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 온 '스웨덴 청년' 헬퀴스트 "여자친구가 한국 정말 좋아해요"

조남기 입력 2020. 4. 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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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에 온 '스웨덴 청년' 헬퀴스트 "여자친구가 한국 정말 좋아해요"



(베스트 일레븐)

필립 헬퀴스트. 1991년생의 스웨덴 출신의 공격수는 이번 시즌부터 충남아산 FC에서 뛰기로 했다. 그에겐 도전이 필요했다. 평소 머물거나 익숙한 곳이 아닌, 완전히 낯선 곳에서의 진짜 도전. 헬퀴스트는 그걸 원했다.

그래서 택한 곳이 대한민국이다. 여자친구로부터 좋은 이야기를 자주 들어서 평소부터 호감이 있던 나라 한국. 헬퀴스트는 자신의 커리어를 뒤바꿀 땅으로 이곳을 택했다. 코로나19로 리그가 연기되어 조금은 답답하지만, 그래도 충남아산 팀원들의 분위기가 좋아 기대감이 크다.

<베스트 일레븐>은 시즌 시작에 앞서 간만에 K리그에 상륙한 동유럽 외인 헬퀴스트를 먼저 만나봤다. 듣던 대로, 아니 기대 이상으로 속이 꽉 찬 청년이었다. 무엇보다도 ‘원 팀’을 아는 선수인 것 같아, 시즌이 개막했을 때 헬퀴스트의 활약상이 몹시 궁금하다.


▲ 한국에 온 걸 환영합니다. 보기 드문 북유럽 선수인데, 어쩌다 한국에 왔나요?

“환영해줘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스웨덴·오스트리아·그리스 등 유럽 1부에서만 200경기 이상을 뛰어왔어요. 그러던 중 문득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꼈죠. 그즈음 K리그를 고민하게 됐고, 그러면서 한국 축구에 기대를 품게 됐습니다. 또 제 여자친구가 한국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저에겐 한국이 좋은 나라 같다고 도전해보라고 말을 해주더군요. 그렇게 한국으로 오게 됐습니다.”

▲ 여자친구의 영향이 적잖았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한국을 얼마나 좋아하나요?

“정말 좋아합니다. 특히 K-POP을요. 일단 ‘블랙 핑크’랑 ‘마마무’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가수들이 어떻게 그런 멋있는 춤을 추면서 노래까지 잘할 수 있는지 매번 감탄해요. 아, 한국 드라마도 엄청 좋아해요. 처음 접했던 드라마가 ‘스카이 캐슬’이었고요, 이후엔 ‘도깨비’, ‘왕은 사랑한다’ 등을 봤대요. 최근에는 넷플릭스로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있답니다. 이태원 클라쓰는 저도 함께 보고 있어요.”

▲ 그나저나 여자친구는 어떻게 연락을 하고 있을까요?

“현재 오스트리아에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출국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주로 영상 통화나 메신저로 연락하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나면 한국에 바로 올 예정이에요. 얼른 상황이 마무리되어 5월쯤에는 서로 볼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괴롭습니다. 요새 시간은 어떻게 보내고 있어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외출을 자제하고 훈련 외에는 대부분 집에서 보냅니다. 주로 넷플릭스를 보거나 요리를 하고 또 유럽에 있는 제 가족들, 친구들, 여자친구와 영상통화를 해요. 가끔은 식재를 사러 무야키치와 그의 여자친구와 함께 밖에 나가기도 합니다.”

▲ 운전면허 시험으로 고생 좀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미 다 소문이 났나 보네요. 사실 시험을 보기 전에 주위에서 다들 쉬울 거라 해서 당연히 한 번에 합격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시험장에 들어가 첫 번째 문제 지문을 읽자마자 느꼈죠. ‘이게 뭐지?’ 그리고 전 아주 안타깝게… 떨어졌어요. 그래서 재시험을 볼 때는 공부를 하고 응시했고 겨우 합격했습니다. 시험을 영어로 응시했는데 지문의 단어들이나 한국의 교통 규정이 상당히 어려웠어요. 그래도 세 번째 시험은 보지 않아도 돼서 매우 기쁩니다.”

▲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였던 박동혁 감독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감독님의 첫인상은 ‘와 이 사람 볼을 잘 찬다’였어요. 처음 훈련장에 들어서서 감독님이랑 같이 훈련을 하는데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에 대단한 선수였다는 걸 몸으로 느꼈죠. 사람으로서도 좋은 분입니다. 감독님은 항상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주거든요. 선수들 모두 감독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의 전술적 부분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리더십도 항상 동기부여가 됩니다.”

▲ 스웨덴 공주의 성도 헬퀴스트라고 들었어요. 혹시 무슨 관계가 있나요?

“하하, 헬퀴스트라는 성이 스웨덴에서 흔하지 않긴 해요. 그래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어요 가끔 농담으로 ‘전 왕족 출신입니다’ 라고 대답하곤 하지만, 애석하게도 왕족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 유럽 동료 무야키치와 호흡을 잘 맞나요? 한국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눠요?

“의지하며 잘 지낸답니다. 훈련 때 서로 조언도 해주고 훈련 후엔 개인적 시간에도 같이 다닙니다. 그런데 무야키치는 저보다 2주 정도 일찍 한국에 와서 얼마 차이가 안 나는 데도 불구하고 저보고 젓가락을 못 쓴다고 엄청 놀렸어요. 이렇게 서로 장난도 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도 함께 공유하며 가깝게 지내니, 제겐 무야키치가 정말 든든한 친구에요.”

▲ 훈련 중 한국어는 얼마나 적응이 됐나요?

“훈련에서 필요한 기본적 단어들은 어느 정도 숙지가 된 상태에요. 예를 들어 ‘왼쪽’, ‘오른쪽’, ‘돌아’, ‘좋아’ 정도를 알아요. 더 세부적 단어나 생활에서 필요한 한국어는 구단 통역 친구가 항상 훈련 때마다 도와주고 있어요. 훈련 외에도 알려줘서 문제없이 적응하고 있어요.”

▲ 직접 와보니 한국은 어떤가요?

“한국엔 높은 빌딩들, 맛있는 음식 그리고 심지어 로봇들도 있더라고요. 멋있고 기술적으로도 발전된 나라에요. 또 하나 느낀 건, 한국인들이 친절하고 정이 많다는 점이에요. 또 서로 존중과 예의를 갖추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 팬들에게 ‘헬퀴스트는 OO다’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저를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요? 일단 다른 선수들과 금방 융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스타일이든 맞춰서 플레이할 수 있죠. 그나저나 팬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 정말 궁금하네요. 나중에 오히려 물어보고 싶어요. ‘헬퀴스트는 OO다’? 어떻게 불러주실까요?”

▲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지난 시즌에 19경기에서 11골을 넣었어요. 이 기세를 이어가 한 구성원으로 팀을 돕고 싶습니다. 충남아산이 이기는 팀이 되게 돕고 싶어요. 우리 팀이 굉장한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좋은 선수들, 좋은 코칭스태프들, 좋은 구단 직원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하나 되어 정상을 향해 노력하다 보면 어떠한 목표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로 똘똘 뭉친 팀을 막을 수 있는 상대는 아무도 없거든요. 팬들도 이렇게 뭉친 충남아산의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충남아산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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