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Report] 서울고등학교 최우인

조회수 2020. 5. 18. 15:59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최우인의 시간

누구나 저마다의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이 찾아왔을 때 기회를 쟁취하는 건 준비된 자만이 가능하다. 중학교 시절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로 불리며 많은 이에게 기대를 줬던 최우인에게 지난 2년은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마운드에 오르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잔부상이 겹쳐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같이 주목을 받았던 동기들의 활약에 초조함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시간이 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2020년, 모든 부상에서 자유로워진 그는 ‘최우인의 시간’이 왔다고 말한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대단한 미디어

최우인

출생 2002년 08월 09일 신체조건 192cm 95kg 출신교 경기 서당초-서울 가동초-서울 대치중-서울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투수 삼 형제 그리고 부모님

최우인에게는 두 명의 동생이 있다. 세 형제 모두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다. 세상이 좋아졌다고 하나 운동하는 자녀를 세 명이나 지원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들 곁에서 늘 걱정 없는 웃음을 보이는 부모님이지만 안 보이는 곳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과묵한 성격 탓에 표현을 못 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 맏아들은 인터뷰를 통해 조금이나마 부모님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서울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투수 최우인이라고 합니다. 단독 인터뷰는 처음이라 조금 떨리네요.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어릴 때부터 노는 걸 좋아했어요. 우연히 전학을 간 학교에 야구부가 있더라고요. 저도 재밌어 보이고 어머니도 해보라고 권유하셔서 1, 2학년쯤에 취미로 시작하게 됐어요.

운동에 재능이 있었나 봐요?

또래보다 키도 크고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었어요. 야구를 하기 전에는 수영이랑 태권도를 꾸준히 했고요. 아무래도 운동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지원해주신 것 같아요.

운동도 재밌고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지만 야구가 너무 힘들어 잠시 그만둔 적이 있어요.

야구부에 같은 학년도 없고 반 친구들은 수업 끝나고 놀러 다니는데 저는 운동하러 가야 하잖아요. 그게 싫어서 몇 달 휴식기를 가졌어요. (다시 공을 잡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쉬는 동안 아버지께서 따로 야구부를 알아봤는데 가동초등학교가 실력이 좋다고 해서 3학년 12월에 학교를 옮기고 야구도 다시 하게 됐어요.




아버지도 아들이 운동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네요.

아버지께서 야구를 좋아하셨던 건 아니지만 항상 아들들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열심히 서포트해주세요. 포항에서 홀로 양식업을 하는데 아들 세 명까지 돌보느라 고생이 많으시죠. 제가 무뚝뚝한 편이라 평소에 표현을 잘 못 하는데 항상 고맙고 존경스럽다고 이 자리를 빌려 말하고 싶어요.

프로 선수가 된다면 부모님에게 가장 먼저 해드리고 싶은 게 있나요?

고생을 너무 하셔서 마음 편하게 쉬게 해드리고 싶어요. 그게 가장 큰 효도이지 않을까요?

두 동생은 어떻게 야구를 하게 됐나요?

저를 보고 하게 됐어요. 포지션도 다 투수예요. 셋째는 저랑 비슷한 나이에 시작했고 둘째는 공부를 하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하게 됐어요.

동생들이 야구를 한다고 했을 때 어땠나요?

둘째는 안 하길 바랐어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늦게 시작한 것도 있고 공부를 워낙 잘했거든요. 그래서 굳이 야구를 할 필요가 있냐고 반대했죠. (늦게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둘째가 어렸을 때 좀 뚱뚱해서 아버지가 살 빼라고 시킨 거예요. 그런데 지금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죠.

선배로서 동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 본다면?

잘하는 것도 중요한데 부상 없이 건강하고 즐겁게 야구했으면 좋겠다.




#서울 지역 최고의 재능

그가 주목을 받은 건 중학교 때부터다. 대치중학교 시절 타고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투타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전국대회에서의 활약을 비롯해 매년 굵직한 국제 대회에 참가해 인상 깊은 모습을 선보였다.

서울고 진학 후 투수에 전념하고 있는 최우인에게는 매번 ‘서울권 1차 지명 유력 후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관계자들도 칭찬 일색이다. 그의 장점은 유연한 투구폼을 바탕으로 한 묵직한 속구와 슬라이더다. 최우인의 투구폼에 대한 평가는 완벽에 가깝다. 뛰어난 투구 밸런스는 물론이고 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 역시 좋다. 또 하나의 장점은 높은 타점에서 공을 때린다는 점인데 최고 구속은 140km/h 후반을 자랑한다. 그뿐만 아니라 공 끝의 구위도 좋아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데 발군이다. 슬라이더 역시 회전수와 커맨드 능력이 뛰어나 스트라이크 쉽게 잡아낸다고 평가한다.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는 것 역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투수는 언제부터 하게 됐나요?

덩치도 크고 힘도 좋아서 5학년 때 코치님이 투수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추천해서 하게 됐어요. 중학교까지는 타자도 잘해서 병행하다가 서울고에 와서는 투수만 하고 있어요. (이유가 궁금해요.) 제가 우투우타인데 감독님이 한쪽으로 투타를 다 하면 무리가 와서 부상 위험이 커진다고 말씀하셔서 좀 더 재능이 있는 투수에 집중하고 있어요.

타격도 잘했는데 계속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하고 싶었죠. 그런데 지금은 마음을 완전히 비웠어요. 작년에 두 타석 정도를 들어갔거든요.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공도 너무 빠르고 하나도 못 치겠더라고요. (웃음)

대치중 시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전국대회는 물론이고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어요.

중학교 때를 돌이켜보면 추억이 많아요. 1학년 때 칼 립켄 재단에서 진행하는 칼 립켄 월드시리즈에 나가 배팅 챔피언상도 타고 2학년 때는 마이애미에서 진행하는 파워쇼케이스 월드클래식에도 참가했어요. 야구부 분위기도 자율적이라 행복하게 친구들과 운동을 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가 잘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이 기뻐하셔서 뿌듯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3학년 때 우리은행장기 왕중왕전이요. 결승전에서 투수로 나와 구원승도 하고 끝내기 안타도 쳤거든요. 정말 뜻깊은 대회였어요. (국제대회에서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없나요?) 칼 립켄 월드시리즈 4강전이랑, 중3 때 나간 포니 월드시리즈 결승전이요. 두 경기에서 일본이랑 미국을 만났는데 아쉽게 졌어요. 특히 일본전에는 투수로 6이닝 2실점을 하고 타석에서는 홈런도 쳤는데 후속 점수가 나오지 않아 고배를 마셨어요. 나중에 국가대표가 된다면 미국과 일본에는 절대로 안 질 거예요!




당찬 각오가 꼭 이뤄지길 응원할게요. 중학교를 마무리하고 서울고로 진학을 하게 됐어요. 계기가 있나요?

전국 최고의 명문 학교잖아요. 중학교 때 서울고와 연습을 했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운동 시스템이나 시설, 환경도 뛰어났고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섭외 차 유정민 감독과 통화를 했는데 최우인 선수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어요. 평소에는 어떤 감독님인가요?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아버지와 함께 제게 많은 영향을 끼친 분이에요. 선수들과 소통도 자주 하고 제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도록 곁에서 열심히 지원해주세요. 감독님뿐만 아니라 여창환 수석코치님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하고 있는데 저에 대해 모르는 게 없으세요. 두 분 모두 존경하고 감사해요.

좋은 지도를 받은 덕분인지 유연한 투구 밸런스와 묵직한 속구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요.

밸런스 훈련을 따로 하는 건 없고 강지헌 투수코치님이 힘쓰는 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려주셔서 이에 초점을 맞춰 훈련하고 있어요. 속구 구속은 중학교 때부터 자신이 있었어요. (어려서부터 빠른 구속을 가지게 된 비결이 무엇인가요?) 잘 모르겠어요. (웃음) 근력이랑 유연성은 타고났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거든요.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해요.

속구 말고 자신 있는 구종이 있나요?

슬라이더요. 속구랑 함께 계속 던졌던 공인데 개인적으로 빠른 공보다 더 자신 있어요. 다른 변화구로는 체인지업을 즐겨 던져요.

선발과 불펜투수 중 어떤 보직이 본인에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나요?

선발투수요.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게 좋아요. 불펜은 항상 나갈 준비를 해야 하잖아요. 반면에 선발은 본인 스케줄에 맞춰 준비할 수 있어 제게 더 맞는 것 같아요.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 선수요. 강속구가 정말 매력적인 투수예요.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고 이런 점을 닮고 싶어서 영상을 자주 챙겨 봐요.




#진가를 드러낼 2020시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우인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공식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그의 등판을 많은 이가 주목했으나 여러 잔부상이 겹쳐 등판을 미뤄야 했다. 부상을 털고 일어난 후반기에서는 아쉬운 경기력으로 번번이 전국대회에서 고배를 마셨던 팀 성적도 그가 기회를 받지 못 하는 데 한몫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조급하지 않았다. 2년의 시간 동안 공식 경기를 치르지 않았을 뿐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완벽한 몸으로 시즌을 치를 준비를 마쳤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마지막 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반드시 전국대회 우승과 1차 지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최우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1, 2학년 때 잔부상으로 정식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야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예요. (어떻게 극복했나요?) 감독님이 몸이 약해 버티지 못하는 것 같으니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해보라고 해서 웨이트에 열중하니까 좋아졌어요. 재활을 두 달 정도 하고 복귀를 했는데 이후에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아 기회가 적었어요. 그래도 추계리그 때 등판해 아픈 데 없이 공을 던져 만족해요.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요?

이보다 좋을 수 없어요. 감독님을 비롯해 코치님들이 꾸준히 관리해주신 덕분에 지금은 시합하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올해 꼭 좋은 성적을 거둬 학교에 보답하고 싶어요.

좋은 성적을 만들기 위해 겨우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웨이트 트레이닝이랑 ‘드라이브라인’이라는 운동을 병행했어요. (드라이브라인은 생소한데 어떤 건가요?) 투구랑 타격에 관련된 여러 메커니즘이나 능력 향상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에요. 강 코치님이 여러 센터를 알아보다가 가게 됐는데 학교에서도 지원해줘서 열심히 배웠습니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전국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졸업하고 싶어요. 선수 모두 능력이 뛰어나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목표는 평균자책점 1점대를 유지하고 155km/h를 던지고 싶어

요.

강력한 1차 지명 후보예요. 하지만 다른 선수에 비해 아직 보여준 게 없어 아쉬운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했음에도 거론해주셔서 감사해요. 기대해주신 만큼 올해 보여드리면 되니까 조급함은 전혀 없어요.




2018년 KT 위즈 강백호와 지난해 LG 트윈스 정우영까지 서울고 선배들이 2년 연속 신인왕을 수상했어요.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프로에 간다면 형들보다 더 잘해서 신인왕을 받고 싶어요. (프로에 간다면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인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본인의 강점을 어필해본다면?

피지컬이 뛰어나고 순발력, 탄력이 좋습니다. 속구는 높은 타점에서 140km/h 후반까지 뿌릴 수 있고 높은 회전수의 슬라이더가 주무기입니다. 묵직한 구위로 도망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타자와 승부하는 게 제 장점입니다. 

최우인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가장 간절한 존재이자 꿈이요. 아픈 시간을 통해 야구가 얼마나 제게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더욱더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들었고 빨리 시즌이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지난 2년 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제 진가를 올 시즌 발휘해서 꿈에 그리던 프로야구 유니폼을 반드시 입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작년에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올해 좋은 성적을 내서 1차 지명을 꼭 받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저희 동생들에게도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10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09호(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DUGOUTMAGAZINE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dugout_mz

트위터 www.twitter.com/dugoutmagazine

유튜브 www.youtube.com/c/DUGOUT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