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Futures] 키움 히어로즈 김재웅

조회수 2020. 4. 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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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기억하라 그 이름, 김재웅!

KBO리그 투수 중 최단신에 해당하는 173cm의 키, 명문 고등학교 야구부의 에이스로 활약했음에도 6라운드 지명에 그치게 한 느린 구속, 선수로서 충분히 콤플렉스가 될 법도 하다. 하지만 당사자는 망설이거나 지쳐 주저앉는 일 없이 자신의 날개를 활짝 펴게 될 그날을 위해 재능을 갈고닦으며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시작은 미비했지만 조만간 1군 마운드 위에서 찬란하게 빛날 김재웅의 2020시즌을 미리 만나보자.

Photo 키움 히어로즈 Editor 최홍서




2019시즌 퓨처스 성적

24경기 5승 6패 92이닝 75피안타 31볼넷 2피홈런 37실점 32자책점 ERA 3.13

#작은 거인, 하늘 너머를 바라보다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 4위, 대만 윈터리그 평균자책점 8위 그리고 스프링 캠프에서의 1군 승격까지 김재웅이 지난 1년간 이뤄낸 성과물이다. 괄목할만한 성장에 기분이 들떠 있을 수도 있지만 그는 오히려 무덤덤했다. 눈앞의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멀리 있는 목표를 바라보는 김재웅의 모습은 구름 너머 하늘을 내다보는 거인과 같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팬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키움 히어로즈 4년 차 투수 김재웅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정규시즌도 4월 이후로 미뤄졌어요. 현재 어떻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나요?

특별히 훈련이 변한 건 없어요. 예년과 다름없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1군 선수들과 훈련 중이에요. 2군에 있을 때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

2군에서는 선발투수를 준비했는데 1군에서는 불펜투수 임무를 수행해야 해서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요.

캠프 중간에 1군에 합류했어요. 신인 시절 이후 두 번째인데 소감이 궁금해요.

지난 시즌에 한 번 1군을 경험해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2군 캠프와 비교하면 집중력이 높은 느낌이었어요. 선배님들도 잘 챙겨주셔서 2년 전보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더 할 수 있었어요.




특별히 어떤 선배가 잘 챙겨줬나요?

중학교 선배인 김상수 선배님과 룸메이트 (임)규빈이 형이 특히 잘 챙겨주셨어요.

캠프 전에도 바쁘게 겨울을 보냈어요. KBO 연합팀에 차출돼 대만 윈터 리그에 참가했는데 일본 연합팀을 상대로 5.1이닝 2실점 6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호성적을 거뒀어요.

확실히 대만과 일본의 타자들이 파워도 좋고 실투를 놓치지 않더라고요. (리그에 참가해 얻은 수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집중력이 좋아졌어요. 강타선을 자주 상대하니까 경기 운영도 성장했고요. 상무 야구단 박치왕 감독님이 잘 관리해주셔서 큰 무리 없이 리그를 치렀어요.

투수는 체구가 작으면 프로에서 타자로 전향하는 경우가 있어요. 김재웅 선수는 꿋꿋이 투수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작은 신장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제가 남들보다 팔 각도가 높은 편이에요. 그래서 키에 비해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요. 그런 점을 통해 약점을 극복하고 있어요. 제구도 신경 써서 단점을 다른 장점으로 채워가려고 해요.

팬들 사이에서 130km/h 중후반대의 평균 구속과 훌륭한 제구력이 두산 베어스 유희관 선수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유희관 선배님과 비교된다니 영광이에요. 물론 선배님 같은 스타일의 선수가 돼도 좋지만 저는 파워풀한 투수가 되고 싶어요.

그럼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류현진 선배님이요. 경기 운영과 제구력 모두 완벽하시잖아요. 그런 점을 닮고 싶어 선배님 경기를 자주 보며 연구했어요.




#정말 무서운 친구가 될 겁니다

김재웅을 지명했을 당시, 팬들의 반응은 마냥 긍정적이지 않았다. 키움은 이전에도 몇 번이나 키 작은 좌완 투수를 뽑았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봤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것일까. 고형욱 스카우트 팀장은 “이번만큼은 다르다며 정말 무서운 친구가 될 것”이라고 의심을 품은 팬들에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로부터 3년 후, 김재웅은 그의 바람대로 퓨처스리그를 집어삼킨 코어 유망주로 성장했다.

프로 입단 이전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어릴 때부터 LG 트윈스 어린이 야구단에 가입할 정도로 야구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부모님도 야구광이셔서 함께 경기장에도 자주 갔고요. 초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맨날 친구들과 동네 야구를 하면서 놀다가 4학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투수는 언제부터 하게 됐나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했어요, 코치님이 공을 예쁘게 던진다고 투수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셨어요. 그렇게 마운드에 오르게 됐고 중학교 2학년 이후로는 줄곧 투수만 했어요. (계기가 있었나요?) 다른 선수에 비해 발이 느렸어요. 또 왼손잡이라 포지션에 제약도 있고요.

덕수고 시절 일찍이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평가를 찾아보면 작은 키가 발목을 잡았어요.

솔직히 의식을 안 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에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운동했어요. 그 덕분에 지명을 받게 된 셈이죠. (지명될 당시 스카우트 팀장이었던 고형욱 스카우트 상무이사가 “정말 무서운 친구가 될 겁니다”라는 코멘트를 남겼어요.)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저도 듣긴 했어요. 그렇게 평가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이 코멘트만 봤을 때는 고형욱 스카우트와 남다른 인연이 있을 것 같아요.

보시러 온 기억이 없어서 키움이 제 이름을 불렀을 때 의아했어요. 지명된 이후에 고형욱 팀장님이 제 투구 영상도 따로 챙겨보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본인의 어떤 장점이 관심을 가지게 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아마 목동야구장에서 했던 제7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보고 높게 평가해주신 게 아닐까요? 제가 그때 준결승전에서 동산고등학교를 상대로 완봉승을 했거든요. 삼진도 11개나 잡고요. (웃음)

아마 때의 활약과는 달리 프로 데뷔 시즌에는 퓨처스리그 11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어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캠프를 다녀오고 허리가 안 좋았어요. 스쿼트를 하다가 조금 삐끗했는데 투구폼이 와일드하다 보니 허리에 무리가 갔어요.

2018년에도 평범한 성적을 거뒀는데, 지난해는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어요. 어떤 점이 그 짧은 시간 동안 본인을 발전하게 했나요?

시즌을 거듭할수록 제 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리그에 적응도 했고요. 무엇보다 1군에 다녀오고 난 뒤로 확 좋아졌어요.

지난 시즌 김재웅은 1군에 콜업되기 전까지 퓨처스리그에서 10경기에 등판해 30.2이닝 평균자책점 5.09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6월 19일, 봉와직염으로 이탈한 이승호를 대신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비록 3일간의 짧은 동행이었지만 그는 선배들과 함께하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렇게 김재웅은 퓨처스리그 복귀 이후 14경기에서 51.1이닝 평균자책점 1.57의 호성적을 거두며 팬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1군 이야기를 잠깐 해볼게요. 작년 6월 19일에 데뷔 첫 1군 콜업을 받게 됐는데 소식을 들었을 때 심정이 어땠나요?

첫 콜업이라 얼떨떨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일단 부모님이 생각나서 아들 1군 간다고 전화를 드렸어요. 너무 뿌듯해하시더라고요. (웃음) 행복해하시는 만큼 1군에 오래 있어야 했는데 짧게 머물러서 조금 아쉬웠어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후 2군 성적을 보면 180도 다른 사람이 됐어요.

확실히 1군 경기를 보니까 시야가 달라지더라고요. 훌륭한 선배님들과 잠시나마 함께 머물면서 자신감이 붙었던 게 이후에 퓨처스리그에 돌아가서 성적으로 나타났어요.

좋은 선배들을 보며 좋아졌다고 했는데 어떤 선배가 김재웅 선수에게 영향을 줬나요?

콕 집어 말할 수 없어요. 다 저보다 좋은 선수라서 1군에서 야구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모든 선배님 옆에서 듣고 보며 배웠어요.

1군에 있는 동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요?

아마 롯데 자이언츠랑 했던 경기였을 거예요. 후반까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서 등판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점수 차가 좁혀져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어요.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치열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어요.

6월 21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던 키움과 롯데의 시즌 6차전. 당시 키움은 8회 초까지 6점 차로 여유롭게 리드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8회 말 안타와 실책이 겹쳐 만루를 허용했고 정훈의 싹쓸이 적시 2루타가 터지며 경기는 순식간에 3점 차 접전이 됐다. 이는 단순히 여유로운 리드가 깨진 것뿐만 아니라 김재웅의 1군 데뷔 기회가 날아감을 의미했다. 그러나 그에게 이날은 ‘데뷔전이 날아간 아쉬운 날’이 아닌, ‘자신의 선수 인생에 있어 진일보를 이루게 해준 날’이 됐다.




#재능은 꽃피우는 것

지금 당장 1군에서도 통할 장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떤 타자든지 몸쪽 코스는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습니다”라고 김재웅은 답했다. “맞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김재웅”이라고 말한 고형욱 스카우트 상무이사의 코멘트가 떠올랐다. 상대가 제아무리 일류 타자라고 하더라도 지는 것을 싫어하기에 그는 과감하게 자신의 투구를 펼쳤다. 자신보다 몇 배는 거대한 골리앗을 상대로 기죽지 않던 다윗처럼 말이다. 1군에 올라와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를 상대로 배짱 넘치는 투구를 하는 김재웅의 모습이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다.

퓨처스리그를 정복했으니 이제 1군도 욕심이 날 것 같아요. 올 한해 마음속으로 설정해놓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 가장 큰 목표는 1군에서 최대한 얼굴을 자주 비추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중간이든 선발이든 보직에 상관없이 스무 경기 이상 등판하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잘 던져야 하고요. (웃음)

굳이 스무 경기 이상이라고 정한 이유가 있나요?

스무 경기면 그래도 계속 1군에 붙어있는 거잖아요, 또 계속 1군에 있다는 건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뜻이어서 이렇게 정해봤어요. 올해는 시즌 끝까지 팬들과 고척 스카이돔에서 야구 하고 싶어요.

비단 이번 시즌뿐만이 아니라 프로 인생을 통틀어 1군에서 이루고픈 목표가 있나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다음은 통산 50승을 달성하는 게 꿈이에요. 50승을 기록한 이후에도 만족하지 않고 100승, 150승까지 계속 목표를 세워서 그걸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착실한 목표네요. 올 시즌을 위해 겨울 동안 가장 열심히 보완한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평균 구속을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지난 시즌에는 138~139km/h 정도 나왔는데 140km/h 초반까지 끌어올리고 싶어요. 이를 위해 순발력과 밸런스 부분을 보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매일 자기 전에 섀도 피칭도 꼬박꼬박하고요. 그리고 속구, 체인지업과 함께 커브를 주무기로 사용하려고 열심히 가다듬고 있어요.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질문입니다. 김재웅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제 인생의 동반자예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프로야구 선수가 됐고 앞으로 오래 해야 하잖아요. 야구는 제게 꿈같은 직업이에요.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고 있는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팬 여러분의 응원만 있다면 행복하게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팬분들이 있어야 프로야구 선수도 존재하는 거니까 앞으로도 한국 프로야구 많이 사랑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10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08호(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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