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 골퍼] 비거리 증가의 몇가지 요소들

조회수 2020. 2. 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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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컬럼에서는 USGA와 R&A의 비거리 분석 보고서에 대한 전체 요약 내용을 살펴 보았습니다. 한 마디로 비거리의 증가는 골프라는 게임에는 해가 된다는 것이 USGA와 R&A의 입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비거리의 증가가 실제로 발생했다는 가정하에 어떤 요소들이 비거리의 증가를 이끌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작가 소개: 골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며, 누군가가 저로 인해 한 타를 줄였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목표로 글을 쓰는 골프 칼럼니스트 김태훈입니다.

<usga와 R&A의 비거리 분석 리포트에 대해, ’왜 비거리를 줄이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인터뷰한 제이슨 데이의 모습, 출처: 게티이미지>

<1990년대 이후 – 장비의 발전 >

USGA와 R&A의 입장을 보면, 비거리의 증가에 있어, 골프 장비의 발전이라는 ‘주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골프 장비, 특히 골프 클럽과 골프볼이 소재와 제조 공법 등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에 몇 가지 주목할만한 기술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 클럽 디자인의 변화  : 기존 보다 훨씬 큰 헤드 사이즈를 가진 드라이버가 등장했는데, 이러한 드라이버 헤드의 등장에는 소재 측면의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티타늄 헤드가 도입되면서, 관성 모멘트, 반발력이 우수한 제품들이 다수 소개 되었습니다. 

- 골프볼의 변화 : 1990년대 말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와운드(Wound) 골프볼은 2000년대 초반, 솔리드 코어를 가진 골프볼로 급격하게 대체가 됩니다. 타이틀리스트의 Pro V1을 필두로 한 우레탄 골프볼, 그리고 3겹 이상의 구조를 가진 제품들이 투어에서 주력 제품으로 사용이 됩니다.

장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클럽과 골프볼의 변화는, 투어 레벨에서 급격한 비거리 증가를 이루어내게 됩니다. PGA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에서 비거리 기준 상위 20명의 평균 비거리가 처음으로 300야드를 넘게 되었고, 투어의 평균 역시 286야드에 달하게 됩니다. (1990년 중반 이전까지의 평균 드라이빙 거리가 263야드 였다는 사실을 감안해 보면, 무려 20야드 이상의 비거리 증가가 있었습니다.

<USGA와 R&A는 1990년 이후부터 2000년 까지를 클럽의 혁신을 통해 발전이 이루어졌던 구간, 2000년대 초반을 골프볼의 혁신에 의한 발전이 이루어졌던 시기로 명기하고 있습니다. 출처: USGA Distance Insights Report>

<2000년대 중반 이후 – 장비의 규제 >

USGA와 R&A는 골프 장비의 발전으로 인해 비거리가 증가하는 것, 바꾸어 말하면 골프가 가진 챌린지(Challenge)가 줄어든다는 사실에 대해 불편했을 것입니다. 이 때부터 골프장비 즉 골프클럽과 골프볼에 대한 물리적 테스트를 더욱 까다롭게 진행하게 됩니다. 사실 골프클럽과 골프볼에 대한 제한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다만 장비의 소재와 구조가 바뀌게 됨에 따라, 더 엄격한 기준, 그리고 더 정확한 테스트를 위한 새로운 측정 방식이 도입되게 됩니다. 이번 분석 보고서에서 언급한 내용 중 하나가 장비의 적법성(Conformance) 혹은 적합성 테스트를 향후에 좀 더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USGA와 R&A는 여전히 현재 장비 규정하에서도 비거리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클럽의 샤프트 길이를 늘리거나, 피팅 장비의 발전을 통해 더 최적화된 골프클럽과 골프볼을 사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사실 트랙맨과 같은 론치 모니터 (Launch Monitor) 기술의 보급과 발전을 통한 ‘피팅’을 통해, 많은 골퍼들이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사용하게 되면서 비거리와 같은 퍼포먼스의 발전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향후 장비를 추가적으로 규제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피팅 기술은 계속 발전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골퍼들에게 더 나은 퍼포먼스를 제공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할 것입니다.

<전세계 주요 투어에서의 드라이빙 비거리 변화, 그래프의 최상단에 USGA와 R&A가 새로 적용하고 있는 테스트 리스트가 있는데, 2000년대 초반 이후 많은 테스트가 추가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USGA Distance Insights Report>

<비거리의 증가 – 플레이어 그리고 코스 환경의 변화>

1990년대 이후 급격한 비거리 증가의 원인 중 하나가 장비의 발전이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플레이어 즉 골퍼의 관점입니다.  과거보다는 더욱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더 빠른 클럽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신체 상태를 가진 골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근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골프에 ‘필요한’ 근육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는 스윙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골퍼들에게 맞는 장비가 피팅을 통해 보급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코스 환경의 변화를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비거리 리포트의 기준이 캐리와 롤을 포함한 토털 비거리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페어웨이의 잔디 길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1990년대 이전 페어웨이의 잔디 길이가 0.5인치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 2000년대 중반 이후 약 0.25 인치 이하로 떨어지게 됩니다. 즉 골프볼이 떨어진 이후에 더 많이 구를 수 있는 환경, 즉 롤(Roll)이 많은 환경이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파란색 그래프가 페어웨이의 잔디 길이입니다. 1990년대 이후 급격하게 잔디의 길이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타이틀리스트 홈페이지>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더 긴 비거리를 원하고, 이러한 비거리를 얻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USGA와 R&A는 골프라는 게임, 특히 투어 레벨에서의 비거리 증가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1년 이내에 뭔가 새로운 조치들을 내리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실제 리포트 내용을 분석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아마추어의 비거리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이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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