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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의 도전.. 3대3 농구에 전태풍 상륙

용인/주형식 기자 입력 2020. 05. 0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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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3 농구 리그 오늘 고양서 개막
올시즌 끝으로 프로농구 은퇴
이승준·동준 형제 권유로 입문
"기술 뽐낼 수 있는 프리스타일.. 아재 농구의 진수 보여주겠다"

"선수 땐 감독 눈치 보느라 개인기를 많이 자제했어요. 제 기술을 다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는데, 3대3 농구에선 마음껏 날뛸 생각이에요."

코로나 사태로 중단된 2019-2020시즌을 끝으로 프로농구 서울 SK에서 은퇴한 전태풍(40·180㎝)이 다시 코트에 선다. 2일 고양스타필드에서 개막하는 'KOREA 3X3 프리미어리그(한국 3대3 농구연맹 주최)'에 출전하는 것이다. KBL(한국농구연맹)에서 뛰다 은퇴하고 3대3 농구에 먼저 발을 들여놓은 이승준(205㎝), 동준(200㎝) 형제와 호흡을 맞춘다. 소속팀은 한솔레미콘.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8라운드로 우승팀을 가리는 이번 대회는 코로나 사태로 무관중으로 출발한다. 총상금은 1억원이다.

3대3 농구에 도전하는 전태풍이 지난 30일 경기 용인의 한 카페에서 농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그는 "나도 즐겁고, 팬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농구를 할 것"이라면서 "팬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싶을 만큼 화려한 드리블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지난 30일 만난 전태풍은 들뜬 표정이었다. 얼굴을 뒤덮었던 수염을 말끔하게 깎고 나타나 "나 젊어 보여? 20대처럼 뛰어보려고 1시간 넘게 수염 민다고 진땀 났어"라며 웃었다. 귀화 혼혈 선수인 그는 '하프 코리안 드래프트'를 통해 2009년 모국 프로 무대를 밟았다. 미국 대학1부 리그인 조지아공대에서 활약했던 정통 포인트가드 출신답게 KBL에서도 주가를 높였다. 전주 KCC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전 우승(2011년), 베스트 5(2010년)의 영예를 안았다. 통산 정규리그 425경기에서 평균 10.7점 4어시스트 2.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아이 셋 둔 아빠로서 자랑할 만한 경력을 남겼지만 정작 전태풍은 "20년 넘게 농구 하면서 1등 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았다. 감독님들한테 '너 그렇게 하면 안 돼'라고 꾸중만 듣다 보니 나만의 농구 색깔을 잃어버린 것 같아 슬펐다"고 했다.

프로농구 선수 시절의 이승준(왼쪽)·동준 형제.

은퇴 후 전태풍은 비로소 '자유로운 영혼'으로 돌아왔다. 최근 MBC, tvN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존댓말로 얘기하다 느닷없이 반말을 내뱉는 그의 코믹한 말투는 선수 시절부터 유명했다. 요즘은 예능 선배이자 농구 후배인 하승진(35)에게 종종 조언을 부탁한다.

3대3 농구도 전태풍이 추구하는 '프리 스타일 라이프'에 맞는다. 전태풍(40), 이승준(42), 이동준(40)의 나이를 더하면 122세. 여섯 참가 팀 중 최고령이다. 물론 이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뒀으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귀화한 공통점이 있어 마음이 잘 통한다. 전태풍은 "2년 전부터 승준·동준 형제가 '3대3 농구 하면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날 꼬셨다"면서 "버킷리스트(일생에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였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힘들다. 사기당한 것 같다"며 넉살을 부렸다.

전태풍은 "미국에 있는 부모님은 '힘들고, 돈벌이도 안 된다'며 지금도 3대3 농구 하는 걸 반대하신다. 지인들도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받고 한국에서 코치로 일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리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난 코치가 될 그릇은 아니다. 머리 쓰는 일은 안 맞는다. 남 가르치다가 백발노인이 되고 싶진 않다"고 했다. "마흔 살 아저씨라고 점잖은 척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세상에 이런 아재 농구는 없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트를 휘젓고 다닐 겁니다."

☞3대3 농구

한 팀 3명으로 구성. 두 팀이 일반 경기장의 절반을 번갈아 쓰며 공격과 수비를 한다. 5대5 농구와 비교하면 경기 시간(10분)은 4분의 1, 공격 제한시간(12초)은 2분의 1로 짧다. 라인 안쪽 슛과 자유투는 1점, 라인 바깥 슛은 2점. 21점을 먼저 넣는 팀이 이긴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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