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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성지고등학교 김대현 & 김대원

조회수 2020. 4.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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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의 변화구

속구를 ‘탄탄대로 같은 인생’이라고 표현해봤을 때 어떤 이는 속구처럼, 또 어떤 이는 꽤 굴곡진 변화구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한 번의 포기, 부상, 유급, 여러 번의 전학까지 김대현과 김대원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화구 같은 야구 인생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차근차근히 앞을 향해 나아갔다. 2020년, 쌍둥이 형제는 다시 성지고로 학교를 옮겼다. 형은 다시 야구공을 잡게 해준 고마움 때문에, 동생은 투수로서 가능성을 발굴해준 감사함 때문에 말이다. 고등학교 마지막 해, 두 형제가 던질 변화구는 어디로 향하게 될까.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대단한 미디어




김대현

출생 2001년 01월 05일 신체조건 189cm 94kg 출신교 인천 서화초-인천 상인천중-경기 신흥중-청담고-제물포고-성지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19시즌 성적 2경기 0승 0패 0이닝 0삼진 5사사구

김대원

출생 2001년 01월 05일 신체조건 188cm 92kg 출신교 인천 서화초-인천 상인천중-경기 신흥중-강원고-청담고-제물포고-성지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19시즌 성적 1경기 0승 0패 0.2이닝 2삼진 0사사구 평균자책점 0.00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3월 5일 인터뷰)

김대현(이하 대현) 성지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투수 김대현입니다.

김대원(이하 대원) 동생 김대원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단체 운동이 힘든데 어떻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나요?

대원 단체 운동은 못 하고 있어서 ‘ESC 재활센터’라는 곳에서 몸을 만들고 있어요. (ESC 재활센터면 홍남일 코치가 운영하는 곳 아닌가요? 지난번에 <더그아웃 매거진>과 촬영을 하기도 했어요.) 맞아요. 성지고 박지호 감독님이 추천해주셔서 인연이 닿게 됐어요. 즐겁게 운동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훈련하고 있나요?

대현 유연성 위주로 하고 있어요. 투수는 큰 근육보다 상․하체의 밸런스와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를 중점적으로 보강하고 있습니다.

야구는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대현 동네 친구 중 한 명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그게 멋있어 보였어요. 그때 야구를 알게 됐어요.

대원 처음에는 둘 다 축구를 좋아했거든요.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는데 초등학교 감독님께서 저학년 친구들은 먼저 테니스공으로 재미를 붙여주셔서 쭉 하게 됐어요.

축구를 좋아했으면 축구선수에 대한 꿈은 없었나요?

대원 둘 다 영 소질이 없어서…. (웃음) 발로 하는 공놀이는 진짜 못해요. 흔히 ‘발이 세모다’라고 하잖아요. 대현이랑 제가 그래요.




쌍둥이라지만 둘 다 운동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망설였을 것 같아요.

대현 아무래도 운동선수가 쉽지 않은 일이고 고생을 많이 하니까 중학교 때까지는 반대를 하셨어요. 그래도 지원이나 응원은 예나 지금이나 아낌없이 해주세요.

대원 맞아요. 오늘도 인터뷰 장소까지 태워다 주셨어요. 초행길이라 헤매면서 왔지만요. (웃음) 늘 감사해요.

야구에 빠지게 되면서 응원하게 된 팀이 있나요?

대원 한화 이글스의 열렬한 팬입니다.

대현 전 구단을 응원하고 있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팀은 롯데 자이언츠예요. 태어나 처음으로 본 야구가 롯데 경기였거든요.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대원 저도 같이 보긴 했는데 그래도 일편단심 한화입니다.

쌍둥이지만 포지션은 다른 곳에서 시작했어요. 김대원 선수는 포수로, 김대현 선수는 처음부터 투수였어요.

대원 초등학교 때는 투수보다 포수가 좋았어요. 감독님도 다른 투수들이 잘하고 있으니까 잘 이끌어보라고 하시기도 했고요.

대현 저는 던지는 게 너무 좋았어요. 프로에서 뛰던 투수들이 멋져 보였거든요.

그러면 둘이서 배터리로 경기에서 자주 뛰었을 텐데 호흡은 잘 맞았나요?

대원 서로 의견이 안 맞아서 엄청 싸웠어요.

대현 벤치에 들어와서 다퉜는데 대원이가 “사인 좀 똑바로 맞춰”라고 하면 저는 그냥 “알았어”라고 했어요. 포수 말 들어야죠.

김대현 선수는 중학교 때 잠시 야구를 그만뒀어요.

대현 열심히 했지만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어요. 어깨 부상도 겹쳐 운동을 하는 게 괴롭더라고요. 너무 어렸어요.

김대원 선수는 야구를 그만둔다고 들었을 때 어땠나요?

대원 말렸죠. 한 게 너무 아깝잖아요. 그런데 부상도 있고 힘들어하는 게 보여서 차마 붙잡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렇게 김대원 선수 홀로 강원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됐는데 외롭지 않았나요?

대원 외롭긴 했어요. 혼자라서 더 절실하게 했는데 몸이 안 따라줬어요. 그러다 청담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죠.

청담고등학교에서 다시 형제가 함께하게 됐어요.

대현 야구를 그만두고 인천 재능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머리도 식힐 겸 대원이가 있는 청담고로 갔어요. 동생을 보니까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간만에 같이 캐치볼을 했는데 우연히 당시 수석 코치로 계셨던 박지호 감독님이 무조건 야구를 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권유하셔서 다시 하게 됐어요.

대원 대현이랑 같이 야구를 하게 돼서 좋았어요. 혼자 있으니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거든요.




다시 야구를 시작하면서 폼도 바꿨어요. 기존에는 사이드스로였는데 오버스로로 변경했어요.

대현 사이드암 투수들이 멋져서 그렇게 던졌는데 키가 크면서 구부리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오버로 바꾸게 됐어요. 초반에는 코치님들한테 말 안 하고 혼자 연습을 했는데 스스로 괜찮다 싶어서 말씀을 드리고 완전히 바꾸게 됐죠.

김대원 선수도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어요.

대원 야수로는 그저 그런 선수였어요. 하지만 던지는 건 자신 있었거든요. 코치님도 한 번 투수 해볼 생각 없냐고 하셔서 마운드에 올라가 봤는데 흥미를 갖게 됐어요.

재회한 만큼 행복한 일만 가득하면 좋겠지만 김대원 선수가 팔꿈치 부상을 당하게 됐어요.

대원 투수 전향 이후에 무리를 해서 그런지 팔꿈치가 안 좋았어요. 뼛조각 제거와 인대 재건 수술을 같이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시합을 뛰어야 해서 뼛조각 제거를 먼저 했어요. 그러다 결국 탈이 나서 인대 수술도 바로 하게 됐어요.

투수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돼서 바로 한 수술인데 힘들지 않았나요?

대현 슬펐어요. 그래도 대원이가 금방 털어내고 재활하는 모습을 보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대원 저도 대현이를 보고 자극이 됐어요.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140km/h를 넘게 던졌거든요. 그걸 보고 ‘나도 빨리 복귀해야겠다’라고 결심하게 됐죠. 오히려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같이 운동을 하면서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은데 평소 사이는 어때요?

대원 애들이랑 있을 때는 진짜 친하고 말도 많이 하는데 집에 가면 조용하게 각자 할 일만 해요.

밖에서만 친하면 비즈니스 친분인가요?

대현 그런 건 아니에요. (웃음) 워낙 붙어 있는 시간이 길고 집에 있으면 둘 다 말을 잘 안 해요. 그래도 부모님이랑 있으면 다시 수다쟁이가 돼요.

성격은 서로 다른가요?

대원 애들은 다르다고 해요. 대현이는 되게 외향적이에요. 애들도 잘 웃기고 팀 분위기 메이커예요. 저는 그 모습을 그냥 뒤에서 흐뭇하게 보고 있죠.




서로의 장단점을 꼽아 본다면?

대원 쌍둥이라 잘 맞아요. 척하면 척이죠. (웃음) 단점은 딱히 없어요. 대현이가 1분 먼저 태어났는데 만약 형이라고 딱 단정 지었으면 어색했을 거예요. 지금처럼 편하게 친구로 지내서 좋아요.

대현 대원이의 장점은 맞는 말만 해주는 거예요. 이렇게 운동도 그렇고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줘서 좋아요. 그래야 저도 잘못된 점을 알잖아요. 단점은 조금 재촉을 하는 게…. 저는 운동을 여유 있게 하고 싶은데 너무 빨리하니까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대원 효율적으로 짧고 굵게 해야죠. 옛날에는 답답했는데 그래도 요즘은 잘 따라와요.

청담고에서 제물포고로 한 번 더 전학을 가게 돼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현 제물포고에서 먼저 입부를 제안했어요. 워낙 전통 있는 학교고 잘하는 선수도 많아서 더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테스트를 봤고 둘 다 합격해서 학교를 옮기게 됐어요.

김대현 선수는 제물포고 시절 잊을 수 없는 경기가 있죠. 바로 강릉고등학교와의 청룡기예요. 당시에 초구는 묵직한 144km/h 속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는데 이후에 흔들렸어요.

대현 큰 대회고 처음이다 보니까 긴장을 엄청 했어요. 스트라이크를 넣으려고 해도 안 들어가더라고요. 초구를 던지고 기분이 막 들떴는데 내려오니까 마음이 숙연해졌죠.

대원 내려와서 뭐라고 하려 했는데 표정이 안 좋아서 참았어요. (웃음)

대현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까 다음에 더 잘하자’라며 다짐하고 금방 털어냈어요.

돌고 돌아 성지고로 왔어요. 3학년에 올라가는 시기에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대현 제가 먼저 가자고 했어요. 야구를 다시 하게끔 도와주셨던 코치님이 감독님으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고등학교 마지막 해는 성지고에서 보내고 싶었어요.

대원 처음에는 망설였는데 대현이 말이 맞는 것 같아서 결정했어요.

사실 성지고가 무서운 학교로 명성이 자자하잖아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대원 저희도 무서운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에요. 학교 가서 수업을 듣는데 분위기도 조용하고 열심히 공부하더라고요. 아, 물론 하는 친구들만 열심히 해요.




야구부 분위기는 어때요?

대현 다녔던 팀 중에 제일 좋아요. 단체 훈련 전에 개인 운동도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직접 보고 피드백을 바로 해주셔서 도움이 돼요. 보통 감독님이나 코치님을 어려워하는데 성지고는 벽이 없어요.

대원 애들끼리도 경쟁보다 단합을 더 생각하면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다른 강팀과 비교하면 약체니까 단합이 먼저 돼야 1승을 할 수 있잖아요. 올해는 그래도 해볼 만한 것 같아요. 인원은 적지만 실력만큼은 뒤처지지 않아요.

고등학교 엘리트 선수가 전학 이력이 많으면 안 좋은 인식으로 바라보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걱정은 안 되나요?

대원 전혀 없어요. 물론 저희를 모르는 분들은 안 좋게 볼 수 있는데 열심히 훈련하고 마운드에서 좋은 결과로 증명해 인식을 바꿔드리면 되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1, 2학년 시절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유급까지 경험했기에 조급한 마음도 들 것 같아요.

대현 대원이는 재활을 했고 저는 다시 야구를 시작하게 된 거라 전에 성적만 보면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조급하지 않아요. 오히려 유급을 안 했으면 그랬을 것 같아요. 이제 저희 둘한테 도망갈 곳은 없어요.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전지훈련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올 시즌에 모든 걸 쏟아부을 거예요. 지켜봐 주세요!

본인의 강점을 어필해볼까요?

대원 큰 키와 유연성을 동반한 볼 끝이 장점이에요. 변화구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체인지업이 주무기입니다.

대현 저는 커브가 좋아요. 슬라이더는 동생만큼 던지지 못해서 더 가다듬으려고요.

반대로 보완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현 멘탈이요. 재활 센터에서도 홍남일 코치님이 굳이 타자를 신경 쓰지 말라고 자주 말해주세요. 그 부분을 좀 더 완벽하게 해서 올해 전국대회에서는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대원 속구의 스피드를 좀 더 끌어올리고 싶어요.

올해 각자 목표가 있다면?

대원 150km/h를 던지고 반드시 프로에 갈 거예요. 전반기 주말리그에서는 무실점을 기록하는 게 목표입니다.

대현 저 역시 대원이와 프로에 가는 게 목표예요. 경기장에서 겁먹지 않고 볼을 던져도 밀어붙일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어요.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대원 양현종 선배님처럼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선발투수가 되고 싶어요. 제가 올라왔을 때 ‘대원이 올라왔네. 됐다!’라는 확실한 믿음도 주고 싶고요.

대현 저는 계투나 마무리 투수로 완벽하게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믿을맨’이 되는 게 꿈이에요.

둘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대현 믿을 수 있는 존재요.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대원이의 직설적인 면이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해줬으면 좋겠다!

대원 제게 대현이란 기댈 수 있는 존재입니다. 제가 직설적이지만 힘들 때 가끔 기대서 애교도 부리거든요. (웃음) 귀찮을 텐데 잘 받아서 고맙고 곁에 있어줘 의지가 많이 돼요.

마지막으로 부모님에게 한마디 해볼까요?

대원 초등학교 때부터 믿고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프로에 가서 효도하겠습니다. 어머니가 대학원생이신데 계약금 받으면 학자금 대출을 제가 갚아드리고 아버지는 꼭 차를 바꿔드리고 싶어요.

대현 항상 힘드신 내색도 안 하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희를 부모님 못지않게 걱정하고 응원해주시는 박지호 감독님과 홍남일 코치님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

아마야구에서 유급과 잦은 전학은 스카우트에게 선수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게다가 1, 2학년까지 뚜렷하게 보여준 성적도 없어 올해 활약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형제는 용감했고 자신감이 넘쳤다. 마지막 3학년을 위해 그동안 자신들이 쌓아 올린 노력을 마운드에서 보여주겠다며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에디터에게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이는 분명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두 형제를 만나기 전 박지호 감독과 통화를 했다. 박 감독은 짤막한 전화 인터뷰 내내 사소한 몸 관리부터 훈련에 임하는 자세까지 쌍둥이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순탄치 않던 야구 인생에서 드디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기회가 찾아왔다. 성지고와 쌍둥이 형제의 비상이 2020년 아마야구에 파란을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더그아웃 매거진 10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08호(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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