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Conditioning] SK 와이번스 박종훈

조회수 2020. 3. 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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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2020

2019시즌 SK 와이번스 박종훈은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전반기 좋은 투구 내용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득점 지원 속에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다. 후반기에 들어서는 성급함이 발목을 잡았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냈고 상황을 악화시켰다. 자신이 조금만 더 잘했으면 팀이 정규 시즌 1위를 수성했을 텐데 안타까움에 괴로웠다. 그러나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실패 속에서 박종훈은 자신의 역할과 투수로서의 정체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새롭게 맞이한 2020시즌, 그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팀의 기둥으로 성장하겠다며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팬들에게 두 번의 슬픔을 안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차근차근 2020년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




플로리다에서 보니까 더욱 반가운 것 같아요. 스프링 캠프지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데 몸 상태는 어떤가요? (2월 12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SK 와이번스 박종훈입니다. 컨디션은 최고예요. 비시즌에 즐겁게 운동하면서 몸을 만들었고 지금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식단 관리를 굉장히 열심히 한다고 들었어요.

‘저탄고지’라고 해서 몸이 힘을 쓸 때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순으로 사용하게 되거든요. 그 순서를 바꾸려고 탄수화물을 아예 안 먹고 지방과 단백질 위주로만 섭취하고 있어요.

말이 쉽지 탄수화물을 안 먹는 게 힘들지 않나요?

처음에는 쌀이나 밀가루를 못 먹어서 힘들었죠. 국에 밥 말아서 김치도 곁들이면 참 맛있을 텐데…. (웃음) 그래도 지금은 괜찮아요. 덕분에 7kg 정도 빠졌어요. 웨이트 트레이닝 중량도 늘어났고요. 아침에 일어날 때도 몸이 가벼워진 게 느껴져요.

비시즌 이야기를 잠시 나눠볼게요. 쉬는 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안 쉬고 운동만 했어요.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일일카페를 진행해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하게 됐나요?

글러브를 지원해주는 곳에서 요청이 들어왔어요. 팬들과 만나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행사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기부하겠다는 취지가 마음에 들어 흔쾌히 동참하게 됐어요.

팬들을 가까이에서 만나니까 기분이 어땠나요?

색달랐어요. 팬 미팅보다 더 많이 소통도 하고 즐거웠어요. 그리고 애장품 경매를 통해 팬들도 함께 기부를 할 수 있어 좋았어요. 행사가 끝나고 관계자분들이랑 다음에는 다른 선수들과 참여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직접 커피도 내렸다고 하던데 ‘바리스타 박종훈’의 실력은 어떤가요?

이번에 팬들에게 직접 커피를 만들어드려야 해서 배웠는데 재밌더라고요. (원래 커피를 좋아했나요?) 아니요, 원래 잘 마시지 않아요. 그래도 행사를 통해서 조금 친해졌습니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만큼 선행에 앞장서고 있어요.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머니의 영향이 크죠. 아버지도 그렇고 부모님이 남한테 주는 걸 좋아하세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와이프가 조금 힘들어해요. (박민호 선수도 아까 선글라스를 받기로 했다고 말하더라고요.) 하나밖에 없는 친군데 줘야죠. (웃음)

2019시즌 때 진행했던 ‘희망 더하기 캠페인’을 통해 만난 예지를 비롯해 많은 환우에게 기부를 하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유치원 선생님을 꿈꿨을 정도로 아이들을 좋아해요. 야구선수가 되고 나서는 잘하게 되면 기부를 꼭 하고 싶다고 다짐했어요. 1군에 콜업된 후에 전광판을 보니까 선배들이 안타나 홈런을 치면 10만 원씩 기부하는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시작하게 됐어요.

정말 훌륭한 일이지만 솔직히 마음먹기가 정말 어렵잖아요. 그럼에도 꾸준히 하는 비결이 있나요?

마음이 풍성해져요. 기부했다고 으스대는 게 아니라 친구들을 도우면서 오히려 제가 심리적으로 편안해지거든요. 사람들은 희귀암 환우라고 하면 맨날 우울해할 거라고 착각하는데 되게 밝아요. 그 모습에 제가 더 힘이 나고 찾아가게 되고 보고 싶어서 연락하게 돼요. 애들에게 더 떳떳한 사람이 되려고 운동도 열심히 하게 되고요. 돈을 떠나 너무 좋은 기운을 받고 있어요.

야구 이야기를 해볼게요. 지난해 전반기까지 훌륭한 모습을 보이다가 후반기에 주춤했어요.

많이 배운 시즌이었어요. 전반기에 엄청난 활약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의 폼과 생각을 유지했으면 더 괜찮았을 것 같아요. 후반기에 너무 욕심을 부렸어요. 괜히 잘해보려고 연습하지 않았던 걸 시합 때 하려고 했어요. 그게 화가 됐죠. 당시에 정말 괴로웠는데 돌이켜보면 나를 좀 더 가다듬을 수 있었던 순간이에요.




포스트시즌도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어요.

한 경기밖에 못 나가서 더 아쉬웠어요. 가을이 돼서야 제가 어떤 투수인지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진짜 던지고 싶었어요. ‘이제야 알 것 같은데 왜 시즌이 벌써 끝나지’라는 생각에 힘들었어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2019 WBSC 프리미어 12’ 국가대표에 승선했어요.

태극마크는 언제나 제게 큰 의미예요. 선수라면 모두 똑같을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너무 달고 싶었고 국가대표 유니폼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자랑스러워요. 그래서 더 밝은 모습으로 최선을 다했어요.

쿠바전 등판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보여줬습니다. 당시에 실시간 검색 1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알고 있었나요?

진짜요? 전혀 몰랐어요. (서)진용이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저도 했네요. 지금은 순위에서 밀린 것 같은데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진용이가 포털사이트에서 1등을 하고 있더라고요. 축하한다! (웃음)

쿠바를 포함해 강타자가 즐비한 중남미 팀을 상대로 등판했는데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부담스럽진 않았어요. 앞서 말씀을 드렸듯이 정규 시즌을 치르면서 깨달은 게 있어서 그걸 꾸준히 지키려고 했어요. 마음을 비우니까 예상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됐어요.




프리미어 12에서도 아쉽게 준우승으로 마감했어요.

그래도 목표로 했던 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해서 선전했다고 봐요. 다만 일본에 분패를 해서 그게 좀 미련이 남네요. (도교올림픽이 다가오는데 3년 연속 국가대표 승선이 욕심날 것 같아요.) 당연하죠. 야구를 하는 한 계속 국가대표를 하고 싶어요.

장비 이야기를 해볼게요. 투수는 스포츠 선글라스를 주로 연습 때만 착용하는데 그럼에도 신중하게 고르는 편인가요?

그럼요. 가벼워야 하고 시야가 선명해야 해요. 가끔 렌즈에 색깔이 있으면 어둡게 보여 불편하더라고요.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고글을 고른 이유가 궁금해요.) 겉으로 보기에는 렌즈가 굉장히 어두운데 밝아서 시야 확보에 용이해요.

스포츠 선글라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있다면?

주로 낮에 캐치볼을 하는데 햇빛 때문에 공이 진짜 안 보이거든요. 그리고 날이 점점 더워질수록 꼭 필요한 장비예요. 햇볕이 따가워서 안 쓰면 눈이 나빠지더라고요.

선호하는 디자인이 있나요?

디자인이라…. 저는 알이 큰 게 좋아요. 눈이 작아서 가려야 해요. (웃음)

야구 이야기로 돌아오면 지난해 아쉬웠던 만큼 비시즌 마음가짐도 달랐겠어요.

쉬면서 많은 걸 시도했어요. 바둑도 해보고 책도 10권 넘게 읽었어요. 분야는 다르지만 그 안에 여러 교훈이 있더라고요.




가장 도움이 된 건요?

가족이죠. 죽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괴로웠는데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극복했어요. 아내가 매번 “내가 돈 벌어도 되니까 안 해도 된다”라면서 곁에서 위로를 많이 해줬거든요. 그러니까 마음이 좀 놓이더라고요. 지금은 자신 있어요.

가장 중점을 두고 훈련하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신력을 다잡는 데 힘을 쏟고 있어요. 과유불급이라고 억지로 뭔가를 더 하려고 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올해 목표를 굉장히 높게 잡았다고 들었어요. 이유가 있나요?

2019시즌을 앞두고는 전년도만큼만 하자고 다짐했어요. 그랬더니 욕심만 늘고 그 이상 발전이 안 되더라고요. 올해는 목표치를 높게 잡고 들어가니까 노력도 더 하게 되고 준비도 잘 됐어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세워둔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 정규 시즌 1위를 탈환하는 게 일 순위예요. 개인 성적은 160이닝 정도 던지고 15승 이상 하는 게 목표입니다. 나름 모든 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잡았어요.

올해 SK의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김광현 선수의 이탈이에요. 책임감이 더 클 것 같아요.

책임감은 늘 갖고 있어서 큰 차이는 없어요. 물론 팀에 에이스가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전력에 손실은 크겠지만 외국인 투수랑 광현이 형이 계속 남아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잖아요. 형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문)승원이 형과 저는 팀에 있으니 광현이 형 그늘에서 벗어날 기회가 생긴 거죠. 저 역시 팀을 떠나 한국에서 최고의 투수가 되는 게 꿈이니까요.

본인 역시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에 관심을 받고 있어요.

운동선수라면 해외 진출은 꿈이죠. 저한테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관심을 보인다는 건 기대를 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좋은 성적을 거두고 기회가 되면 도전해보고 싶어요.




올 시즌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작년에 마지막 경기에서 1위 자리를 놓쳤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내가 1승만 더 했으면, 1패라도 덜 했으면’이라는 안타까움에 한동안 사로잡혀 있었어요. 새로운 시즌을 맞이해 시원하게 털어냈으니까 2020년에는 달라진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박종훈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걱정이 많으실 텐데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올해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테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곧 야구장에서 뵐게요.   


더그아웃 매거진 10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07호(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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