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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인천고등학교 강현구

대단한미디어 입력 2020. 06.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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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ron


‘이 선수가 과연 고등학생이 맞나?’ 미국 프로 복싱의 전설 마이크 타이슨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인상과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아우라에 그를 만나자마자 압도됐다. 사진 촬영 중 시원시원하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에서 아마추어답지 않은 당당한 자신감마저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더그아웃 리포트’에서 만난 인천고등학교 강현구는 그런 남자였다. 19살 소년다운 유쾌함과 장난기 넘치는 말속에도 강철같이 단단한 목표와 포부를 가진 인고의 캡틴, 강현구의 이야기를 쾌청한 하늘 아래 벤치에서 들어봤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인천고등학교


강현구

출생 2002년 6월 16일 신체조건 186cm 97kg 출신 학교 인천 동산중-인천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우타

2019년 성적 23경기 71타수 24안타 4홈런 23타점 .338/.505/.592 OPS 1.097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에게 본인 소개 부탁해요. (5월 12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주장을 맡고 있는 인천고등학교 3학년 강현구라고 합니다. (1년 전에도 인천고에 방문한 적이 있어요. 혹시 기억하나요?) 훈련하다가 스쳐 가면서 보긴 했어요. 저도 언젠가 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꿈을 이루네요.

그때 임형원 선수를 취재했는데 후배가 보기에 선배의 인터뷰는 어땠나요?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유쾌하지 않더라고요. (웃음) (오늘 인터뷰는 유쾌하게 할 자신 있나요?) 네, 제 성격대로 재밌게 하겠습니다.


#신선한 충격

“7살쯤인가 샤워를 하고 나와서 TV를 보는데 야구를 하고 있었어요. 그때 첫눈에 반했죠.” 어린 강현구에게 야구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브라운관 속 보이는 두산 베어스 시절 고영민의 넘치는 야구 센스와 그라운드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며 그는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야구선수가 돼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나요?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항상 무의식적으로 야구선수라고 했어요. 그러다가 아버지께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남동구에 있는 리틀야구단을 알아봐 주셔서 바로 들어가 하게 됐어요.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 포지션은 어디였나요?

외야수로 시작했다가 내야수, 투수, 포수까지 다 했어요. 감독님이 가리지 않고 시키셨어요. (만능이었군요.) 그건 아니고 시키니까 그냥 했어요. (웃음) 돌이켜보면 당시에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본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주로 본 포지션은 무엇인가요?

포수요. 원래 포수를 했던 형이 사정이 생겨 제가 대신 하게 됐는데 나쁘지 않게 했나 봐요. 당시 팀에서 구력도 되고 감독님이 저를 신뢰하셔서 그 이후로 쭉 하게 됐어요.

동산중학교에 입학하고선 외야수로 뛰었죠?

네, 중학교에서도 당연히 포수를 할 줄 알았는데 외야를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오랜만이라 좀 어색했는데 이제는 제게 제일 잘 어울리는 자리예요.

동산중 시절 가장 잊지 못할 일이 있다면 3학년 때 전국중학야구선수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거예요.

솔직히 우승은 대이변이었어요. 앞선 대회는 모두 예선에서 떨어졌거든요. 아직도 생생한 게 전국대회에 가는 버스 안에서 지금 제물포고등학교에 계신 홍성원 코치님이 이대로 질 거냐고 다그치신 적이 있어요. 그 얘기가 자극이 돼 정상까지 오르게 됐죠. 무엇보다 동산중이 21년 만에 기록한 전국대회 우승이라 뜻깊었어요. 학교를 드높일 수 있어 굉장히 뿌듯했어요.

당시 팀에 있던 선수 역시 쟁쟁했어요.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웅 선수도 있고 제물포고 김건우 선수도 잘했어요. 동산고등학교로 간 포수 임원묵 선수도 괜찮았고요. 야수 쪽은 그렇게 좋지 않은데 투수만큼은 전국에서 손안에 꼽힐 정도였어요.

본인도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그 정도는 아니고요. 그때도 제가 주장이었거든요. 받을 사람은 많은데 아무래도 주장이니까 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직도 제가 왜 받았는지 의문이에요. (웃음) 개인 수상보다 우승을 했다는 자체가 기뻤어요.


#뚜렷한 목적이 만들어낸 파워

강현구의 장점은 단연 힘이다. 관계자들은 그를 두고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파워 히터라고 평가한다. 이 의견만 봤을 때 타고난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철저한 목적과 계획을 갖고 운동하는 노력형 타자다.

그의 이름 앞에 붙은 또 하나의 수식어는 ‘장재영 천적’이다. 지난해 청룡기 32강전, 강현구는 1회 말 덕수고등학교 장재영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세간을 들썩이게 했다. 당시 그가 만들어낸 홈런은 장재영이 고등학교에서 처음 기록한 피홈런이었다.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킨 경기지만 강현구에게 청룡기 32강전은 팀의 패배에 눈물을 훔친 아쉬움으로 남았다.

인천고로 진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 동산중은 동산고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동산고에 가기로 돼 있었는데 아버지가 인천고에 가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셔서 진학하게 됐어요. 학교도 멋지고 야구도 잘하는 명문고에 와서 만족합니다.

2학년 시즌을 앞두고 야구를 그만둘지 고민했다고 들었어요.

저를 시험해보려고 했어요. 2학년에 올라가면서 세운 목표가 주말리그 첫 시합에서 선발로 뛰는 거였어요. 만약 그게 안 되면 후회 없이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어차피 1학년 후배들도 있고 팀 안에서의 경쟁에서 이겨야 전국적인 선수들과 싸워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제 꿈은 프로 선수기 때문에 여러 선수와 경쟁을 해야 하는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외야에 자리가 없어 1루수로 출장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쉬운 포지션인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정말 어려워요. 투수와 호흡도 맞춰야 하고 사인, 작전도 많아서 힘들었어요.

2학년임에도 타선에서 클린업을 도맡았어요.

주말리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 감독님이 저를 믿고 기용해주신 게 도움이 됐어요. 감독님이 믿음의 야구를 추구하시거든요. 클린업은 팀 공격에서 중요한 부분이니까 그에 걸맞은 활약을 하고 싶어 더 집중해서 임했어요.

계기범 감독님은 평소에 어떤 분인가요?

표현하기 어려운데요. (웃음) 항상 저희를 좋은 길로 인도해주시고…. 사실 말을 별로 안 하세요. 과묵하고 엄청난 포스를 가지고 계시죠. 그래도 마음은 굉장히 따뜻한 분입니다. 말씀하지 않아도 느껴져요.

감독님이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닌가 봐요.

전지훈련에서 에피소드가 있어요. 장난치려고 한 건 아니고 분위기를 좀 띄어보려고 대답을 이상하게 한 적이 있거든요. 이후에 바로 감독님이 방으로 불러서 “대답 똑바로 해”라고 하셨어요. 그날 감독님의 기에 또 한 번 짓눌렸습니다.

강현구 선수 하면 ‘파워 히터’로 유명한데 힘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나요?

중학교 때 키가 어느 정도 크니까 야구선수치고는 몸이 왜소해 보였어요. 그래서 몸을 키우기 위해 주민 센터에 있는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죠. 처음 해보는 거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운동 중인 할아버지께 여쭤보며 운동했어요. 초면인데도 굉장히 따뜻하게 알려주셔서 잘 배웠어요.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형들도 알려주고 혼자 터득한 것도 있어서 웨이트에 더 빠지게 됐어요. (보통 고등학교에 와서 웨이트를 접하는데 꽤 일찍 시작했네요.) 제 꿈은 프로 선수니까 빨리 고등학교 무대에 적응해 제 가치를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지난해 총 4번의 아치를 그렸는데 가장 값진 홈런은 무엇인가요?

라온고등학교를 상대로 봉황대기 64강전에서 때린 홈런이 가장 기뻤어요. 예감하고 타석에 들어갔거든요. 첫 두 타석에서 아쉬움이 남아 ‘장타로 분위기를 바꿔보자’라고 다짐했는데 결과가 바로 나와 소름 돋았어요.


속구를 정말 잘 치기로 유명해요. 이유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손목 힘이 좋으니 나중에 빠른 공을 잘 칠 거라고 얘기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특별할 건 없고 타이밍을 빨리 잡는 거랑 기본적인 부분을 신경 쓰고 타격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타격폼에 대한 평가를 보면 정석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좀 투박하죠. 바꾸려면 바꿀 수 있는데 당시에 잘 맞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유가 없었어요. 이번 겨울에도 시즌 끝나고 바꿔보려 시도는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리듬도 안 생기고 불안해서 초심으로 돌아가 아주 조금씩 수정해가며 제 것으로 만들고 있어요. 다른 사람이 보면 어디가 변한 건지 아마 잘 모를 거예요. 저희 팀만 아는 일급비밀입니다.

2019년 본인의 BEST 경기를 뽑아본다면?

덕수고를 만난 청룡기요. 아무래도 그 경기로 저를 기억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당시 1회 말에 장재영 선수를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냈어요.) 짜릿했죠. 치고 나서 저도 놀랐어요. 하지만 시합은 결국 져서…. 그때 너무 분해 눈물을 흘렸거든요. 이름을 알린 건 기쁘지만 아쉬움이 남네요.

경기 후반에 덕수고가 득점을 계속 올리며 추격을 해왔을 때 심정이 어땠나요?

‘제가 던지겠습니다’ 하고 등판하고 싶었어요. (만약에 본인 올라갔으면 결과는 어땠을까요?) 막았을 거예요. 저는 항상 팀을 위해 뛰니까요.

중학교 시절부터 장재영 선수한테 강한 면모를 드러냈어요.

중학교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고등학교 1학년 봉황대기에서 대타로 나와 동점타를 친 적이 있어요. 장재영 선수는 볼이 워낙 빠르잖아요. 저는 대타고 변화구를 던지지 않을 거라고 예상해 속구 하나만 보고 뚝심으로 상대했죠. 시즌이 시작하면 올해도 장재영 선수와 붙으면 좋겠어요. (다음에도 홈런 자신 있나요?) 개인 성적보단작년의 패배를 갚는 게 먼저예요. 올해 팀 구성원도 좋아서 우승 최적기라 자부합니다.

장재영 선수와 평소에도 잘 알고 지내나요?

청룡기 경기가 끝나고 저한테 SNS 팔로우를 먼저 신청해 줘서 교류하게 됐어요. 사석에서 만나진 못했고 작년에 청소년국가대표에 뽑혔을 때 멋지다고 한마디 했어요. (이 자리에서 장재영 선수에게 메시지를 남겨볼까요?) 워낙 좋은 투수고 올해 꼭 다시 붙었으면 좋겠다. 너는 에이스다. (웃음)


#유쾌한 야구, 강현구가 그려갈 미래

지난해 부진한 성적이 너무 아쉬운 강현구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주장이 되길 자처했다. 그리고 2020시즌, 팀의 주장을 맡은 그는 올해야말로 전국대회 우승 최적기라고 말한다. 선수들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팀원 모두 우승을 목표로 한데 뭉쳐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고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해, 강현구는 팀을 정상에 올려놓고 프로 지명장에서 당당히 부름을 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소개했다시피 올해 팀의 주장이에요.

지난해부터 제가 주장을 맡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시즌이 끝나고 감독님이 먼저 제안해주셔서 이때다 싶어 “제가 한번 잘 이끌어 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팀을 잘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나 봐요.) 작년의 부진을 벗어나 올해만큼은 강팀으로 만들고 싶었거든요.

현재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항상 좋아요. 평소에는 장난도 치고 시끄러운데 훈련할 때는 집중도 잘하고 절제를 할 줄 알아요. 그러다 보니까 좋을 수밖에 없어요. 후배들도 잘 따라오고 있어 고마워요.

주장이 됐으니 책임감이 막중할 것 같아요.

제가 먼저 나서야 따라오니까 솔선수범하려고 해요. 파이팅도 열심히 외치고요. 야구장은 시끄러워야 제맛이잖아요.

SNS를 보니까 동기들과도 잘 지내더라고요. 특히 꽃무늬 셔츠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형 옷인데 저한테도 잘 어울려서 외출복으로 자주 입어요. (형도 스타일이 비슷한가 봐요.) 덩치도 그렇고 둘 다 개성 넘치는 스타일이에요.

머리도 짧고 인상이 강해서 처음에 친구들이 무서워했을 것 같아요.

친구들도 처음엔 다가가기 어려웠다고 하긴 해요. 저도 인정합니다. (본인 성격은 어떤가요?) 활발하고 순리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착합니다.

임형원 선수는 강현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돌+I”라고 했어요. 이 점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건 아니고요. 흥이 넘치고 인생을 재밌게 살려고 하는 거죠. (그러면 강현구에게 임형원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약간 뭐라고 해야 하지? 열심히 한 것 같진 않은데 야구를 잘해서 신기한 형이에요.

주장과 더불어 올해 다시 외야로 자리를 옮겼는데 적응은 잘하고 있나요?

늘 하던 대로 훈련이라도 집중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시즌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조급함은 없나요?) 조급함은 없는데 몸이 근질근질해요. (웃음) 긴장감도 많이 떨어졌고요. 그래도 언제 시즌이 시작할지 모르니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코치님이 해주신 좋은 말도 기억하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2020시즌 목표가 어떻게 되나요?

일단 팀이 우승하는 게 첫 번째 목표고요. 두 번째는 높은 라운드에 지명을 받는 거예요.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마이크 트라웃이요. 중학교 때 롤모델을 찾는데 저와 포지션도 같고 등번호도 같아서 롤모델로 정했어요. 그 이후에 찾아보니까 굉장히 유명한 선수라 깜짝 놀랐죠. 한편으로 뿌듯했습니다. (본인도 트라웃 같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인가요?) 그럼요. MLB 최고의 선수가 트라웃이라면, KBO 최고의 선수는 강현구가 되도록 노력해야죠.

선수로서 10대 시절 강현구를 정의해본다면?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끝났으니까 야구에 모든 걸 쏟은 시절이죠. 앞으로도 쭉 그럴 거고요.

먼 훗날 강현구의 야구 인생을 다큐멘터리로 만든다고 했을 때 어떤 엔딩으로 끝나길 원하나요?

제가 농구도 좋아하거든요. NBA에 르브론 제임스라는 선수가 있는데 나이가 많은 노장인데도 최정상급을 유지하고 있어요. 저도 르르본처럼 몸 관리를 열심히 해서 나이를 먹어도 어린 선수에게 뒤처지지 않고 경쟁할 수 있는 선수가 되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강현구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도화지요. 야구는 언제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스포츠잖아요. 그걸 흰 도화지에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어요. 그게 제 야구예요.


더그아웃 매거진 110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0호(6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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