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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LG 거포' 라모스, 외인 잔혹사 끝낼까?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입력 2020.03.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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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⑭ LG 트윈스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

'로베르토 2호기' 라모스, 페타지니 뒤 잇는 LG 거포로 자리매김?

LG 새 외국인타자 라모스 (사진: OSEN)

지난해 LG 트윈스는 정규시즌 4위로 3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다. 하지만 팀 타선의 공격력은 하위권이라 그 이상은 역부족이었다. 외국인타자의 존재감을 누리지 못한 탓이 컸다.

08-09시즌 페타지니 이후 외인타자의 재계약 사례가 히메네스(15~17) 하나에 그친 LG는 해마다 외국인타자가 70경기를 채 소화하지 못한 채 짐을 꾸려 떠나고 대체 선수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거포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조셉은 허리통증, 대체로 영입한 페게로는 포지션 문제 등으로 LG는 타선 운용에서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국내 선수들의 분전과 외국인투수 듀오의 눈부신 피칭으로 4위까지 올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외인 타자의 활약 때문에 아쉬운 시즌이 됐다.

그나마 막판 순위싸움에서 페게로가 타/출/장 .321 .333 .605 6홈런으로 뒤늦게 힘을 보태 체면치레는 했고, 팀도 4위 자리는 조기에 확정할 수 있었다.

반짝 활약이 있긴 했지만, 근본적인 포지션의 문제와 안정감있는 활약을 보일 외인 타자에 대한 갈증이 여전했던 LG는 페게로를 떠나보냈다. 그리고 이어진 차명석 단장의 결정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직전 시즌까지만 해도 MLB 팀에서도 Top 30에 들 정도로 어느 정도 주목을 받던 유망주를 영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바로 멕시코 출신으로 거구를 자랑하는 로베르토 라모스였다.

94년생으로 아직 이른 나이에 KBO리그 행이라는 선택을 한 라모스. 향후 야구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스스로 들어선 그는 생애 첫 최상위리그에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마련함과 동시에 LG의 숙원인 외국인 거포가 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 HISTORY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멕시코 태생이지만 고등학교와 주니어 칼리지를 미국에서 마친 라모스는 해외자유계약이 아닌 드래프트(16라운드)로 콜로라도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후 2년 간 루키리그와 싱글A에 머물며 점차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출전 경기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낮은 라운드에 뽑혔음에도 인상적인 타격 능력을 보이며 유망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시즌에는 처음으로 한 시즌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297 .351 .444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고, 싱글A를 졸업할 채비를 마쳤다. 삼진 수가 상당히 많고 순장타율이 .147에 그쳤다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정확성으로 부족함을 메우는데 성공하며 타격 잠재력을 계속 유지한 점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타고난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면이 아쉬웠다.

체격 대비 장타력에 대한 아쉬움은 2018시즌 이후 사라졌다.

상위 싱글A에서 60경기 17홈런, 더블A에서 61경기 15홈런으로 홈런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더블A 승격 이후 예상대로 정확성에서 문제를 보이긴 했지만, 그보다 자신의 확실한 장점을 발현하는 것이 더 중요했을 라모스에게 이 수치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장타력에 눈을 뜨고 맞은 2019시즌, 라모스는 트리플A 무대에 서있었다. 반발력이 강해진 공인구의 도움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기록인 3할-30홈런-100타점을 모두 해냈다. 127경기에 출전해 .309 .400 .580 30홈런 105타점으로 기분좋게 시즌을 마친 그는 메이저리그에 점점 근접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콜로라도 내부 상황이 라모스에게 좋지 않았다. 팀의 1루 뎁스는 매우 두터웠다. 전문 1루수로 평가받는 선수만 3명이 있었고, 이들은 모두 팀의 Top 10을 전후로 포진해있었다. Top 30 중에는 최하위권으로 평가받은 라모스에게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더해 룰5 드래프트 지명 불발 등으로 미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도 여의치 않게 됐다. 리그 전체적으로도 움직임이 둔해 1루 수비만 볼 수 있는 선수에게는 관심이 적은 것도 악재였다.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아 고민하던 라모스는 한국행이라는 다소 의외의 선택지를 조기에 택했다.

여전히 팀의 30위권 유망주로 평가 받고 있고 바로 직전에 3할-30홈런-100타점의 성적을 트리플A에서 기록한 선수의 결정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의외였다. 콜로라도 현지 팬들 역시 놀란 눈치였고 일부는 그가 떠나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 플레이스타일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전형적인 1루수 거포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주루와 수비는 평범하거나 약점이지만 타고난 힘을 앞세운 장타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는 타자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런 유형의 선수들이 크게 환영은 받지 못하는 분위기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장타력을 기대하는 리그인 KBO-NPB에서의 수요는 여전하다.

프로 초창기 시절 첫 풀타임으로 상위싱글A에서 뛸 때 부진한 장타력으로 인한 고민이 있었다. 이 문제로 초창기 3년을 고전한 끝에 본인의 힘을 충분히 활용하는 타격을 정립했고, 다음 레벨의 리그로 올라가서도 발전된 홈런 생산 페이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

컨택의 경우 작년 트리플A 3할 타율(0.309)을 기록하긴 했지만, 더블A 시절 저조했던 타율에 바뀐 공인구와 앨버커키 홈구장의 수혜를 받았다는 점들을 감안하면, 정확성에서 환골탈태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속구 평균 구속이 낮은 KBO 투수들을 상대로 정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눈야구 능력을  어느정도 갖춘 점(마이너리그 볼넷% 10.06%)은 긍정적이다.

수비력은 평범한 편이다. 큰 몸집(190cm-99kg)에서 비롯된 스피드 부족은 하드웨어에서 나온 것이다보니,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순발력이나 반응속도에 기반한 수비 범위는 기대하기 어렵다..

원래 타격 능력에 집중한 영입이고, 또 수비는 같은 척도에서 중간 점수에 해당되는 50점까지도 받았던 적도 있는데다 실제 캠프에서도 기본기나 포구에서 꽤 호평을 받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수비스탯은 낙제점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포구 능력 평가가 매우 좋은 샌디에이고 에릭 호스머와 비슷한 느낌의 활약만 해줘도 수비에서의 기대치는 채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루에서는 힘 센 전형적인 클래식 거포 유형답게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워낙 스피드가 느려서 베이스러닝 부분에서도 안전 주루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특히 LG 타선은 주루 에서 강점을 가진 팀컬러인데 라모스의 합류가 자칫 이 흐름을 저해할 위험성도 매우 높다. 루상에 라모스가 있을 경우 공격적인 주루가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루에서도 강점이 있는 선수라 루상에 있는 상태에서 공격을 이어갈 상황이 많이 나올 텐데 이 부분은 LG 벤치에게 고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LG는 기존 강점(팀 주루능력)을 일부 손해 보더라도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 파워와 공격력을 강화하는 영입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난해 1루 수비가 불가 수준으로 오히려 좌익수로 더 나은 수비를 보였던 페게로의 사례를 참조해 안정적인 포구능력을 갖춰 풀타임 1루수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를 영압해 팀 전체적으로 포지션 구상을 원활히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 KBO 외국인 선수와의 비교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전임자인 페게로에 비해 라모스는 정제되어 있는 타자라고 볼 수 있다.

페게로는 일단 방망이에 걸리면 타구 비거리는 상당하지만, 선구안 부재로 삼진은 많고 볼넷은 적어 마이너리그 통산 .508의 장타율을 뽐냈음에도 OPS는 .850이 채 되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1루수로는 실전감각 없이 합류해 매번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 라모스는 공을 좀 더 정교하게 골라 타석 대비 10%가 넘는 볼넷을 충분히 얻을 수 있고 수비에서도 계속 1루로 뛴 만큼 더 나은 수비를 기대할 수 있다. 공을 띄우는 타격 스타일인데 영입 초반 고전하다 뒤늦게 불 붙은 페게로보다 잠실 구장 적응이 빠를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라모스가 기대하는 행보와 가장 유사한 길을 걸은 선수는 바로 테임즈(14~16)일 것이다. KBO리그에서 선수로 성장했다고 본인이 직접 밝혔듯, 진출 이전 메이저리그에서의 퍼포먼스에 비해 복귀 이후 한 수 위의 성적과 과정을 만들었던 바 있다.

메이저리그 재도전 계획도 가지고 있을 라모스인데, 선수로서의 완성도를 어느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이 한국행의 장기적인 성패를 가늠할 요소라 볼 수 있다.

라모스의 대선배격인 페타지니는 LG팬들에겐 그리운 이름이다. 외국인 타자 슬롯이 보장된 2013년 이후 히메네즈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외국인 타자의 족적이 없었던 LG에서 가장 성공한 외인 타자였다.

라모스도 OPS형 타자이긴 하지만, 페타지니는 라모스에겐 없는 삼진 억제능력까지 갖춘 완전체타자였다. 그만큼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던 타자로, 바로 이 수준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대신 페타지니처럼 중심 타선을 확실히 지켜주는 것이 우선 목표다.


# 관전포인트

리그 선수들의 평균 수준만 놓고 봤을 때 KBO 이상인 트리플A이지만, KBO는 대신 한국에서 최고 레벨 프로리그로 KBO에서 정상급 타자로 자리잡는다면 메이저리그 구단의 주목도는 트리플A 시절에 비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상의 리그에서는 처음으로 뛰는 것인데, 대부분 지역 위주로만 주목을 받는 미국 스포츠와 달리 국내 전역의 주목을 받는 KBO에 소속되는 것은 또 다를 것이다. 특히 가장 팬이 많은 팀 중 하나인 LG로 왔는데,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위치에서 흔들림 없이 스타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트리플A PCL 소속의 앨버커키에서 활약했던 터라 물리적 환경 측면에서 큰 도움을 받았지만 이젠 전세계로 따져도 손꼽히는 투수친화구장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게 됐다. 라이너 비중은 많지 않고 뜬공 비중은 40%를 넘어가는 라모스는 거포로서의 자질을 시험받게 된다. 퍼올리는 스윙이 불리한 잠실 구장에서 최근 3년간 플라이볼의 25%를 홈런으로 연결한 라모스의 힘이 어느정도 통할지가 관건이다.

빅리그 10승도 해봤지만 지난해 크게 부진한 뒤 한국으로 향한 롯데 스트레일리처럼 라모스의 결정 또한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었다.

아직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않았고, 좋은 모습을 계속 유지하면 트레이드 등으로 다른 팀에서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음에도 KBO행을 택했다. 본인이 원해서 택한 길이니만큼 KBO 성공에 대한 동기 부여는 확실하다는 평가다. 이는 작년 아쉬운 공격력으로 4위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던 LG에겐 긍정적이다. 의욕만큼 성과가 따를지 주목해야 한다.

▲ 라모스의 좌-우 상대 성적 추이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하지만 의욕만 앞서 마음만 급하면 좋은 결과를 내는데 행보를 꼬이게 만들 수 있다.

라모스는 눈에 크게 띄는 약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좌완 상대 성적이다. 상위싱글A 레벨부터 상대 편차가 매우 심했으며 (우완 상대 OPS .866 / 좌완 상대 .595) 여전히 격차는 크다. (작년 우완 상대 OPS 1.049 / 좌완 상대 .798)

변화를 통해 성장할 가능성이 더 높은 나이대인만큼,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에 좌완 상대 해법을 포함 본인 기량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시간으로도 활용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거포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LG는 마이너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낸 거포 유망주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차명석 단장과 팀이 인내를 거듭하고 여러 검토를 거친 끝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작년의 호성적의 기세를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

LG는 매번 두산, SK, 키움 등 현 시대 3강 체제나 NC, KIA와 같은 다크호스들에게 밀려 2013시즌 2위 이후로는 4위 이상 올라가지 못했던 바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꾸준히 지적된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 부재를 털어내려 하고 있다. 이 오랜 숙원을 라모스가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위키피디아,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팬그래프, 브룩스 베이스볼, thebaseballcube.com, Baseball Savant, KBReport.com,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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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정강민 칼럼니스트 /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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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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