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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Story] 삼성라이온즈 김상수

대단한미디어 입력 2020. 06. 01. 12:00 수정 2020. 06. 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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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상수생활


‘아무리 힘든 일도 금방 익숙해져. 하지만 우리 일은 익숙해지면 안 되는 거잖아. 긴장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中)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되는 건 비단 특정 직업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늘 변수에 놓인 야구선수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유격수에서 2루수로 전향한 김상수, 처음엔 낯설고 어색했지만 그는 금세 지금의 자리에 적응했다. 매 경기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는 그라운드에서 긴장을 풀지 않은 덕분일까. 2루수마저 완벽 적응한 그가 이번에는 타선의 중심, 5번 타자에 도전한다.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으며 시즌을 시작한 김상수, 그가 지난 변화의 바람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또 앞으로의 도전에는 어떻게 임할 생각인지, 그의 ‘슬기로운 야구생활’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Photo 삼성 라이온즈 Editor 송서미

#5번 타자 김상수

드디어 프로야구가 개막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경기를 치렀는데 기분이 어때요? (5월 7일 인터뷰)

개막을 못 할 줄 알았는데 시작하게 돼서 다행이에요. 지난 마무리 캠프부터 2월까지 계속 이번 시즌을 위해 준비해왔는데 그게 모두 소용없어질 뻔 했잖아요. 개막의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무관중 개막전, 좀 어색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직접 게임을 해보니 관중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개막전이면 보는 사람이 많아야 선수들도 더 긴장하고 설레거든요. 그런 부분이 반감돼서 아쉬워요.

그래서 팬들의 소중함도 더 느끼게 되지 않나요?

맞아요. 텅 빈 야구장이 슬프더라고요. 시즌이 시작했는데도 너무 조용해서 팬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실감하고 있어요.

연습경기에 비해 개막전 성적은 조금 아쉬운 편인데, 지금 컨디션은 어때요?

타격감이나 그 외에 여러 가지 부분에서 나쁜 건 없어요. 이제 세 경기 정도밖에 안 했으니까 앞으로 한참 남아 있잖아요. 더 잘 준비해야죠. 매일 경기를 하면 바로 전날 경기나, 3연전에 얽매이게 되는데 그런 걸 빨리 뿌리치고 앞으로의 경기에 집중하고 싶어요.

올 시즌 5번 타자로 나서고 있어요. 감독님은 어떤 주문을 했나요?

감독님께서 워낙 데이터 야구에 능하시기 때문에 제게 장타를 바라고 맡기신 것 같진 않아요. 오히려 누상에 나갔을 때 작전을 염두에 두고 저를 5번 타자로 기용하신 거라고 생각해요. 1번 타자로 나설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어느 타선에서 치더라도 저만의 스타일을 가져가면 돼요.

김상수 선수의 5번 타자 기용으로 삼성의 공격야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어요.

원래 5번 타자에게는 작전이 많이 요구되지 않아요. 하지만 전 클린업이라도 번트도 댈 수 있고, 히트 앤드 런 등 여러 가지 작전이 가능하니까 타선이 한결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요.

중심타자로서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기동력과 공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콘택트 능력이 장점이에요. 중심타선에서 제 장기를 십분 발휘하고 싶어요.

연습 경기에서 5번 타자로 나서며 4할의 타율을 기록했어요, 그럼에도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거든요. 부담은 없나요?

처음에는 ‘내가 5번 타자를 한다고?’라며 의구심이 들었어요. 계속 타순에 나가다 보니 그런 게 좀 없어지더라고요. 게다가 감독님도 제게 많은 홈런을 바라신 것도 아니라서 크게 부담은 없어요.

다양한 타순을 경험해봤지만 몇 번일 때 가장 편안하나요?

프로에 와서 여러 타순을 들어가 봤지만 솔직히 9번이 편하긴 해요. 삼성 왕조 시절에도 9번을 쳤고요. 워낙 홈런 타자가 많았거든요. 그때 1번 타자였던 야마이코 나바로도 홈런을 3~40개씩 쳤으니까요.

그럼 가장 치고 싶은 타선은요?

제일 치고 싶은 건 1번 타순이에요. (이유가 궁금해요.) 모르겠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느낌이 좋아요.

#삼성의 새로운 야구

올 시즌 삼성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에 대해 이야기가 많아요.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요?

작전 연습을 자주 했어요. 아직 실전에서 다양한 작전이 나오진 않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잖아요? 여러 작전에 대해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올 시즌에 분명 변화가 있을 거라고 봐요. 앞으로가 기대돼요.

삼성 왕조부터 함께 했어요. 삼성 라이온즈라는 구단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와,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웃음) 일단 시설이죠. 운동 여건은 단연 최고라고 자부해요.

지난해에는 포지션 변화도 있었죠. 유격수 자리를 지난해 이학주에게 내줬어요. 아쉬움은 없었나요?

초반에는 아쉬운 마음이 컸죠. 그동안 유격수만 해서 2루수로 간다는 건 큰 변화였거든요. 스스로를 돌이켜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여러 가지 부분에서 마음이 좀 힘들기도 했는데, 지나고 나니까 이런 걸로 감정 소비하는 게 오히려 더 좋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기왕 2루로 간 거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2루수가 돼보자고 다짐했죠.

노력한 만큼 지난 시즌 2루수로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어요. 2루수가 되면서 스스로 어떤 부분이 가장 바뀌었나요?

수비에 대한 부담이 줄었어요. 유격수 때와 비교했을 때 많이 나아졌죠. 편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 덕분에 장타력이 살아난 걸까요?

글쎄요.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2루로 가면서 좋아진 점이 꽤 있어요. 장타력도 거기에 포함되고요. 물론 모든 게 포지션 변화 때문은 아니겠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2루수로 뛰면서 장타력이 살아났다는 말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

원래도 발이 빨랐지만 지난해 도루도 더 늘었어요.

작년에는 아픈 곳이 거의 없었어요. 포지션이 바뀌면서 마음을 다르게 먹기도 했고요. 야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진지해졌죠. 더 잘하는 건 당연하고, 아프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다짐들이 모여 개인 성적으로 나타났어요.

그런 마음을 먹게 된 계기는 역시 포지션 변화가 가장 클까요?

포지션 변화도 있고 FA 계약도 있고,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좋은 변화가 생겼어요.

새로운 유격수, 타일러 살라디노와의 호흡은 어떤가요?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같이 호흡을 맞춰서인지 불편한 건 없어요. 잘 맞아 가고 있습니다.

대화는 잘 통하나요?

그럼요. 워낙 성격이 밝은 친구거든요. 통역사를 통해 이야기도 잘 나누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요. 직접 영어로 대화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대화가 잘되는 편이에요.

#슬기로운 상수생활

야구 외적인 부분도 궁금하네요. 쉬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나요?

요즘은 이곳저곳 다니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친구를 만나도 밥 먹고 커피 한잔하는 게 전부예요. 특별히 하는 일은 없어도 이전보다 좀 상황이 나아진 것 같네요.

좋아하는 취미생활은 없나요?

특별히 취미라고 할 만한 건 없고,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최근에는 어떤 영화를 봤나요?) 최근에는 안 봤어요. 그게 참 슬퍼요. 원래 영화관을 좋아하고 자주 가는 편인데, 지금은 쉽게 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요즘엔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맞아요. 주변에서 많이 보는데 저는 안 봐요. 오늘을 계기로 한 번 봐야겠네요. (웃음)

드라마도 굉장히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드라마를 정말 좋아해요. 요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재밌게 보고 있어요. 최근에는 바빠서 잘 못 보지만 이전에 ‘사랑의 불시착’부터 ‘이태원 클라쓰’, ‘낭만닥터 김사부’까지 다 봤어요. 안 본 드라마가 없어요.

최근에 핫하다는 드라마는 다 본 것 같은데요?

본방송을 보기 힘드니까 다시 보기로 정주행을 하는 편이에요. 한번 시작하면 연달아 6편씩 몰아보고 그래요. 다음 회가 나오길 기다리는 것보다 이미 결말이 나와 있거나 회차가 좀 지난 걸 보는 게 속이 편해요.

‘부부의 세계’도 보나요?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잖아요.

아직 안 봤어요. 화딱지가 날 것 같아서요. 엄마가 집에서 열심히 챙겨보시는데 굉장히 답답해하면서 보더라고요.

야구 이외에 즐기는 스포츠도 있나요?

즐기는 정도는 아닌데 가끔 친구들과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어요. (골프를 친지는 얼마나 됐어요?) 1년도 안 됐어요.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니고 좀 더 잘 치게 되면 그때 자신 있게 골프 친다고 말씀드릴게요.

이제 만으로도 완벽한 30대가 됐잖아요. 30대가 되면서 바뀐 거나 나이를 실감하는 순간이 있나요?

아직은 실감이 잘 안나요. 어디 가서 누가 몇 살이냐고 물으면 저도 모르게 서른이라고 말해요. 달라진 점도 잘 모르겠어요. 크게 없는 것 같기도 해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얼굴도 계속 똑같아서 늙지 않은 것 같아요. 예전부터 이미 삼적화가 됐거든요. (웃음)

과거 한 방송인이 김상수 선수와 함께한 인터뷰가 너무 재밌었다고 이상형이라고 언급했어요. 본인의 이상형은 어떤가요?

특별할 건 없어요. 일단 성격이 저랑 잘 맞아야죠. 전 느낌을 보는 편인데, 편안한 스타일이면 좋겠어요. 같이 드라마도 볼 수 있는 친구요.

음악도 자주 듣는다고 하던데, 평소 훈련할 때는 무슨 노래 들어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들어요. 조용한 노래도 가끔 듣고, 신나는 노래도 좋아하고요. 그중에서는 R&B랑 발라드를 제일 좋아해요.

플레이리스트에서 한 곡을 추천한다면?

지금 확인해볼게요. 음, 요즘 진민호의 ‘반만’이라는 노래를 많이 듣네요.

가족 중에 가수가 있으면 그 노래만 계속 듣기도 하고 반대로 다른 노래만 듣는다는 분도 있어요.

처음엔 저도 동생 노래를 자주 들었어요. 거의 매일 듣다가 너무 많이 들었더니 이젠 질렸어요. (웃음) 플레이리스트에 있긴 하니까 요즘은 한 번씩 듣는 정도예요.

#삼성과 함께하는 파란 청사진

삼성에서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나요?

정말 멋진 은퇴식을 하고 싶어요. 아직 이르지만 제가 팀에 입단하고 대단한 선배님들의 은퇴식을 몇 번 봤거든요. 그게 양준혁, 이승엽 선배님이었어요. 그런 은퇴식을 보고 나니까 저도 나중에 저분들처럼 되고 싶더라고요.

‘야구선수의 꿈’이라고 하는 FA도 성공적으로 체결했는데 선수로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글쎄요. 최종 목표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기록적인 건 2천 안타요! 꼭 달성하고 싶어요. 그리고 도루도요. 구체적으로 구상한 건 아니에요. 아직은 현재에 충실하면서 살아야죠.

이미 많은 상을 타고 걸출한 대회에도 출전했잖아요. 더 이상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꼭 한번 받고 싶은 상이 있나요?

골든 글러브요. 제 야구 인생이 끝나기 전까지는 꼭 한 번 받아볼 거예요. 아니 여러 번 받고 싶네요. (웃음)

워낙 말을 잘해서 은퇴 이후에 방송인으로서 활약을 기대하는 팬들도 있어요. 본인도 방송인의 끼가 있는 것 같나요?

시키면 잘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나 거기까진 생각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고민해볼게요.

만약 야구선수가 아니었다면 어떤 직업을 택했을까요?

축구선수요. 초등학생 때는 학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축구잖아요. 재밌기도 하고요. 그래서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야구를 하셨으니까 야구장에도 자주 가고 관심도 자연스레 생겼죠.

평소 아버지는 어떤 조언을 하나요?

항상 열정을 강조하세요. 실력보다 일상생활에 대한 조언도 자주 하시고요. 항상 겸손해야 하고 프로는 인성이 중요하다고 얘기해주세요.

김상수에게 야구란? 어떤 존재일까요. 한마디로 정의가 될까요?

한마디로 제 인생이죠.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다른 걸 해본다는 상상을 안 해봤으니까요. 제 인생, 제 삶입니다.

올 시즌에는 어떤 목표를 잡고 시작했나요?

올해는 많은 경기에 나가거나 안타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안 아픈 걸 목표로 잡고 있어요. 아프면 게임을 하고 싶어도 못하니까요. 아프지만 않아도 개인 성적은 나오니까요.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아쉽게도 개막전을 집에서 지켜봤을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개막전에 팬분들이 안 계셔 정말 아쉬웠어요. 아마 곧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그때가 되면 많이 찾아와주세요.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

‘야구 실력보다 겸손이 우선이다.’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일까. 그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기본을 강조했다. 결과와 발전도, 일단 부상 없이 시즌을 치러야 나올 수 있기에 몸 관리가 우선이라고 했다.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하기 위해 그가 한 일도 같았다. 10년 가까이 붙박이 유격수였던 그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슬기롭게 헤쳐 갔다. 뭔가를 더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2루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게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은 셈이다. 기본에 충실한 김상수가 보여줄 이번 시즌은 얼마나 더 탄탄할지 기대해본다.

더그아웃 매거진 110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0호(6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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