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물거품된 강정호의 일장춘몽

이준희 2020. 6. 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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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23일 강정호는 음주 사고 이후 처음으로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강정호는 기자회견 다다음날인 25일, 키움 김치현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 때문에 히어로즈 구단 부담과 피해를 안겨 주는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김치현 단장도 '음주 사고' 강정호, '가정 폭력' 러셀 등 연이은 키움 구단의 부정적 이슈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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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23일 강정호는 음주 사고 이후 처음으로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유소년 선수와 어린이들에게 봉사하며 남은 선수 인생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내겠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사과 기자회견 이후, 여론을 조금이나마 돌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던 강정호의 판단은 완전히 빗나갔다.

어린이에 대한 봉사가 국내 프로야구 복귀의 가장 큰 이유라는 것도 팬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강정호가 국내 프로야구 무대를 잠시 떠나 있던 사이, 도덕적 감수성이 눈에 띄게 높아진 팬들은 냉정하기만 했다.

따가운 여론을 이기지 못한 강정호는 결국 이틀 만에 복귀 생각을 접었다. 강정호는 기자회견 다다음날인 25일, 키움 김치현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 때문에 히어로즈 구단 부담과 피해를 안겨 주는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8일, 강정호는 김치현 단장에게 임의 탈퇴 해제 신청 철회의 뜻을 전달했다. 프로야구 무대 복귀 의사를 접은 것이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은 야구 인생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강정호의 꿈은 일주일도 채 안 돼 물거품이 됐다.

키움 김치현 단장도 '음주 사고' 강정호, '가정 폭력' 러셀 등 연이은 키움 구단의 부정적 이슈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분명 좋은 그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야구팬분들 그리고 KBO리그의 다른 팀들에 걱정을 끼쳐드린 거 같아 죄송합니다. 모두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키움 구단에 도덕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보다 단호한 대처를 약속했다.
"선수에게 어떠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무기한 (출장) 정지, 임의 탈퇴 이런 것보다 방출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임의 탈퇴, 무기한 정지도 어쨌든 구단 소속으로 징계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단호하게 해당 선수를 방출할 생각입니다."

강정호는 시간을 갖고 향후 거취를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강정호의 에이전트인 리코스포츠 이예랑 대표는 조만간 강정호를 만나 거취 의사를 논의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희가 너무 숨 가쁜 일주일을 보내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요, 그래도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되든 미디어에 알리면서 활동을 할 것 같진 않아요. 일반인처럼 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자회견 내내 언급했던 봉사만큼은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강정호 선수가 봉사는 원래 계속해왔어요, 기부도 많이 했고요. 복귀와 무관하게 좋은 일은 계속할 것으로 보여요."

한때 국내 최고 유격수로 불리던 강정호를 이제 적어도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선 볼 수 없게 됐다.

이번 강정호의 복귀 무산은 프로야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후 '좋아하는 야구'로 속죄하겠다는 모순적인 사과는 더는 팬들에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팬들은 이제 좋아하는 야구를 '못하게' 되는 것이 진정한 반성이라고 느끼고 있다.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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