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페르난데스 vs 라모스, 최강 외국인 타자는?

조회수 2020. 6. 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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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O리그 타자 Tool별 월간 TOP5 (5월)

‘274안타 페이스’ 페르난데스, ‘63홈런 페이스’ 라모스!

KBO리그에는 다양한 종류의 타자들이 있다. 방망이에 공을 잘 갖다 맞히는 정확한 타자, 일단 맞혔다 하면 장타를 뿜어내는 파워 있는 타자, 공을 잘 지켜보며 출루에 능한 선구안 좋은 타자, 베이스에서 상대 수비진을 현혹시키는 발 빠른 타자 등.

이 다양한 종류의 타자들은 자신의 ‘Tool’을 활용하여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팬들은 이들의 Tool에 열광한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타자 자리를 노리는 두산 페르난데스와 LG 라모스 (사진 : OSEN)


‘월간 타자 Tool별 TOP 5’에서는 매월 Tool별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들을 만나고 있다. Tool은 컨택, 파워, 선구안, 스피드 등 네 가지이고, 표본은 지난 5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다.

컨택 TOP5: 페르난데스(두산)


* 컨택% : 배트를 휘둘렀을 때 공을 맞힐 확률 (사진 : OSEN)


지난 시즌 안타왕 페르난데스가 더 무서워졌다. 5월 한 달 동안 무려 44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경기당 1.9개로 이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시즌 종료 후 안타 274개를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주춤하는 시기가 오겠지만 5월 한달 동안 그의 방망이는 식을 줄을 몰랐다.

그가 5월에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단 3경기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1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볼넷으로 출루했다.

강한 2번 타자가 리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현재 그보다 강력한 2번 타자는 없다. 무려 5할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중심타선에게 최고의 밥상을 차려주고 있다. 그 결과 득점도 공동 1위들과 1개 차이로 3위(20개)에 올랐다.

19시즌 종료 후 두산은, 김재환의 MLB 도전 등의 변수가 생기며 팀 장타력 보완을 위해 페르난데스의 재계약을 망설였지만 이는 엄청난 실수가 될 뻔했다. 페르난데스는 장타력에서도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요구에 완벽히 부응했다.

홈런 4개를 쏘아올리며 ISOP(절대장타율) 0.233을 기록했다. 그의 ISOP는 리그 내 11위의 기록으로 지난해 0.138보다 훨씬 발전한 모습이다.

득점권에서도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려 0.571의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며 두산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타점도 23개로 2위에 오르며 각종 공격지표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그다.

또한 두산에는 좌타자가 유난히 많아 지난해 좌완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빈공에 허덕였던 경우가 많았으나, 페르난데스만큼은 투수 유형에 가리지 않고 맹타를 터트렸다. 우완투수를 상대로 0.466, 좌완투수를 상대로 0.476의 타율을 기록하며 상위타선이 모두 좌타자일 때도 페르난데스로 인해 의도적으로 좌완투수를 기용하는 상대의 전략은 무의미해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페르난데스는 역대급 외국인 타자 반열에 오를 기세다. 그가 이끄는 두산 타선은 불안안 마운드에도 불구하고 팀을 상위권으로 견인하고 있다. 총액 90만 달러 중에서도 45만 달러를 옵션으로 계약하며 동기부여가 확실한 페르난데스의 가치는 이른바 '갓'성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4안타도 가뿐히! 세레모니는 덤!



파워 TOP5: 라모스(LG)


* IsoP : 순수장타율(Isolated Power).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 * HR% : 타석 당 홈런% (사진 : OSEN)


LG 라모스에게 리그 적응기는 필요 없었다. 개막전에서부터 2안타를 모두 2루타로 쳐낸 그는 5월 한 달 동안 엄청난 장타력을 보였다.

가장 먼저 두 자리수 홈런 고지에 오르며 홈런레이스의 선두 주자가 됐다. 페르난데스가 시즌 274개의 안타 페이스라면 라모스는 무려 시즌 63개의 홈런 페이스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라모스는 총액 50만 달러로 계약했는데 기대만큼 의문부호도 컸던 타자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선구안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다. 

지난 시즌 127경기에서 무려 141개의 삼진을 당했는데,  다수 외국인 타자가 KBO 투수들의 피해가는 승부에 고전하는 경우를 고려하면 그의 유난히 많은 삼진 개수는 충분히 우려를 살 만 했다.

그러나 실제 시즌에 들어가니 그에게서 선구안 약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5월 한달 동안 삼진은 18개를 기록했는데, KBO를 대표하는 거포들이면서 각각 삼진 1,2,3위에 위치한 박병호(33개), 김재환(30개), 나성범(27개)에 비해 확연히 적은 삼진 개수다.

라모스가 더 무서운 이유는 밀어쳐서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 점이다. 그가 쏘아올린 10개의 홈런 방향은 좌측 3개, 중앙 1개, 우측 6개의 분포를 보인다.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무려 1.264의 OPS를 기록한 타자가 밀어치는데도 능하다면 그를 상대하는 투수로서는 쉽게 투구 위치를 정할 수 없다.

다만 그는 왼손 투수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우투수 상대로 0.413인 타율은 좌투수를 상대로 0.235까지 떨어진다. 이런 현상이 6월에도 지속될 경우 왼손 투수를 활용한 집중견제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또한 하이패스트볼에 대한 약점도 지적된다. 다행히 KBO리그에는 그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의 하이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다. 자칫 그의 약점을 노리다 공이 가운데로 몰릴 경우 장타로 연결될 확률이 높기에 라모스는 오히려 이 점을 이용해 신중히 타격을 한다면 홈런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즌 초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LG의 복덩이로 거듭난 라모스지만, 곧 다가올 무더위에는 충분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의 류중일 감독도 그가 장마와 무더위도 견딜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5월에 시작한 올시즌은 여름이 좀더 빨리 시작된 만큼 라모스가 시즌 끝까지 현재의 엄청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완벽한 드라마의 끝. 라모스의 끝내기 그랜드슬램!


선구안 TOP5: 손아섭(롯데)


* IsoD : 순수출루율(Isolated Discipline).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 * BB/K : 볼넷/삼진 (사진 : OSEN)


우리가 알던 손아섭이 돌아왔다. 지난해 최하위에서 올시즌 6위로 상승한 소속팀 롯데처럼  그 역시도 작년의 부진을 씻어내는 모습이다.

손아섭은 지난해 타율 0.295를 기록하며 10시즌 연속 3할 타율이라는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그의 부진은 곧 팀의 부진이기도 했다. 팀 타선의 중심인 손아섭이 침묵하자 롯데는 함께 곤두박질 쳤다.

그러나 올시즌 손아섭은 예전의 모습을 회복했다.  특히 선구안이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이다. 그의 BB/K는 2.38로 리그 내 2위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19개)을 얻어냈고, 삼진은 8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표본이 부족하긴 하지만 작년(0.57)에 비해 BB/K가 무려 4배 이상 좋아졌다. 볼넷과 삼진을 각각 살펴봐도 볼넷 비율은 9.2%에서 18.3%로, 삼진 비율은 16.2%에서 7.7%로 2배 이상 상승한 모습이다.

눈야구가 되면서 IsoD(절대출루율) 역시 0.065에서 0.122(리그 6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주로 2, 3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기에 그의 출루는 곧 팀의 득점과 이어질 확률이 크다. 실제로도 그는 19득점으로 리그 전체 7위이자 팀 내 1위에 올라있다.

롯데는 5월 31일 두산과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가까스로 4연패를 탈출했지만, 시즌 개막과 함께 이어진 돌풍을 오래 이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손아섭은 팀이 4연패하는 동안 17타수 2안타에 그치며 3할 중후반대의 타율이 어느덧 0.301까지 떨어졌다.

그의 성적이 곧 팀의 성적과도 직결되기에 올 시즌 롯데 가을야구 진출의 키플레이어는 단연 손아섭이다. 작년의 부진을 털어내고 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오빠므찌나, 손아섭의 호쾌한 스리런!


스피드 TOP5 : 안치홍(롯데)


* SPD : 스피드스코어(Speed Score). 도루/도루시도/득점/3루타/병살 5개 요소로 평가. 0~10점까지. (사진 : OSEN)


올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이적한 안치홍의 시즌 초반 도루 수치가 심상치 않다. 5월 한 달 동안에만 6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리그 도루 1위에 올랐다.

최근 3년 동안 안치홍이 기록한 도루가 15개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신이다. 데뷔 초 20개 가까운 도루를 기록했던 호타준족 시절로 회귀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KIA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국가대표 2루수로도 활약했던 안치홍은 FA를 앞둔 지난 시즌 반발력이 줄어든 공인구에 고전하며 펀치력이 급감했다. 17~18시즌 20개 이상 기록했던 시즌 홈런수는 5개로 대폭 감소했고, 장타력 역시 0.412로 1할 가까이 하락했다. (2018시즌 0.563)

기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FA 가치가 하락했지만 롯데로 소속팀을 옮기면서 새롭게 거듭났다. 2루수를 보장받은 상황에서 겨우내 체중 감량에 집중한 안치홍은 한결 가벼워진 몸놀림으로 시즌에 돌입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수비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차도와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루면서 롯데 센터 라인의 중심을 잡아주며 팀 수비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타격 컨디션은 아직 완벽히 올라오진 않았지만 5월 중순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남은 기간 활약을 기대케한다. 2할 초반에 머물렀던 타율은 어느덧 0.284로 2할 후반대까지 끌어올렸다.

순발력 회복에 집중한 그의 비시즌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다. 2루타도 지난해 한 시즌 동안 기록한 18개의 절반에 육박하는 7개(23경기)나 기록했다. 도루 성공률도 6개를 성공하는 동안 단 1개만 실패하며 85.7%로 상당히 높다.

팀을 옮기면서 다시 한번 최고의 2루수 자리를 노리고 있는 그의 올 시즌 초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3%대에 머물렀던 도루 시도가 20%까지 증가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안치홍. 2018년 이후 4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성공적인 FA 첫 해를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내 포지션은 2루!’, 안치홍의 안타 뺏는 호수비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원문: 이승호 기자 / 정리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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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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