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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성숙해진 '특급 유망주' 노시환의 두 번째 도전

배지헌 기자 입력 2020.03.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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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특급 유망주’ 노시환, 데뷔 시즌 아쉬움 딛고 2년차 시즌 맞이
-작년 타구 속도 리그 최상위권…재능만큼은 명불허전
-“데뷔 시즌엔 여유가 없었다” 자아비판…올 시즌엔 마음가짐부터 달라져
-“목표는 타율 2할대 후반”…여전한 자신감 속 차분하게 시즌 준비
 
2020시즌 더 나은 2년 차를 준비하는 노시환(사진=한화)
 
[엠스플뉴스]
 
노시환. 한화 이글스가 2019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지명한 유망주다. 경남고등학교 시절 고교야구 최고의 거포로 이름을 날렸다. 탄탄한 하드웨어에 벼락같은 스윙, 투수를 했어도 대성했을 강한 어깨, 번뜩이는 야구 센스까지 온갖 재능을 한 몸에 꾹꾹 눌러 담았다. 
 
한화는 노시환이 제2의 이정후, 강백호가 되길 기대했다. 입단과 동시에 곧바로 프로에 적응해 1군에 자리 잡고 프로 무대를 폭격하길 바랐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노시환, 노시환 노랠 불렀다. ‘세대교체 주역’으로 팍팍 밀었다. 시즌 개막부터 줄곧 1군에서 기용했다.
 
하지만, 한화가 기대했던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뤄지지 않았다. 노시환이 생각보다 1군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까닭이다. 당장 순위 싸움이 급했던 한화에겐 신인 선수의 적응기를 참고 기다려줄 만한 여유가 없었다. 결국 시즌 후반기엔 그라운드보다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시즌이 끝났을 때 노시환의 최종 성적은 타율 0.186에 1홈런 13타점. 한화가 바랐던 ‘특급 유망주’의 데뷔 시즌과는 거리가 먼 결과였다. 
 
“2년 차 시즌, 작년보다 여유 생겼다…시간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보여줄 것”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훈련을 마친 노시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작년에는 여유가 없었습니다.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노시환이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프로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프로 무대가 처음이다 보니, 투수들 공도 그렇고 적응하는 면에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여유가 있었어야 하는데, 많이 아쉽죠.
 
비록 데뷔 시즌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마치긴 했지만, 노시환은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그보단 지난해 경험을 자양분 삼아, 더 나은 2년차 시즌을 준비할 참이다. 그는 “자신감이 줄거나 하지 않았다. 항상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고 야구한다”며 “제가 좀 더 성숙한 자세로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숫자가 모든 걸 말해주진 않는다. 지난해 노시환은 드러나지 않은 몇몇 지표를 통해 왜 자신이 특급 유망주인지 증명해 보였다. 우선 노시환의 타구 스피드는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라인드라이브 타구속도가 150km/h대, 홈런타구 속도가 160km/h대로 한화 팀 내는 물론 리그 전체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들었다. 배트에 제대로 맞기만 하면, 누구보다도 빠르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는 노시환이다.
 
또 초구 공략 시 타율 0.412, 2구째를 공략했을 때 타율 0.389로 빠른 승부에서 좋은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대신 볼카운트 싸움이 길어졌을 땐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경험이 부족한 신인급 타자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프로 경험치가 쌓인 2년 차 시즌엔 달라질 수 있다.
 
노시환도 올해는 좀 여유가 생겼으니까,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일단 여유가 생겼단 점이 지난 시즌과 달라진 부분이다. 작년에 한 번 겪어봐서 그런지 올해는 마음이 훨씬 편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여유가 생긴 건 한화 구단도 마찬가지. 한화 새 수뇌부는 지난해까지와는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신인 육성 계획을 짜고 있다. 이제는 무작정 1군에 올려놓고 ‘어떻게 되겠지’하는 식으로 신인을 기용하지 않는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선수를 육성할 참이다. 겨우내 30대 초반 베테랑 야수를 대거 영입한 것도, 어린 신인급 선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한화의 2019 신인 상위 지명 3인조. 왼쪽부터 변우혁, 유장혁, 노시환 순(사진=한화)
 
노시환은 차분한 자세로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겨우내 준비를 잘한 것 같다”며 “이제 보여줘야 하는 건 맞지만, 너무 급하게 무리할 생각은 없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확실하게 보여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올 시즌 목표도 ‘3할 타율’이 아닌 ‘2할 후반대 타율’로 잡았다. 자신감과 신중함 사이의 절묘한 균형이다. 
 
올 시즌 활약을 위해 타격 접근법에도 변화를 줬다. 노시환은 캠프에서부터 타격에 많은 신경을 썼다. 배트를 작년보다 조금 짧게 잡고 타격한다. 너무 길게 잡으면 마음대로 컨트롤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짧게 잡고 타구에 강한 힘을 싣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했다.
 
“작년엔 타격에서 아쉬움이 컸어요. 올해는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변화를 준 뒤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일단 해봐야지 결과를 알 수 있는 거니까, 계속해서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노시환의 말이다.
 
수비에선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 노시환은 “유격수는 물론 3루수, 1루수까지 어느 포지션으로 나가든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언제든 나가서 자리를 채울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야구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다. 야구 인생도 마찬가지. 모두가 이정후, 강백호처럼 초반부터 빠르게 달릴 순 없다. 한화만 봐도 김태균처럼 나오자마자 스타가 된 선수가 있는가 하면, 송광민이나 이용규처럼 데뷔 2~3년 뒤부터 1군에 자리 잡은 선수도 있다.심지어 이성열처럼 10년을 기다려야 데뷔 당시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는 선수도 있다. 
 
분명한 건, 노시환이 여전히 특급 재능을 갖춘 선수이고 프로에서 스타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단 점이다.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그 재능이 빛을 발할 것이다. 어쩌면 그게 올 시즌일 수도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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