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팬·무관중 경기' 이용하고 있는 한화 수뇌부

장은상 기자 2020. 6. 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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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패배'라는 단어에 익숙한 팀이었다.

2020시즌 한화 이글스의 연패는 '기록'을 동반할 뿐이다.

관중이 없어 패배의 쓰라림을 체감하는 정도가 약해서인지 한화 구단 수뇌부는 지금 당장은 안중에도 없는 듯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애드벌룬만 띄우고 있다.

십수 년째 현장의 책임자만 교체될 뿐 팀 성적은 늘 똑같고, 미래에 대한 희망 역시 가물가물한 한화는 팬들은 물론 동업자들에게도 '민폐'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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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이미 ‘패배’라는 단어에 익숙한 팀이었다. 2020시즌 한화 이글스의 연패는 ‘기록’을 동반할 뿐이다. 연일 패전을 거듭하다 보니 구단 자체 신기록, 현존 구단 최다 등 연패 관련 각종 타이틀이 늘어나고 있다. 프로구단이라면, 또 수준급의 경기력을 팬들에게 보여야 할 의무가 있는 이들이라면 이런 패배에 둔감해서는 곤란하다.

안타깝게도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 최고의 투수인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을 보유하고 있을 때도 한화는 패배에 익숙했고, 이를 아예 ‘콘텐츠화’한 팀이다. 연패를 거듭하다가도 어쩌다 요행으로 1승을 챙기면 그 1승 자체가 과대 포장되곤 했다. 호투하고도 패전을 떠안은 류현진을 애처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팬들이 민망한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지는 것 자체가 콘텐츠다 보니 열성적인 팬들에게는 ‘보살팬’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연일 패전 소식을 알리는데도 야구장을 찾아 승리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가득 담아 한화를 응원한 팬들이다. 그럼에도 구단은 그런 팬들에게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 무엇인지 망각한 듯한 모습만 되풀이했다. 선수단 삭발, 감독 교체를 통한 꼬리 자르기 등의 대증요법만이 횡횡했다.

올 시즌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개막 이후 줄곧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다. 관중이 없어 패배의 쓰라림을 체감하는 정도가 약해서인지 한화 구단 수뇌부는 지금 당장은 안중에도 없는 듯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애드벌룬만 띄우고 있다. 한용덕 감독을 자진사퇴로 포장해 경질하고는 ‘리빌딩’으로 포장한 ‘탱킹’을 버젓이 시도하고 있다. 1군 선수를 10명이나 한꺼번에 2군으로 내려보내는 황당한 조치는 이길 준비도, 자격도 없는 한화의 부끄러운 현주소를 증명할 뿐이다.

그럼에도 행여 지금보다 사정이 나아진다면 프런트 수뇌부의 과감한 결단으로 포장할 것이다. 반대로 탈출구 없는 부진이 거듭될 경우 책임을 지게 될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는지 모른다. 십수 년째 현장의 책임자만 교체될 뿐 팀 성적은 늘 똑같고, 미래에 대한 희망 역시 가물가물한 한화는 팬들은 물론 동업자들에게도 ‘민폐’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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