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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명품 수비' 마차도, 롯데 내야는 달라질까?

조회수 2020. 2. 2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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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⑪ 롯데 자이언츠 타자 딕슨 마차도

'문제는 수비야!' 롯데 프로세스의 결론, 유격수 마차도가 입증해야!

롯데 마차도 (사진=OSEN)

바로 1년 전에도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던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창단 후 첫 10위라는 비극적 결말로 귀결되고 말았다. 양상문 감독을 포함한 새로운 코칭 스태프,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영입은 모두 실패로 판명됐다.

2019시즌 앞두고 단행했던 변화 중 시즌이 끝나고도 호평을 받은 것은 인기 치어리더의 영입이 전부였을 정도였다. 그렇게 롯데는 또 하나의 아픔을 남긴채 2020년대에 들어섰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롯데는 프런트 자체를 리빌딩하기로 했고, 그 결과가 현재 성민규 단장 체제이다. '프로세스 정립'이라는 방향성에 따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롯데는 시설 정비, 컨디셔닝 파트 재편,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예년과는 다르다는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과감한 2차 드래프트 전략에 이은 포수 지성준 트레이드 영입, 내부 FA 전준우 잔류와 2+2 계약을 통한 외부 FA 안치홍 영입이라는 결과물들도 내면서 공수 보강에도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바로 직전해 빅리그 선발로테이션을 돌며 125이닝을 소화한 샘슨, 빅리그 커리어에서 시즌 10승이 3번이나 되는 스트레일리를 영입하는 수완을 보였다.

관련기사: [2020 외국인 리포트] 롯데 자이언츠 투수 스트레일리 (클릭)

화려한 경력의 외국인 선발 영입에 이어 선택한 외국인 야수는 안정적인 수비수였다. 바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백업 내야수로 활약한 딕슨 마차도였다.

유격수로 마이너에서만 7500이닝을 소화하면서 0.967의 수비율, 메이저에서는 440이닝 소화하며 .982의 수비율을 기록한 내야수로 공격-수비의 강약이 뚜렷한 선수다.


# HISTORY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0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해외 유망주 계약을 맺은 딕슨 마차도는 17세였던 2009년 베네수엘라 섬머리그를 통해 미국 야구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18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하위싱글A에서 뛰게 되며 마이너리그에 본격 진입한 마차도는 루키리그와 하위싱글A를 통틀어 0.265의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른 시기에 마이너리그에 조기 진입한 탓인지 타격에서 금방 한계를 느끼게 된다.

이듬해인 2011시즌에는 타율 .235로 부진했다. 타율도 문제지만 장타율이 .247로 심각했다. 이 해 491타석에서 2루타 1개와 3루타 2개가 장타의 전부였다. 2012년에는 상위싱글A로 승격했지만 1할대 타율을 기록하는 등 타격에서 고전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2013년 역시 타-출-장 2-2-2에 그치며 타격에서는 전혀 발전이 없었고 수비에서의 장점으로 버티고 있었다.

그러던 2014년 전화점을 맞았다.  상위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한 딕슨 마차도는 .252 .348 .333이라는 성적으로 과거에 비해 한결 나아진 공격력을 보여주며 더블A로 승격했다.

싱글A 레벨에서 오랜 기간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사실 타격에서는 큰 기대가 없었지만, 정작 더블A로 진입한 이후 달라진 타격실력을 뽐냈다. 승격 직후 90경기 342타석에 나선 마차도는 .305 .391 .442에 홈런도 5개나 터뜨리며 일취월장한 활약을 보였다.

2015시즌에는 트리플A로 승격해 타율 2할 6푼을 기록하는 등 어느 정도 타격에서 성과를 내자, 디트로이트 구단은 내야 백업 자리에 그를 불러올리는 결정을 내렸다.

5월 빅리그 데뷔 후 9월에 재차 승격된 마차도는 타격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유격수로 179⅔이닝 동안 2개의 실책만 기록했고 콜업 이후 대부분의 경기를 주전으로 출전해 주전 유격수였던 이글레시아스의 부상공백을 메웠다.

2016시즌 마이너리그에서 131경기에 출전해 .266의 타율에 58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등 타격에서 어느정도 활약을 보였고, 이를 인정한 구단은 2017시즌 그를 빅리그 백업 내야수로 풀타임을 치르게 했다.

하지만 안정감 있는 수비에 비해 타격이 약점인 주전 유격수 이글레시아스를 넘어설 만한 확실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해 73경기 출장, 181타석에 그쳤다.

2018시즌에도 개막전부터 포함됐지만 처지는 여전했고 시즌 중반인 6월말 구단은 그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이후 트리플A로 계약 이관 처리된 마차도는 트리플A에서도 .224 .321 .279라는 성적으로 부진하며 시즌 후 디트로이트를 떠났고, 2019시즌은 시카고 컵스의 산하 트리플A에서 새출발했다.

2019시즌 트리플A에서는 일정 이상 공인구 변화의 덕을 보며 18시즌까지 통산 홈런 수와 비슷한 수의 홈런을 단일 시즌에 기록했다. 19시즌 최종 성적은 0.261-0.371-0.480 17홈런 65타점으로 확 달라진 장타력을 보였다. 시즌 종료 후에는 컵스에서 오랜기간 스카우트로 일했던 성민규 단장의 눈에 들며 KBO리그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게 됐다. 


# 플레이스타일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오직 수비 실력 하나로 메이저리그 레벨까지 도달한 선수다.

전임자로 시즌 중반 결별한 카를로스 아수아헤와 비교할 때 마이너 타격 성적이 더 보잘 것 없었다.

눈야구만 겨우 비슷한 수준이었고 (마이너 볼넷비율 아수아헤 10.27% / 마차도 9.91%),  통산 .290에 육박하는 타율에 OPS가 0.8을 기록했던 아수아헤와 달리 마차도는 OPS 0.7에 미치지 못한 타자였다.

작년 트리플A에서 타격폼을 바뀌며 시즌 17홈런을 친 것은 긍정적 신호이긴 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트리플A 공인구도 타자친화적으로 바뀐데다 미국 생활 11년 중 그런 장타력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여기에  벌크업으로 인한 순발력 저하가 강점인 수비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마치 임상 테스트가 남아있는 신약처럼 마차도의 타격 능력이 KBO 레벨에서 통할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수비에서는 최근 다섯 시즌의 유격수로서 수비율이 .970을 넘을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가 강점이다.

수비 범위도 흠잡을 데가 없는데 (통산 RngR 유격수 0.9), 지난해 아수아헤의 2루수 RngR(레인지 런스)이 -6으로 심각했던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내야수비의 사령탑으로 마차도를 영입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롯데의 유격수 수비 기록은 리그 최하위였기 때문에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어 투수들에게 희소식이다. (유격수 439⅔이닝 UZR 1.2 / 디펜시브런세이브(DRS) -1)

2016년 이후 도루 시도를 자제했지만, 갓 데뷔했을 때는 63경기 27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평균 이상의 주루 실력을 보였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체격을 키운  이후 순발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O 수비수들의 기량이나 상대적으로 느린 구속 등을 감안하면 과거처럼 루상에서 적극적인 모일 가능성도 있다.

마이너리그 경력 막바지에 체격이나 스윙 스타일이 달라졌기 때문에 과거 그의 플레이스타일과는 차이가 발생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남긴 성과만 보면 여전히 수비-타석접근법은 침착한 가운데 중거리형 타자로 진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타격에서의 이런 변화가 공인구 반발력이 저하된 KBO에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 KBO 외국인 선수들과의 비교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전임자인 윌슨보다는 다재다능할 것으로 보인다. 윌슨도 마차도와 마찬가지로 작년 트리플A에서 바뀐 공인구의 수혜를 받고 6할을 넘긴 장타율을 보여준 것 외에는 큰 체구에 비해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차도도 윌슨과 같은 PCL에서 뛰었고 0.219의 순수장타율을 기록한만큼 윌슨이 장타력에서 확실히 앞서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거기에 마차도는 윌슨에 비해 수비-주루 면에서는 충분히 가중치를 둘 수 있는 만큼 윌슨 수준의 타격만 하더라도 전체 공헌도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마차도 이전에 외국인 유격수로 한국땅을 밟았던 SK 고메즈는 마차도와는 극단적으로 다른 타입의 야수였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마차도에 비해 고메즈는 화려함을 더 많이 기대할 수 있었다. 타격에서도 고메즈는 장타가 더 우위에 있었던 반면 마차도는 투수와의 집요한 싸움과 함께 빠른 발을 앞세운 야구를 해왔다.

그간 마차도는 강점이었던 수비와 스피드, 선구안에 더해 지난해 이후 장타까지 기대할 수 있는 OPS형 타자로 변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이를 한국에서 만개하며 고메즈와는 달리 완성형 유격수로 정착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NC 소속이었던 베탄코트의 경우 마이너리그에서 타격 강점을 거의 보여주지 못하고 수비만으로 메이저리그까지 승격한 점이 흡사다. 그리고 진출 직전해에 PCL 효과를 받고 장타력이 상승한 모습도 비슷했었다.

하지만 베탄코트는 결국 중도 퇴출되고 말았는데, 수비 불안은 둘째치고 정확성에서도 약점을 보이고 말았다. 어설픈 다재다능은 확실한 강점 하나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 관전포인트

▲ 08-19 롯데 유격수 sWAR

 

시즌 초반 가장 주목할 지점은 아무래도 유격수로서의 수비력이다. 지난해 ‘헤딩 수비’ 장면에서 보여지듯 롯데의 유격수 약점은 오랜 고민이다.

2008시즌 박기혁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후, 롯데 유격수 포지션에서는 암흑기가 이어졌다. 이후 4년 연속 팀 유격수 sWAR에서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18시즌 신본기의 분전으로 4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1년만에 도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유격수로서 안정감있는 수비력을 갖춘 마차도는 1군 무대에서 고전하는 내야 유망주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카드다. 이런 점에서 2루수 안치홍과 키스톤 콤비를 이루게 될 마차도가 수비에서 어느정도 활약을 보이며 내야 수비를 안정화 시킬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 마차도의 타격 히트맵

출처: Baseball Savant 

롯데 스카우트진이 합격점을 내린 달라진 타격과 홈구장과의 궁합은 어떨까?

일단 직전 시즌 마차도의 타구 분포를 살펴봤을 때 이전보다 땅볼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직전 시즌과도 매우 유사한 분포를 보였고 그의 커리어 전체 스탯을 놓고 봐도 비슷한 패턴의 분포는 관찰가능했었다.

달라진 점은 뜬공 대비 홈런 비율로, 싱글A 이후 6%를 넘어본적 없던 선수가 작년엔 20.7%를 기록했었다. 라이너 비율이 계속 낮다는 점을 비춰보았을 때 플라이 타구에 힘이 붙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만 사직 구장의 높은 펜스를 넘길만한 발사각이나 공인구 반발력 저하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19시즌 이전의 타격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 마차도의 타구 발사각도

출처: Baseball Savant 

눈야구 능력은 기대해 볼만 하다. 타격에서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까지 오를 수 있었던데는 수비력과 함께 선구안의 덕이 컸다.

지난 시즌 트리플A에서는 타격이 반등하며 볼넷도 전체 타석의 1/8이상을 얻어냈던 바 있다. 마이너 커리어로 봐도 10%에 육박하는 성적으로, 극단적인 단타형 타자 치고 매우 좋았다. 하지만 사뭇 다른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서도 비슷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과거 롯데는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 영입을 통해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타자 루이스 히메네즈와 아수아헤, 그리고 18시즌 듀브론트 등 2010년대 중반부터 뽑힌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진도 부진이지만 멘탈 문제도 상당했다. 이를 감안하고도 다시 한번 베네수엘라 국적의 선수를 영입한 것이다.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마차도가 과거 악연으로 인한 좋지 않은 기억들도 날릴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내야 수비 강화를 우선 과제로 본 롯데 프런트는 수비력이 강점인 외국인 내야수 영입을 통해 해법을 찾았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그런 시도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경우는 거의 없었다

LG의 외국인 3루수 정책이나 NC와 베탄코트의 동행, 또 지난해 직접 겪은 아수아헤 등의 실패 사례들이 그것이다. 실제 지난해 정규시즌 1~3위 팀인 두산-SK-키움은 타격이 강점인 외국인 타자를 보유한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수비 만큼은 메이저리그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마차도가 타석에서도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이며 롯데 공수의 핵으로 자리잡을 수 있느냐에 따라 롯데의 올시즌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위키피디아,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팬그래프, 브룩스 베이스볼, thebaseballcube.com, Baseball Savant, KBReport.com,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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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정강민 칼럼니스트 /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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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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