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 일원된 장재석 "마냥 좋을 것 같던 FA협상 고민 많았다"

최용석 기자 입력 2020. 5. 15. 05: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FA 계약을 통해 현대모비스로 이적한 장재석이 14일 경기도 고양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타 구단으로부터 더 좋은 오퍼를 받았지만, 이를 마다하고 현대모비스를 택했다. 고양|최용석 기자
KBL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힌 장재석(29·204㎝)은 계약기간 5년, 보수 5억2000만 원(인센티브 1억5000만 원)의 조건으로 울산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현대모비스는 11일 장재석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6월 1일부터 시작될 팀 훈련을 앞둔 장재석을 14일 경기도 고양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생애 첫 FA 협상을 가진 과정과 팀을 결정한 배경, 현대모비스 합류를 앞둔 심정 등을 솔직 담백하게 얘기했다.

- 생애 첫 FA 협상이었다. 어떤 과정을 보냈나.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관심을 많이 받아서 너무 기분 좋았고, 행복한 고민이었다. 사실 기대가 많이 됐다. 쉽게 결정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잠 잘 때도 계속 계약에 관한 생각이 떠올랐다. 배도 안 고프더라. 한 번의 선택이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아 결정하기 힘들었다.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결정한 뒤 홀가분했지만 집을 이사하는 문제, 팀에 적응하는 것 등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이사할 집은 알아보는 중이다. 고양시가 살기 좋았는데….”

- 협상 과정에서 많은 루머가 돌았다.

“원 소속팀인 고양 오리온을 비롯해 여러 팀이 좋은 제안을 많이 해주셨다. 그렇다고 계약서를 다 본 것은 아니었다. 좋은 조건에 마음이 많이 쏠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계속 생각해보니 앞으로 2~3년이 내 농구 인생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됐다. 아이들한테 아빠가 농구를 잘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직은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을 조금 바꾸게 됐다. 가족들에게 미안한 선택이었다.”

- 최종 선택까지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구했을 것 같은데.

“존경하는 스승님, 농구 선배님들한테 많이 물어봤다. 조언을 많이 받았다. 경기에 많이 뛸 수 있는 팀, 돈을 많이 주는 팀 등 다 다른 조언을 해주시더라. 최종 선택은 내 몫이었다. 아내와 많이 상의했다. 마지막까지 함께 고민했다. 일단 농구를 잘하는 쪽으로 먼저 결정을 했다. 아내가 ‘빨리 확실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게 어떨까’라는 얘기도 했는데 내가 마지막까지 설득했다.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 농구만 놓고 봤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느끼나.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 만으로 32살까지는 더 발전해야 한다. 슛 메이드 능력, 야투율, 3점슛, 훅슛 정확도 등 많은 부분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 프로에 몸담은 이후 전창진 감독님, 추일승 감독님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앞으로 유재학 감독과 만난다. 유재학 감독에게 배울 수 있는 부분도 많을 것 같다. 내 농구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내 노력에 따라 달라지는 게 농구 실력이다. 중간 중간 감독님들의 조언이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렸다.”

현대모비스 장재석. 사진제공|KBL
- 현대모비스에서 새로운 선수들을 만나게 됐는데.

“FA로 (이)현민이형이 같이 가게 됐다. (김)민구도 대학 때부터 친했다. 고교 1년 후배 전준범이 있고, (함)지훈이형은 초중고대학까지 같은 학교를 나온 동문 선배다. 따로 많이 대화한 적은 없지만 FA 계약을 체결하고 지훈이형과 통화했다. ‘잘 부탁한다’고 얘기했다. ‘열심히 하고 잘 해보자’며 ‘운동이 힘든 데 괜찮겠어’라고 얘기를 해주시더라. 그 밖에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 좀 더 있다.”

- 현대모비스는 절친 이대성이 몸담았던 팀이다.

“(이)대성이도 현대모비스에 대한 얘기를 해줬다. FA 시장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렇다고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는데 있어 서로 영향을 준 건 없다. 대성이가 오리온으로 가게 됐다. 결정된 이후에 연락해서 내가 고양시에서 이사할 예정이니 우리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 FA로 이대성과 같은 팀으로 갈 생각은 안 해봤는지.

“FA 설명회에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둘이 같은 팀에서 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긴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 현대모비스에는 포지션 경쟁자가 많다.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동근이형이 현대모비스의 심장이라면 (함)지훈이형은 상징적인 존재다.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이)종현이랑은 같이 뛸 수도 있다고 본다. 40분을 한 사람이 다 뛰기는 힘들다. 같이 뛰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 솔직히 같이 잘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지 경쟁한다고는 생각해보질 못했다.”

- 현대모비스의 훈련량이 많이 걱정되나.

“선수들 사이에서는 현대모비스 훈련이 힘들기로 소문나 있다. 일부 지인은 걱정을 해줬다. 하지만 대성이가 ‘너 정도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얘기를 해줬다. 얼마 전 (전)준범이가 내가 팀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말한 기사를 봤다. 올해 남자농구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내가 첫 득점을 하게 도와준 선수가 준범이다. 내 기를 살려주려고 패스해줬던 것 같다. 생색내려고 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고마웠다. 고등학교 1년 후배인데 준범이에게는 약속만 하고 한 번도 개인적으로 밥을 사진 못했다. 이번에는 정말로 밥을 한 번 사줘야 할 것 같다.”

고양|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