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 황선홍 감독에게 주어진 두 가지 과제

김태석 2020. 5. 18.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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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 황선홍 감독에게 주어진 두 가지 과제



(베스트 일레븐)

황선홍 대전하나 시티즌 감독의 표정에는 충남아산 FC와 맞대결 결과가 못내 아쉽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생각지도 못한 부상에 따른 전력 누수를 메우기 위해 나름 고민을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서다.

황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17일 저녁 6시 30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2라운드 충남아산전에서 2-2로 비겼다. 대전은 에이스인 안드레가 두 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으나, 무야키치, 장순혁의 득점을 앞세운 충남아산에 시종일관 끌려 다녔다.

대전 처지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경기 내용이었다. 객관적 전력상 대전이 한수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그로 인해 충남아산이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설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대전은 충남아산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는 못했다. 충남아산에 선제골을 내준 후에는 상대가 원하는 흐름대로 끌려가는 상황이 계속해서 연출됐다. 2-2가 된 이후인 경기 막판 안드레가 두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역전골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을 만드는 등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긴 했지만, 상대의 의도대로 경기가 흐르고 말았다.

경기 후 황 감독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듯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으로 경기를 가져가지 못한 걸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대전은 이번 경기에서 100% 전력이 아니었다. 주포인 바이오의 컨디셔니 썩 좋지 않다. 바이오는 시즌 개막에 앞서 대전이 자체적으로 가진 청주 FC를 상대한 연습 경기에서도 부상 때문에 전반전을 채 마치지 못하고 교체 아웃이 됐으며, 지난 1라운드 수원 FC전에서는 82분을 소화하며 이전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역시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이번 충남아산전에서는 잔부상 여파 때문에 명단에서 아예 빠지게 됐는데, 이 때문에 전문 스트라이커없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상대가 밀집 수비를 펼칠 때 이를 깰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는 바로 포스트플레이를 펼치며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스트라이커의 움직임과 이를 활용한 2선 공격수들의 침투다. 이처럼 앞선에서 좋은 움직임을 가져가는 공격수들이 있다면, 후방에서 질 좋은 패스를 공급할 경우 단번에 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꽤 크다. 하지만 대전은 꼭짓점 구실을 해야 할 바이오가 없어 이런 전술적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했다.

황 감독은 박인혁·안드레·박용지를 앞세워 스위칭플레이를 펼쳐 상대 수비 공간을 찢으려고 했으나 수비수간 간격은 물론이며 1선과 3선의 간격까지 극도로 좁게 선수들을 세운 충남아산의 그물망에 막혀 효과적인 공격을 펼칠 수 없었다. 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했듯 스트라이커를 향해 측면 크로스를 날리며 상대 수비를 흔들어야 하는데, 이런 전술적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가 없었다. 대신 숏 패스로 잘라서 빌드업을 할 수밖에 없어 간격을 크게 좁힌 충남아산 수비의 저항을 크게 받고 만 것이다.

한수 아래라 여겨지는 팀을 상대로 승점 1점에 그친 게 매우 아쉽겠지만, 황 감독과 대전은 숙제를 떠안게 된 경기였다. 첫째는 밀집 수비로 버티는 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승후보급 팀이 아닌 이상, 대전을 상대하는 팀들은 충남아산처럼 상당히 조밀한 수비망을 갖춰 도전해올 것이다. 이걸 깨뜨려야 순위표 상단에 뛰어오를 수 있다.

두 번째 과제는 전술적 측면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의 부재시 가동할 플랜 B 전술을 고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를 지켜봐야겠으나 바이오가 시즌 초부터 잔부상에 시달리는 건 꽤 우려스러운 일이다. 만에 하나 바이오가 앞으로도 잔부상에 시달리면 황 감독이 원하는 공격 전술이 가동되는 게 꽤 어려울 수 있다. 이를 극복해야만 한다. 한편 다행스럽게도 황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바이오가 다시 출전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불행 중 다행인 소식이라 할 수 있겠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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