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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소리없이 강하다! KBO 저평가 우량주는?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입력 2020.04.0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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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팀을 뒷받침하는 '소금', 팀별 저평가 우량주 10인
저평가 우량주로 꼽히는 두산 오재일-키움 최원태-LG 채은성 (사진=OSEN)

프로 스포츠의 흥행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는 ‘스타플레이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로 일거수일투족을 조명 받는 스타를 보기 위해 팬들은 야구장을 찾아 그의 유니폼을 구입하고 플레이 하나 하나에 열광한다.

하지만 야구는 한두 명의 스타만으로는 경기가 이뤄질 수 없다. 개인 종목이 아닌 단체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한 경기에 최소한 10명의 선수가 필요하며 승부처에 투입될 교체 선수들이 벤치에 대기하고 있다. 프로야구 한 구단에 등록된 선수만 50명 이상이다. ‘스타 플레이어 한 명만으로 팀의 운명을 바꾸기 가장 어려운 스포츠가 야구’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다.

케이비리포트는 스타플레이어로서 10개 구단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팀에 소금같은 존재인 ‘저평가 우량주’를 각 팀 별로 한 명 씩 선정했다. 이 선수들에게 주목하며 다가 올 KBO리그를 관전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1. ‘4년 연속 잠실 20홈런’ 두산 오재일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홈구장으로 공동 사용하는 잠실구장은 ‘거포의 무덤’으로 불린다. 양 팀이 영입했던 외국인 거포의 ‘잔혹사’가 되풀이된 결정적 이유가 KBO리그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큰 축에 속하는 잠실구장과 깊은 연관이 있다.

외국인 거포에게도 버거우니 국내 거포들에게는 더욱 살아남기 어려운 구장임은 물론이다. 특히 지난해는 공인구 반발 계수 저하로 홈런이 급감해 거포들에게 더욱 힘겨운 시즌이 되었다.

2019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두산 오재일

하지만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0홈런을 터뜨린 선수가 있다. 1986년생 두산의 좌타 거포 오재일이다.

그는 2016년 27홈런으로 데뷔 첫 20홈런에 등극했다. 2017년 26홈런, 2018년 27홈런, 그리고 2019년 21홈런으로 4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자신보다 2살 어린 1988년생 김재환이 2018년 44홈런에서 2019년 15홈런으로 대폭락한 것과는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오재일은 극심한 기복을 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타격 페이스가 좋으면 홈런을 마구 몰아치지만 한 번 부진에 빠지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침묵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6월 이후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기복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웠다.

두산의 극적인 정규 시즌 1위 및 한국시리즈 직행에 기여한 것이다. 그의 정규 시즌 기록은 타율 0.293 21홈런 102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64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3.45로 마무리되었다.

# ‘저평가 우량주’ 타자 주요 기록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두산이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한 한국시리즈에서도 오재일의 방망이는 도드라졌다. 그는 최종 4차전의 연장 10회초 결승타를 포함해 타율 0.333 1홈런 6타점 OPS 0.979의 불방망이로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오재일의 또 다른 장점은 1루수 수비에 있다. 강습 타구는 물론 동료 내야수들의 어려운 송구도 척척 처리하는 그는 KBO리그 1루수 중 수비 능력이 최고로 꼽힌다.

아쉽게도 오재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진 활약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 12 대표팀 승선이 불발되었다. 전문 1루수로 박병호만이 대표팀에 선발되었음을 감안하면 1루수 백업 및 대타, 지명타자까지 활용도가 높은 오재일의 승선 불발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결국 대표팀은 타선 침묵으로 대만과 일본에 전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오재일에 대한 ‘저평가'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2. ‘3년 연속 10승’ 키움 최원태

‘젊은 선발 투수의 실종으로 한국 야구는 위기’라는 이야기는 수 년 전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

1988년생으로 만 32세 시즌을 맞이하는 양현종(KIA)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이후 대형 선발 투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1997년생 이영하(두산)가 프리미어 12에도 호투를 이어가자 ‘한국 야구의 단비’로 평가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3년 연속 10승을 수확한 키움 최원태 (사진 : OSEN)

하지만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또 다른 1997년생 선발 투수는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이 불가사의하다. 바로 키움의 최원태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한 그는 2017년 11승 7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승을 달성했다. 2018년에는 13승 7패 평균자책점 3.95로 다승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2019년에는 11승 5패 평균자책점 3.38로 3년 연속 10승에 성공했다. FIP(수비무관자책점)를 기준으로 한 WAR은 4.25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았다.

# ‘저평가 우량주’ 투수 주요 기록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최원태가 ‘저평가’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가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었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어깨 부상으로 9월초 시즌 아웃되었다. 그해 11월에 도쿄돔에서 개최된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도 선발되었지만 승선하지 못했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어 성인 대표팀 승선의 꿈을 드디어 이뤘다. 하지만 슈퍼라운드 일본전에 선발 등판해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 강판된 뒤 시즌 아웃되었다. 키움은 포스트시즌을 최원태 없이 치른 끝에 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에 5차전 끝에 밀려 탈락했다.

2019년 최원태는 큰 부상 없이 정규 시즌을 완주했다. 처음으로 규정 이닝(144이닝)을 충족시키며 157.1이닝으로 한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데뷔 첫 포스트시즌에서 부진을 반복해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주지는 못했다.

최원태의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는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이 아닌 투심 패스트볼 위주로 제구에 방점을 두는 투구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그의 부상 이력과 포스트시즌 부진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2020년 키움의 첫 우승 도전을 최원태가 주도하며 ‘저평가 우량주’의 꼬리표를 떼어낼지 주목된다.


3. ‘리그 최강 5선발’ SK 문승원

SK는 지난해 리그 최강의 선발 마운드를 자랑했다. 평균자책점 3.39로 1위,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73으로 2위였다. 김광현과 산체스의 원투 펀치에 리그 최고의 잠수함 선발 박종훈까지 막강했다.

지난해 5선발로서 11승을 기록한 SK 문승원 (사진 : OSEN)

SK 선발진의 ‘화룡점정’은 5선발 문승원이었다. 타 팀 5선발은 대부분 1군과 2군을 들락거리거나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데 그쳐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문승원은 144이닝을 소화하며 3년 연속 규정 이닝 달성에 성공했다. 11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3.88로 데뷔 첫 10승을 비롯해 커리어 하이를 장식했다.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퀄리티 스타트는 12회였다. 팀에서 가장 약한 5선발이 10승 및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SK 선발진의 강력함이 방증된다.

문승원의 장점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균등한 기록을 남겼다는 점이다. 그는 상대 피안타율이 좌타자에 0.239, 우타자에 0.239로 동일했다. 일반적으로 우완 정통파 투수들이 우타자보다는 좌타자에 취약한 편인데 문승원은 그렇지 않았다.

상대가 문승원의 선발 등판이 예고될 때 좌타자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해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정 유형의 타자에 약하지 않다는 점은 이닝 소화가 책무인 선발 투수에게 엄청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다만 23개로 리그 피홈런 최다 1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보완이 요구된다.

김광현, 산체스, 박종훈에 가렸던 ‘저평가 우량주’ 문승원은 올해는 보다 많은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과 산체스가 각각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킹엄과 핀토가 영입되었지만 김광현의 공백은 여전히 크다. 올해 4선발 이상의 역할로 승격이 예상되는 문승원이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보인다면 SK는 굴욕적으로 놓친 우승에 재도전할 수 있다.


4. ‘大선수가 보인다’ LG 채은성

때로는 선수의 외모가 그의 기량과 직결하는 듯 착각을 부여할 때도 있다.

소위 ‘눈빛론’에 의거해 눈빛이 이글거리고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전투적인 선수의 기량은 빼어날 것만 같다. 반면 ‘순둥이’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선수의 기량은 평범할 것 같은 선입견을 만들기도 한다.

2019년 '홀수 해 징크스'를 극복한 LG 채은성 (사진 : OSEN)

그라운드에서 표정과 몸짓의 변화가 크지 않으며 안경까지 착용한 LG 트윈스 외야수 채은성은 일견 ‘순둥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기량은 186cm 92kg의 체구처럼 당당하다.

2019년 채은성은 타율 0.315 12홈런 72타점 OPS 0.792 WAR 2.3을 기록하며 LG의 붙박이 5번 타자 역할을 수행했다. ‘우타 거포’로 기대해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 조셉이 부상과 부진 끝에 퇴출되었지만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채은성의 활약이었다.

채은성의 지난해 활약은 ‘홀수 해 징크스’ 극복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2016년과 2018년에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2017년에는 타율 0.267 2홈런 35타점 OPS 0.662 WAR -1.12로 극도로 부진했다. 2019년에 과연 채은성의 홀수 해 징크스가 되풀이될지는 관심사였다. 하지만 그는 징크스를 극복하며 ‘LG 타선의 상수’임을 입증했다.

1990년생 채은성은 효천고를 졸업하고 2009년 육성 선수로 LG에 입단했다. 포수 출신인 그는 프로 입문 후 외야수 전향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병역을 의장대에서 현역으로 마친 뒤 만 24세 시즌인 2014년에야 1군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5월 2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치자 당시 양상문 감독은 기념구에 ‘大선수가 되세요’라는 덕담을 남겼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9년까지 채은성은 대선수를 향해 차근차근 전진하고 있다.


5. ‘무학산 폭격기’ NC 배재환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1군 주축 선수 중 가장 조명을 받지 못하는 보직은 불펜 셋업맨이다.

등판 간격이 보장되는 선발 투수와 달리 셋업맨은 항상 불펜에 대기하는 가운데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모른다. 몸을 풀어도 등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다. 연투 및 멀티 이닝 소화의 혹사에 내몰리기도 한다.

2019년 20홀드를 기록한 NC 배재환 (사진 : OSEN)

화려함은 경기를 매조지고 포수와 악수하며 세이브를 수확하는 마무리 투수가 챙긴다. WAR도 셋업맨의 노고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받는다. KBO리그에서 셋업맨이 종종 ‘마당쇠’라 불리는 이유다.

2019년 최하위에서 2018년 5위로 수직 상승해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한 NC 다이노스 불펜의 ‘마당쇠’는 배재환이었다.

1995년생인 배재환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1라운드 1순위의 높은 순번으로 NC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2018년까지 통산 2홀드에 그쳤다.

2019년 배재환은 62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54.1이닝을 던지며 3승 5패 20홀드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다. 그의 홀드 기록은 팀 내 1위, 리그 공동 6위에 해당한다. 배재환 개인으로도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마무리 원종현 앞에서 프라이머리 셋업맨 역할을 수행했다.

배재환의 안정적인 투구 내용은 피OPS 0.686과 2개에 그친 블론 세이브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못 막으면 역적, 막으면 본전’인 셋업맨의 숙명을 극복했다. 일각에서는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과 외모가 닮은 그를 창원시 무학산에서 따온 별명 ‘무학산 폭격기’로 부르기도 한다.

옥에 티는 시즌 막판인 9월 이후 8경기에서 1승 1패 1홀드를 기록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8.53 피OPS 0.888로 부진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셋업맨의 중책을 줄곧 수행하며 시즌 막판 부하가 걸렸다고 분석된다. 2019년 개인 성적과 경험, 두 마리 토끼를 사냥한 배재환이 2020년 NC의 숙원인 창단 첫 우승 도전에 기여할지 기대된다.


6. ‘에이징 커브는 없다’ kt 유한준

2019년 KBO리그의 화두 중 하나는 ‘황금 세대’ 1982년생의 몰락이었다. 2018년까지 리그를 주름잡아왔던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 손승락(롯데) 등은 만 37세 시즌이 도래하자 동반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손승락은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롯데와의 잔류 계약 협상이 매끄럽지 않아 전격 은퇴했다.

꾸준함의 대명사 kt 유한준 (사진 : OSEN)

반면 이들보다 한 살 더 많은 1981년생이자 kt 위즈의 최고참 유한준은 ‘에이징 커브’를 부정했다. 타율 0.317 14홈런 86타점 OPS 0.826 WAR 3.2를 기록하며 공인구 반발력 저하도 극복했다. 히어로즈 시절인 2014년부터 시작된 연속 시즌 3할 타율도 ‘6’으로 늘렸다.

그의 월간 타율을 살펴보면 꾸준함이 드러난다. 시즌 개막 이후 4월말까지는 0.252로 다소 저조했다. 하지만 5월 월간 타율 0.370을 기점으로 시즌 종료까지 내내 월간 타율 3할을 사수했다.

유한준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kt의 주장을 맡고 있다. 리더십, 기량, 그리고 자기관리까지 탁월한 그는 지난해 시즌 종료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kt와 잔류 계약을 맺었다.

kt는 FA 시장이 열린 11월 4일로부터 고작 보름이 지난 19일에 2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하며 그를 예우했다. FA 시장에서 대부분의 베테랑이 찬바람을 맞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kt 구단의 유한준에 대한 호의적인 내부 평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2020년 유한준의 목표는 개인 성적보다는 팀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이 될 전망이다. 2015년 1군에 데뷔한 kt는 아직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험이 없다. 지난해 6위에 올라 창단 후 최고 성적을 찍었지만 가을야구에는 나가지 못했다. kt의 맏형 유한준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지 시선이 쏠린다.


7. ‘우타자의 저승사자’ KIA 박준표

투수는 투구 유형과 구속에 따라 그의 이미지가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강속구를 뿌리는 정통파 투수는 매우 위압적인 이미지다. 반면 구속이 빠르지 않은 사이드암 투수라면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투수의 기량은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을 뽑아내는 능력 뿐 아니라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는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15홀드로 KIA의 필승조 불펜 구축에 기여한 박준표 (사진 : OSEN)

KIA 타이거즈의 박준표는 2019년 패스트볼 평균 구속 140.0km/h의 사이드암 투수다. 2013년 7라운드 62순위로 입단한 그는 2018년까지 통산 10홀드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49경기에 등판해 56이닝을 던지며 5승 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2.09의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피OPS 0.555와 9이닝 당 볼넷 0.96개는 그의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상징한다.

지난해 KIA는 7위로 밀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24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문경찬 발굴은 최대 수확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문경찬 1인의 발굴보다는 젊은 불펜 투수들 위주로 새롭게 구축된 필승조가 최대 수확이라는 표현이 보다 정확하다. 박준표는 우완 전상현, 좌완 하준영과 함께 다채로운 유형의 ‘15홀드 트리오’로서 문경찬을 뒷받침했다.

불펜 필승조의 사이드암 투수는 주로 우타자를 막기 위해 등판한다. 박준표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93으로 낮았다. ‘우자타의 저승사자’로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도 0.254로 준수했다.

일각에서는 KIA의 선발 투수 부족을 우려하며 박준표의 선발 전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하지만 박준표는 올해도 불펜 필승조로 개막을 맞이할 전망이다. 윌리엄스 감독이 취임하며 사령탑이 바뀐 KIA이지만 일단 기존의 최대 장점인 불펜 필승조는 큰 틀의 변화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8. ‘몰락 명문가의 악바리’ 삼성 김헌곤

KBO리그 명문 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었다. 구단 역사상 최다다. 한때 ‘야구는 10개 구단이 하고 우승은 삼성이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으나 통합 4연패를 차지했던 삼성의 위용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이제 삼성은 화려했던 과거를 깨끗이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 ‘죽기 살기’로 야구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을 지닌 삼성 팬들도 상당수다.

공수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돋보이는 삼성 김헌곤 (사진 : OSEN)

‘몰락한 명문가’인 삼성에서 악바리 같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로는 외야수 김헌곤을 꼽을 수 있다. 그는 174cm 81kg의 프로야구 선수 치고는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공수주에 걸쳐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매우 강렬하다.

영남대를 졸업하고 2011년 5라운드 36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1988년생 김헌곤은 2018년 처음으로 규정 타석과 3할 타율, 그리고 두 자릿수 홈런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586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00 11홈런 71타점 OPS 0.798을 기록했다. 만 30세 시즌에 처음으로 주전을 꿰차며 뒤늦게 빛을 본 것이다.

2019년 김헌곤은 타율 0.297 5홈런 46타점 OPS 0.748을 기록하며 2년 연속 3할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공인구 반발력 저하로 인해 리그 타자들 대부분의 큰 폭의 타율 저하에 비하면 김헌곤의 낙폭은 크지 않았다. WAR도 2018년 1.57에서 2019년 1.51로 비슷했다.

김헌곤의 또 다른 강점은 강력한 어깨를 자랑하는 송구 능력이다. 외야 수비 시 정확한 송구로 보살 처리하며 경기 흐름을 바꾸는 힘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그는 8개의 보살로 팀 동료 구자욱과 함께 팀 내 1위, 리그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외야 수비 능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김헌곤의 또 다른 가치라 볼 수 있다. 2020년 허삼영 신임 감독과 함께 5년만의 포스트시즌 복귀를 노리는 삼성을 김헌곤이 견인할지 주목된다.


9. ‘외인 투수 잔혹사 청산’ 한화 채드벨

지난해 한화 이글스는 9위로 추락해 2018년 3위에서 6계단이나 순위가 내려앉았다. 2019시즌을 치른 10개 구단 중 최대 낙폭이었다.

우울한 시즌을 보낸 한화의 몇 안 되는 위안거리 중 하나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투수 동반 10승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12승 11패 평균자책점 3.51의 서폴드와 함께 채드벨이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50으로 한화의 뿌리 깊은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청산했다.

지난해 타선과 불펜 모두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던 한화가 소속팀이 아니었다면 두 외국인 투수의 승수는 보다 늘어났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11승을 기록한 한화의 외인 좌완 선발 채드벨 (사진 : OSEN)

1선발 서폴드에 비해 2선발 채드벨은 상대적으로 묻힌 감이 있다. 하지만 채드벨은 177.1이닝을 던져 15회의 퀄리티 스타트로 이닝 소화 능력을 입증했다. 평균 구속 145.9km/h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활용하며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의 또 다른 장점은 좌완 투수라는 점이다. 최근 KBO리그에 통할만한 외국인 좌완 투수를 데려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늦춰지고 있는 KBO리그 2020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 중 무려 8개 구단이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우완으로 채워 넣었다. 1루 주자 견제를 비롯한 좌완 투수의 장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채드벨이 더욱 기대케 하는 것은 지난해 후반기 페이스가 매우 좋았다는 점이다. 9경기에 등판해 6승 1패 평균자책점 2.58 피OPS 0.590으로 안정적이었다. 한국 무대에서 이미 검증된 채드벨이 지난해 후반기의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간다면 한화의 2년만의 포스트시즌 복귀도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10. ‘꼴찌 팀의 허리 지킴이’ 롯데 진명호

꼴찌는 서럽다. 최하위 팀의 부진한 주축 선수들은 ‘몰락의 주범’으로 비난받는다. 좋은 성적표를 남겨도 찬사를 받기는커녕 ‘개인 성적만 챙긴다’는 평가절하를  받기 십상이다.

못 해도 욕먹고 잘 해도 욕먹는 것이 최하위 팀 선수들이다. 지난해 48승 3무 93패 승률 0.340로 창단 첫 10위의 수모를 당한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그랬다.

롯데 불펜에서 우완 투수 최다 등판을 기록한 진명호 (사진 : OSEN)

최하위 팀의 불펜 필승조라면 더욱 빛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힘겨운 시즌을 치른 롯데에서도 우완 투수 진명호는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그는 60경기에 등판해 63.1이닝을 던지며 3승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3.41 피OPS 0.693을 기록했다.

진명호는 등판 경기 수와 홀드에서 모두 좌완 불펜 고효준(75경기 등판 15홀드)에 이어 팀 내 2위에 올랐다.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 고효준과 달리 진명호는 1이닝을 맡아야 하는 셋업맨이었다. 5월 3일부터 18일간 1군에서 제외된 기간을 제외하면 꾸준히 1군에서 뛰었다. 그럼에도 3점대 중반의 평균 자책점에 2개의 블론 세이브로 상당히 준수했다.

진명호의 또 다른 장점은 좌우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고르다는 점이다. 피안타율이 좌타자 상대 0.250, 우타자 상대 0.241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지난해 좌완 불펜 요원이 사실상 고효준 한 명에 그친 롯데의 상황을 감안하면 좌타자에 결코 약점을 잡히지 않은 진명호의 역할은 소중했다.

2020년 롯데는 허문회 신임 감독의 취임과 맞물려 투타에 걸쳐 대대적인 변동을 도모하고 있다. 불펜 필승조 역시 새로운 마무리 김원중으로 시즌을 맞이한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를 뒷받침하는 진명호의 역할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진명호가 롯데의 반등에 일익을 담당할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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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이용선 칼럼니스트/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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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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