 전혀 없다.

롯데는 협상 초반부터 선수 측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 지난해 김민성(키움→LG)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보상 선수 없이 현금만 오갔지만, 롯데는 현금 없이 20~25인 외 보호선수 한 명을 받는 것으로 원한다. 롯데 구단은 "선수를 받지 않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했다. 롯데는 2018년 1월 채태인을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부터 좌투수 박성민을 받는 1:1 트레이드를 했다. 고효준이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는 아닌 만큼 1983년 출신의 베테랑 투수를 영입하면서 1군 주전급에 가까운 선수를 내줄 구단은 거의 없다. 한 달 넘게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과 특별한 소문이 없는 만큼 성사 가능성은 떨어진다.

올해에도 10개 구단 중 총연봉 1위를 기록한 롯데는 과거와 달리 FA 계약에 거금을 투자하지 않고 있다. 안치홍(2+2년 최대 56억원)과 전준우(4년 총 34억원)와 계약하면서도 합리적 지출을 추구했다. 다만 1군 스타플레이어와 베테랑과의 계약에선 온도 차가 꽤 있다.

돌고 돌아 다시 거인 유니폼을 입은 고효준은 프로 입단팀에서 마무리를 원한다. 고효준은 2002년 롯데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입단했으나 이듬해 방출됐고, 2017년 말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아 KIA에서 옮겨왔다. 프로 무대에서 18년을 뛰며 처음으로 FA 자격을 획득해 이번에 행사했다. FA 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쳤지만 지난해 팀 내 최다인 15홀드에, 전체 일정의 절반이 넘는 75경기에 나서 리그 등판 1위에 오른 만큼 보다 좋은 대우를 희망한다. 지난해 시즌 평균자책점은 4.76이었으나 수비와 무관한 평균자책점은 3.93이다.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데다 계약을 놓고 간극도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악의 경우까지 고려 중이다. 고효준 측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현역 연장 보다) 은퇴 쪽에 훨씬 무게를 둬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롯데 구단 역시 곧 실전 경기에 돌입하는 만큼 올 시즌 전력 구상에선 사실상 제외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시한 계약 조건이 합리적이었는지 여부를 떠나 롯데가 팀 내 세이브 1위 손승락에 이어 팀 내 홀드 1위 고효준마저 놓친다면 전력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캠프를 떠나기 전에 "캠프 명단은 39명으로 조율했지만 (손승락과 고효준이) 계약을 마치고 합류한다면 언제든 활용할 계획을 하고 있다. 좋은 공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활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FA 협상은 마지막까지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 진행될지 모른다"며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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