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K리그 '최고 외인' 세징야 "저는 태극마크를 꿈꿉니다"

최용재 입력 2020. 6.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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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심장' 세징야가 꿈꾸는 귀화와 한국 축구대표팀
지난 2016년 한국 입성 후 K리그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는 세징야. 5년째 한국 무대를 누비고 있는 그는 소속팀 대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다른 클럽의 러브콜도 거절하는 충성심을 보여줬다. 한편 최근 브라질 언론을 통해 한국 '귀화'를 원한다고 밝힌 세징야. 일간스포츠는 그가 꿈꾸고 있는 "꿈'에 대한 진심을 들어봤다. 사진=대구 FC 제공

세징야(대구 FC). 많은 설명이 필요없는 K리그 최고의 외인, 외인을 넘어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다.

그의 축구 선수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은 이미 K리그에서 입증이 됐다. 여기에 더해 세징야의 인품과 마음자세 등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인으로서 '완벽함' 그 자체다.

그는 대구의 '심장'이다. 2016년 K리그2(2부리그) 대구로 이적한 뒤 K리그1(1부리그) 승격, FA컵 우승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까지 모두 경험했다. 지난해 개장한 DGB대구은행파크의 열기 중심에도 세징야가 존재했다. 매년 세징야를 향한 다른 클럽의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그는 대구를 가슴 속에서 밀어내지 않았다.

대구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 대구에 대한 사랑이 뜨겁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졌다.

대구와 한국에서의 5년. 세징야는 조금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아직 한국 사회, 특히 한국 축구계에서는 민감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과거 몇몇 선수들이 도전했으나 실패로 끝난 귀화 그리고 한국 축구대표팀. 세징야는 조심스럽에 이 꿈에 대한 진심을 털어놨다.

세징야는 최근 브라질 언론을 통해 "정말로 귀화를 원한다. 언젠가 한국인이 되는 기회를 갖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간스포츠가 세징야에게 다시 한 번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직 대면 인터뷰가 허용되지 않는 대구이기에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세징야는 브라질 언론이 아닌 한국 언론을 통해서도 귀화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허투루 내뱉은 말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대구와 한국을 사랑하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

지난 2016시즌 세징야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먼저 세징야는 한국에 첫 발을 내딛은 때를 회상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대구에 합류할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간절함이 있었고,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절실함을 안고 대구에 왔습니다. 다행히 한국 선수들이 너무나 친근하게 다가와줘서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실력을 믿어줬고, 동료들과 최선을 다해 승격할 수 있었습니다."

대구에서 5년 째, 세징야는 대구의 상징이 됐다.

"대구의 성장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구단 첫 FA컵 우승을 했고, ACL에 출전했습니다. K리그1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새 경기장과 클럽하우스까지 모든 면에서 발전했습니다. 대구는 계속 성장하고 있고, 대구의 역사를 함께 쓰고 싶습니다. 리그 우승, ACL 재도전 등 함께 이뤄야 할 게 많습니다. 훗날 사람들이 봤을 때 대구의 역사 속에 세징야가 있었다는 평가를 해 주길 바랍니다. 올 시즌 역시 팀과 함께 발전된 경기력을 보이겠습니다."

세징야를 향한 다른 구단의 러브콜. 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대구와 계약이 돼 있습니다. 이적동의나 거절은 구단의 몫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구에서 뛰는 게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팀 대구는 팬들의 열정이 엄청난 곳이고, 구단과 동료, 스태프와 팬들까지 항상 저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줍니다. 저는 대구에서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습니다. 대구에 있는 것이 제 인생에 큰 행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대구를 넘어 K리그 최고의 선수로 발전했다. 이 사실을 부정할 이는 없다.

"이런 평가를 받아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 팬들도 '에이스'라고 불러주시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굉장한 책임감이 생깁니다.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고 더 채찍질하면서 성장하는 원동력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도 드리블이나 침투력은 제가 K리그에서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그런 평가를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세징야는 소속팀 대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는 세징야에게 소속 팀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그에게 대구는 진정 어떤 의미일까.

"대구에 대한 저의 애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대구는 저의 첫 해외진출의 문을 열어준 팀입니다. '이렇게 사랑받고 존중받으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구를 사랑합니다. 저 역시 대구 팬들에게 기쁨으로 보답해드리고 싶습니다."

대구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졌다. 세징야에게 한국이라는 나라 역시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은 제게 전부입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선수 생활 중 가장 빛나는 날들을 경험했습니다. 또 많은 일들을 이뤄냈습니다. 팀의 타이틀, 개인 타이틀도 수상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나라, 대한민국을 너무 사랑합니다.

세징야는 은퇴 후에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을 여러번 드러낸 바 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생활은 행복합니다. 2016년부터 벌써 5년 동안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내도 한국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와 음식에도 많이 적응을 했습니다. 아직 매운 음식은 힘들지만 갈비탕, 삼겹살, 갈비 등은 다 잘 먹습니다. 코로나19 때도 브라질에 있는 가족들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한국은 대처를 잘 했고, 지금은 한국이 안전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자주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예방 중입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런 한국에 대한 사랑이 커지면서 세징야는 귀화를 생각하게 됐다. 축구 선수이기에 귀화 그 다음도 상상해보게 됐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꿈이다. 세징야가 한국 축구대표팀에 뛸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몸담고 있는 한국에서 더 행복한 날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어떤 가능성이든 열려 있다고 봅니다. 가능성이 있다면 이에 도전할 의지도 있습니다. 귀화가 현실이 된다면 그 무엇보다 기쁠 것입니다. 그 다음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영광까지 누리게 된다면 제 인생에 엄청난 순간이 될 것입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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