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제주전 패배, 송선호 감독 "부천팬들에겐 죄송, 남은 두 번의 제주전 꼭 승리"

부천|이정호 기자 alpha@kyunghayng.com 입력 2020. 5. 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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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FC 송선호 감독(왼쪽)이 2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앞두고 남기일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개막 3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던 K리그2(2부리그) 부천 FC가 첫 패배를 당했다. 그 상대가 제주 유나이티드라서 더 뼈아팠다.

부천은 2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제주는 부천 축구팬들에겐 나쁜 기억으로 남은 팀이었다.

부천 FC의 전신인 부천 SK가 2006년 2월2일 팬들을 외면한 채 급작스럽게 제주도 연고 이전을 발표한 사건이 역사의 시작이었다. 남다른 축구 열정을 자부했던 부천팬들이 2007년 12월1일 시민구단 부천 FC를 창단하며 상처를 치유했다.

무려 5228일 만에 운명의 끈이 이어졌다. 지난 13년의 세월 동안 3부리그부터 시작한 부천과 1부리그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준 제주가 만날 일은 없었다. 제주가 지난 시즌 1부리그 꼴찌로 강등됐고, 2020시즌 부천의 시즌 두 번째 홈 경기에서 맞닥뜨렸다. 마침 제주의 지휘봉은 1997년부터 7시즌간 부천의 중원을 책임졌던 남기일 감독이 잡고 있었다.

제주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는 부천 서포터즈 헤르메스는 코로나19 탓에 단체 움직임을 자제하면서 구단의 배려로 구장에 응원 플래카드를 미리 걸었다. ‘저들이 떠나고 만난 진정한 부천 FC, 당신들만이 우리의 영웅입니다’, ‘5228일 동안 지켜온 우리의 긍지, 새롭게 새겨지는 우리의 역사’ 등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또 미리 녹음을 딴 서포터스의 힘찬 응원이 이날 처음으로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3연승을 달린 선수들도 팬들의 염원을 받아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전반에는 부천이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후반 들어 흐름을 내준 부천은 추가 시간에 주민규에게 헤딩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송선호 감독은 “팬들이 크게 생각하는 경기인데 져 부천 시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두 번의 대결이 더 남았는데 그 때는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에겐 하던대로 하라고 했고, 전체적으로 잘 움직여줬다. 다만 후반에 체력이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내 나름대로는 포백으로 시작했는데 후반에 변화를 주지 못한 점이다. 새로운 대응을 하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다”고 복기했다. 코로나19 여파 속 무관중 경기로 열리면서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지 못했다. 9월에는 홈에서 다시 제주를 상대할 기회가 있다. 송 감독은 “팬들의 응원과 환호 속에서 경기하면 더 좋은 경기로 보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부천|이정호 기자 alpha@kyunghay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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