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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외신 취재·집관 응원전.. 코로나가 바꾼 프로야구 개막 풍경

김지섭 입력 2020.05.05. 18:02 수정 2020.05.05. 18:19

2020시즌 프로야구가 192일 간의 기다림 끝에 5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플레이볼'을 외쳤다.

무관중 개막으로 현장 팬들의 함성 소리는 없었지만 취재 열기는 프로야구 출범 후 가장 뜨거웠다.

공식 개막전이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라며 "무관중으로 시작하지만 방역과 스포츠가 함께할 수 있다는 단계까지 온 것은 다행스럽다"고 개막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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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 SK와 한화의 경기에서 알자지라 방송 기자가 취재하고 있다. 인천=서재훈 기자

2020시즌 프로야구가 192일 간의 기다림 끝에 5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플레이볼’을 외쳤다.

무관중 개막으로 현장 팬들의 함성 소리는 없었지만 취재 열기는 프로야구 출범 후 가장 뜨거웠다. 대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막을 올린 한국야구 KBO리그를 취재하기 위해 20여개 언론사 외신 기자가 서울 잠실구장(LG-두산전)과 인천 SK행복드림구장(SK-한화전)을 찾았다.

대만 야구보다 한 단계 수준 높은 KBO리그는 미국, 일본 전역에 매일 생중계 된다. 야구 불모지인 중동 유력 매체 알자지라 방송 특파원 록 맥브라이드 기자는 염경엽 SK 감독에게 ‘전 세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소감’을 직접 묻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모범 방역국인 한국의 프로야구 개막 방식도 관심사였다. 잠실을 방문한 미국 LA타임스 특파원 빅토리아 김 기자는 “미국은 코로나19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지 않고 있는데 한국은 어떤 과정으로 시즌을 개막하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취재 배경을 밝혔다. 일본 니혼TV 특파원 아마가사키 타쿠로 기자도 “일본은 개막을 못한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며 “이날 개막전을 보면 현재 고민 중인 일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명석 LG 단장이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무관중 개막 경기에 앞서 NHK, CCTV 등 외신 기자들을 비롯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공식 개막전이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라며 “무관중으로 시작하지만 방역과 스포츠가 함께할 수 있다는 단계까지 온 것은 다행스럽다”고 개막을 반겼다. 박 장관은 이어 “세계가 주목하는 이 때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수준 높은 플레이를 선보인다면 한국 야구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직관(직접 관람)’을 할 수 없는 팬들은 각자 ‘슬기로운 ‘집관(집에서 관람)’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또 구단들은 팬들이 야구를 시청하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온라인 응원방’으로 유도했다. SK는 1루 응원단석에서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구단 유튜브로 팬들과 함께 응원했고, 한화는 카카오TV로 팬들을 초대했다.

한화 팬 신현씨가 ‘집관’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대전에 사는 한화 팬 김소영(29)-신현(31) 부부는 “현장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야구를 볼 수 있다는 자체가 기쁘다”며 “TV로 중계를 틀어놓고 휴대전화로는 응원단과 호흡하니 경기 몰입도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인천 거주 SK 팬 김대건(25)씨도 “유튜브로 실시간 응원 중계를 해서 집관 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삼성 팬 임정민(32)씨는 “집에서 혼자 유니폼 꺼내 놓고 응원했다”면서 “우천 취소가 우려됐지만 정상 진행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또 응원 팀 한화의 개막전 승리 소식(3-0)을 접한 김대한(28)씨는 “1회초부터 정주행 했다”며 “새로운 활력이 생겨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일부 야구에 목마른 팬들은 경기장 밖 외야 철조망 사이로 경기를 지켜보거나, 선수들 사인을 받기 위해 구단 버스 인근에서 대기하기도 했다.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어린이가 비접촉 시구를 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무관중 경기였지만 어린이날인 만큼 어린이 팬 2명은 야구장에 초대 받았다. KT는 롯데와 수원 홈 개막전에 어린이 회원을 시구자로 초청했다. 시구를 맡은 이라온(8)군은 야구공 형태의 대형 투명 워킹볼 안으로 들어가 투수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힘차게 걸어갔다. SK행복드림구장엔 명절 세뱃돈을 모아 복지기관에 마스크를 기부한 나준표(11)군이 시구를 했다. LG는 잠실 두산전에 ‘엘린이(LG 어린이 회원)’ 3명이 시구를 하는 영상을 경기 전 전광판에 내보냈다.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개막전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야구장 인근 상가의 화재로 인해 중단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한편, 광주 개막전(KIA-키움)은 경기장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4회 도중 19분간 중단됐다. 연기가 시야를 가릴 정도로 그라운드를 뒤덮자 전일수 주심은 경기를 중단하고 선수들을 철수시켰다. 또 대구(삼성-NC)와 수원(KT-롯데) 개막전은 우천으로 각각 33분, 1시간13분 늦게 시작했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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