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노트]동네북 전락한 한화, 특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아마추어에서의 경험을 높이 사 빙그레 창단 감독에 취임한 배 감독은 빙그레를 2군에서 한해 동안 조련시킨 뒤 1986년에 정식 1군 무대에 데뷔시켰다. 첫해 성적은 108게임에서 31승(76패1무승부)으로 승률도 3할대(승률 0.290)에 가까웠다. 그래도 순위는 당연히 꼴찌였다. 그렇지만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인천을 연고지로 한 삼미 슈퍼스타즈를 이어 받은 청보 핀토스가 빙그레보다 1승이 많았을 뿐이니 빙그레의 31승은 나름 괜찮은 성적이었다. 주변의 평가도 빙그레에게 후한 점수를 주었다. 이해 빙그레는 76패 가운데 1점차 패배가 무려 28번이나 됐다.
첫해 프로데뷔전에서 기대이상의 성적을 올린 배성서 감독은 자신감에 넘쳤다. 처음이라서 경험도 부족하고 선수들이 프로 정신에 대한 인식이 아직 제대로 되지 않아 1점차 패배가 많았지만 앞으로 1점차 패배만 승리하면 금방 우승도 넘볼 수 있다고 흰소리도 쳤다. 하지만 현실은 1점차 벽을 넘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1점차를 넘어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1점이 아니라 2점이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 1점을 극복하는데 빙그레는 몇년동안 각고의 노력을 하며 기다려야 했다.
지금 한화는 지난달 23일 NC와의 2차전부터 4일 키움전까지 11연패에 빠져 있다. 이동안 한화는 투수력과 타력이 지나칠 정도로 언밸런스였다. 올시즌 27게임에서 평균자책점은 5.46으로 8위다. 최근 뒷문이 허술한 두산(5.70)과 KT(5.98)보다 앞서있다. 하지만 11연패 동안은 85실점으로 게임당 7.7점에 이른다. 무려 2점 이상을 더 내준 꼴이다. 마운드가 무너진 증거다.
마운드가 점수를 많이 내주면 대신 타격에서 이를 만회해야 하는데 한화는 오히려 더 반대다. 이동안 득점은 30점으로 게임당 2.7점에 불과했다. 팀 타율이 0.240으로 꼴찌이기는 하지만 11연패 동안에는 355타수 64안타로 0.180로 이보다 엄청 뒤쳐졌다. 타선을 이끌어 주어여 할 중심타선도 최근 3게임에서 27타수 5안타(타율 0.185)다. 주포 김태균의 부상 복귀에 기대를 걸었지만 두 게임에서 8타수 1안타다. 여기에 수비마저 불안해 실책이 SK와 동률 꼴찌(23개)에 이른다. 이에서 보듯 투타가 모두 엄청난 소화불량에 걸려 있는 셈이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어진다는 말처럼 지금 한화는 승리를 위한 모든 것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앞서 한화가 빙그레란 이름으로 프로야구에 첫발을 디뎠던 시절을 이야기한 것은 지금의 상태가 35년전의 빙그레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말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한화의 이런 몰락을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한편에서는 사실상 효용 가치가 확연히 떨어진 외국인 선수에 대해 냉정한 판단보다는 환상에 젖어 있었고 지난해 9위를 했음에도 FA 영입등 전력보강에 소홀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감독부터 주요 코칭스탭이 모두 프렌차이즈 스타 출신들로 채워져 선수 개개인의 평가에 냉정하지 못하고 정실에 흐른 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KIA처럼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자는 팬들의 요구도 서서히 표면으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주장 이용규가 '아직 기회는 있다'고 팀원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선수들의 근성이 완전히 없어져 버렸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다..
한화가 언젠가 연패에서 벗어날 것이라는데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지만 현재의 팀 분위기로 미루어 보면 연패가 이어질 공산이 짙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당장 연패를 벗어난다고 모든 것은 해결되지 않는다는데 더 큰 문제점이 있다. 한화의 패배 숫자가 늘어날 수록 이는 한화만의 문제가 아닌 KBO 리그 전체의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 이는 프로야구의 흥행과도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뭔가 한화 구단 내부의 특단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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