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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Story]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

대단한미디어 입력 2020.05.0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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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사랑받는 찐 이유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누구든 경쟁에서 밀려나 팬들의 관심 속에서 잊히게 된다. 이런 곳에서 안치홍은 무려 10년이나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FA가 된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의 러브콜을 받아 둥지를 옮겼다. 그가 이렇게 오랜 시간 많은 사랑 속에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안고 인터뷰를 진행한 에디터는 시간이 흐를수록 은은하게 풍기는 그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Photo 롯데 자이언츠 Editor 송서미




#마스크 속 아쉬움

2년 사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동안 잘 지냈나요?

작년에도 똑같이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치렀어요. 달라진 게 있다면 시즌이 끝나고 팀을 옮긴 거예요. 시즌이 바뀌고 팀이 바뀌어도 야구를 한다는 건 똑같으니까 적응 후에는 금세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2013년, 2018년 그리고 올해까지 총 3번이나 <더그아웃 매거진>과 만났어요.

그러고 보니 정말 3번째 인터뷰네요. (지난 인터뷰 기사도 봤나요?) 네, 봤어요. 사진만 안 나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웃음) 사진이 잘 나오는 편이 아니라 쑥스럽더라고요.

요즘 컨디션은 좀 어때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여파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겠어요. (4월 1일 인터뷰)

청백전을 하는 게 도움이 많이 돼요. 하지만 계속 청백전만 하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원래 일정대로라면 7일쯤에는 연습게임이 시작해야 하는데 계속 미뤄져 아쉬워요. 그래도 몸이 쳐지지 않게 스스로 준비를 잘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최근 청백전에서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뛰는 영상을 봤어요. 불편하진 않나요?

굉장히 불편하죠. 힘들더라고요. (그럼 평소 훈련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나요?) 구단에서 야외 훈련할 때는 착용을 안 해도 되고 실내에서는 꼭 써야 한다고 들었어요. (이동 제약은 많나요?) 어차피 개인 차를 타고 야구장과 집만 오가서 큰 불편함은 없어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라 경기장 외에는 이동이 힘들 텐데 휴식일은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어디 바람을 쐬러 나가고 싶어도 갈만한 곳도 마땅치 않아서 웬만하면 집에 있으려고 해요. 야구장 외에는 장 보러 나가는 일밖에 없네요. (그럼 집에서는 뭘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이젠 취미생활을 가질 수가 없어요. 아이랑 놀아줘야 하거든요. 다행히 딸이어서 조용히 노는 편이에요. 그냥 같이 있어 주면 돼서 좋아요. (딸은 누구를 더 닮은 것 같아요?) 저를 닮았어요. 전 정말 좋은데, 딸에겐 안 좋을 것 같네요. (웃음)




#롯데와 함께 ING

롯데와 함께하는 첫 시즌인 만큼 준비할 게 많잖아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게 가장 다른 점이에요. 적응은 이미 다 해서 잘 지내고 있어요. (훈련 시스템은 잘 맞나요?) 네, 불편한 것 없이 잘 생활하고 있어요. 구단에서도 챙겨주시고, 선수들도 도와줘요.

어떤 선수가 가장 많이 도와주나요?

제가 챙겨주는 건지 저를 챙겨주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김대륙 선수가 잘 도와줘요. 그래서 적응을 빨리했어요.

롯데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요. 선수들끼리도 사이가 좋아서 시즌을 치르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예요. 올해 감독님도 새로 오셨고, 워낙 잘하는 선수가 많은 팀이라 분위기만 잘 타면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자부해요.

팀을 옮기고 등번호를 8번에서 13번으로 바꿨어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8번은 오랫동안 썼던 번호라 애착이 있죠. 그런데 아마추어 시절이랑 고등학교 청소년 대표 때는 계속 13번을 썼거든요. 경찰 야구단에 있을 때도 (전)준우 형이 8번을 써서 13번을 썼고요. 13번도 추억이 많은 번호라 달게 됐어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프로 지명 후에 10년간 광주에서, 이제 또 새로운 시작은 부산에서 하게 됐어요.

서울 출신이라고 해도 성인이 된 이후에는 계속 광주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오히려 서울보다 부산, 광주가 익숙하고 편해요.

키스톤 콤비로서 새로 호흡을 맞출 딕슨 마차도와는 어때요?

워낙 성격이 좋은 친구예요. 처음에는 외국인 선수니까 자기주장이 강하거나 성격이 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제가 얘기하면 바로 피드백을 해주고, 서로 얘기를 자주 하면서 편해졌어요. (대화는 영어로 하나요?) 제가 영어가 안 돼서 통역사가 필요해요. 그래서 대륙이랑 영어 공부를 하기로 했어요.

최근 팀에서 가깝게 지내는 선수는 누구인지도 궁금해요.

원래 친했던 준우 형, (신)본기 형 그리고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친해진 대륙이와 가깝게 지내고 있어요. (정)훈이 형도 잘 챙겨주시고요. 다들 성격이 너무 좋고 잘 해줘서 두루두루 친해요.




#그가 가장 진지한 순간

야구 얘기를 좀 더 해볼게요. 2017시즌에는 20홈런을 기록하기도 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홈런을 때려냈지만, 지난 시즌에는 홈런 개수가 급감했어요.

시즌 초에 부상도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장타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둔 건가요?) 의도한 건 아니에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기 위해 평소 공을 찍는 느낌으로 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공인구가 바뀌면서 전에는 라인드라이브가 됐던 타구가 외야 플라이가 돼 잡히더라고요. 이것뿐만 아니라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겹쳐 개수가 줄어들었어요.

공인구가 기록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고 봐요. 공인구가 바뀌고 탄도가 낮아져서, 타구가 안 나가면 안 나갈수록 외야 플라이로 잡히는 경우가 잦아졌어요. 거기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고요. 이런 점 때문에 좀 장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초반에 손바닥을 다치면서 타율이 떨어지고 득점권에서 안 좋았거든요. 그걸 만회하려다 보니 콘택트 위주의 스윙을 가져가려고 한 것 같아요. (공인구에 대한 적응은 잘되고 있는지 궁금해요.) 어차피 저만 그 공을 쓰는 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쓰는 거니까요. 적응하는 데 무리는 없어요.

군 복무 이후에 도루도 확연히 줄었어요. 벌크업 때문인가요?

물론 벌크업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장타가 많이 나오는 추세였어요. 구단에서도 도루를 요구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됐어요. 또 시즌 시작 전에 슬라이딩을 하다가 옆구리가 한 번 찢어진 적이 있거든요. 그때 불필요한 도루로 부상을 입는 것보다 안전하게 하는 게 낫다는 권유를 받았어요.

지난 2018년 인터뷰에서 타순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했어요. 이후에 모든 타순을 다 경험해봤는데 몇 번이 가장 잘 맞던가요?

타순은 정말 상관없어요. 아무래도 클린업에서 오랫동안 쳐왔으니까 그 자리가 가장 편하긴 해요. 책임감이 생겨서 기분도 좋고요.




#관리의 달인

2라운드 1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고졸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 MVP까지 선정됐어요. 이후 한 팀에서 10년간 사랑받았는데,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겠지만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물론 올스타전 MVP도 있고, 2번의 우승도 있지만, 팀 성적이 좋았을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팀이 잘돼야 선수도 같이 빛이 나잖아요. 경기에서 이겼을 때 가장 행복하고 그 순간들은 전부 기억에 남아요.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요?

야구라는 게 10번 타석에 나가서 3번만 쳐도 잘 친다고 하잖아요. 확률 싸움이다 보니 못 칠 때가 수도 없이 많아요. 성격이 좀 예민한 편이라 일주일에 몇 번씩 힘들 때가 있어요. 생각이 많아 경기가 안 풀릴 때는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편이고요.

그럼 그렇게 힘이 들거나 슬럼프가 왔을 때는 어떻게 이겨내려고 하나요?

무조건 연습량을 늘려요. 연습을 더 해서 어떻게든 풀어가려고 해요. 하지만 제가 언제까지나 20대는 아니잖아요. 풀타임을 소화해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잘 버티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다른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연습량이 가장 많았을 때는 어느 정도였나요?

정해놓지 않고 마음에 들 때까지 했어요. 대부분 시합 전에도 특타 치고 경기 끝나고도 계속 연습을 했죠.

물론 잔부상은 있었지만 ‘안치홍이 큰 부상으로 쉰다’라는 얘기는 거의 못 들어 봤어요. 관리 비법이 있나요?

잘 먹고 잘 자는 건 당연하고요. 누구나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면 안 아플 수가 없거든요. 중요한 건 본인이 조절을 잘해서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프로는 자리를 비우면 그 자리에 누구든 들어올 수 있어요. 몸 관리도 중요하지만 정신력으로 버텨온 것 같아요. ‘내 자리는 내가 지켜야 한다’라는 마음으로 견뎠어요.

몸이 아프거나 잔부상이 있어도 묵묵히 참고 견디는 편이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저만의 기준이 있어요. 아팠을 때 이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더 이상 안 좋아질 상황이 아니라면 저는 무조건 계속 운동해요. 그런데 만약 쉬어가는 게 낫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는 쉬고요.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계속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프링 트레이닝 때는 채식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들었어요. 지금도 하고 있나요?

완전 채식은 아니었고 양을 좀 늘렸어요. 완전 채식은 못해요. 워낙 잘 먹거든요. (웃음) 샐러드나 야채주스를 더 먹으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잘 못 느꼈는데 2주 정도 해보니까 몸이 가벼워진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동료들이 안치홍 선수에 대해 평소에 말수가 적다고 해요. 본인이 보기에는 어떤가요?

낯가림이 심해서 그렇지 친한 사람과 있으면 굉장히 수다쟁이에요. 다만 시끄러운 곳은 싫어해서 친구들과 술 한 잔하며 얘기할 때도 포장마차처럼 소소하게 먹을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찾는 편이에요.

별명이 다양해요. 예전 구단에서 별명을 공개 모집했을 때, 3천 개의 후보 중 선택을 아예 안 하기도 했어요.

선택지에 ‘무등산 아이돌’ 이런 게 있어서 고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 거지 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팬들이 저를 별명으로 불러주신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다는 거니까 다양한 별명을 적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특정 별명을 콕 집어서 고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사직 아이돌’은 어때요?

이제 그런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니에요. 후배들에게 양보하겠습니다.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본인의 어떤 면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보나요?

성실하고 진지하게 임했던 게 지금까지 오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어요. 운동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좌절했던 적도 있어요. 이렇게까지 해도 안 될 때가 있으니까요.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더 연습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아직도 갈 길은 한참 남았는데 지금처럼 앞으로 나아가면 될 것 같아요.

지금까지 곁에서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가장 긴 시간 저를 봐왔던 분은 아무래도 부모님이에요. 가장 큰 도움을 주셨죠. 아버지는 초등학교 때부터 제가 어떻게 야구를 해왔는지 모두 기억하세요. 폼이나 루틴이 달라질 때 한 번씩 얘기도 해주시고요. 그래서 늘 감사해요.

본인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후배들도 많은데, 후배들에게 비결을 알려준다면?

직접 찾아와서 제가 롤모델이라고 밝히면 얘기해주겠습니다. (웃음)

예쁜 딸이 벌써 돌이에요. 코로나19 때문에 돌잔치를 못하고 있는데, 아쉬울 것 같아요.

이제 돌이 한 달 좀 안 남았는데, 그때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질지 확실치 않아서 이걸 미뤄야할지 고민이 돼요. 아쉽네요.

딸이 나중에 야구선수를 만난다고 하면 허락해줄 건가요?

만나는 사람을 보고 얘기해줄 것 같아요. 직업보다는 사람에 따라 다른 거니까요.

야구의 매력이 있다면 뭘까요?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라는 말처럼 야구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슬픔이나 즐거움을 주기도 하잖아요. 모든 사람에게 환호가 나올 만한 감동을 줬을 때 가장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그게 곧 야구의 매력이고요.




늘 부상 없이 오래 야구하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어느새 30대에 접어들었어요. 10년, 2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나중에 은퇴를 하고 지도자 생활을 하면 감독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정말 뭘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야구 판에 계속 있던 사람이니까 그때도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지 않을까요?

올 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주고 싶은가요?

워낙 타선에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준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거로 예상해요. 타선의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부터 함께 하게 된 롯데팬과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이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원래 야구장에서 시합을 하며 인사를 드려야하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사를 아직 못 드렸네요. 4월 말이든 5월이든 개막을 하게 되면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안치홍 선수는 말을 참 예쁘게 해요’라는 팬들의 말이 단박에 이해가 됐다. 인터뷰 내내 같은 말도 참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야구 실력뿐 아니라 그의 이런 면이 그가 지금껏 사랑받는 데 한 몫 했다. 그는 야구장에서 모든 사람에게 환호가 나올 만한 감동을 줬을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그리고 그게 곧 야구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의 매력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팬들이 환호할 만큼 경기에서 활약해주는 선수, 그리고 팬들이 기뻐할 만큼 감동을 주는 선수. 비록 개막이 미뤄지고 있지만 하루 빨리 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을 만나고 싶다. 


더그아웃 매거진 10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09호(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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