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다음스포츠

[DUGOUT Interview] 상우고등학교 문동환 감독

대단한미디어 입력 2020.07.14. 12:00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초보 감독 문동환의 꿈


KBO리그에서 선수로 13년, 코치로 6년의 세월을 보냈다. 이제는 아마 야구 감독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에서 도합 77승을 거두며 ‘문에이스’로 익숙한 문동환. 마운드 위에서 승부욕에 불타올랐던 그는 이제 털털한 형님 같은 감독이 돼 선수들과 ‘웃으면서 하는 야구’를 실험하고 있다. 하지만 승부사의 본능은 어디 가지 않는 것일까. 사람 좋은 웃음 뒤에는 상우고등학교를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야구 명문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이 숨어 있었다. 좋은 지도자, 좋은 코칭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는 그를 만나 초보 감독의 원대한 야망을 들어봤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나상인 Location 상우고등학교


#상우고의 혹독한 계절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에게 인사 부탁해요.

안녕하십니까. 상우고등학교 문동환 감독입니다. 프로 시절에는 그래도 인터뷰를 꽤 했는데 오랜만에 하려니 조금 어색하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랜 시간 시합을 하지 못했어요. 어떻게 훈련했나요?

위에서 내려온 지침에 따르다 보니 단체 훈련은 하지 못했죠. 겨울에 전지훈련을 갔다 온 뒤 팀이 만들어져 가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터지는 바람에 개인 훈련을 위주로 진행했어요. 그때부터 학생들이 개막은 언제 할지, 성적은 잘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을 하더라고요. 대회를 앞두고도 모여서 손발을 맞춰야 하는데 그런 걸 못 하다 보니까 조금 힘들었어요.

지난 6월 14일 황금사자기 첫 경기에서 광주진흥고등학교를 만나 아쉽게 패했어요.

선수도, 코치진도 나름의 여건 속에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첫 경기부터 강팀을 만난 게 내심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멋진 경기를 펼쳤는데 플레이를 보며 어떤 점을 보완하고 싶었나요?) 확실히 단체훈련을 못한 탓에 실수가 많았어요. 경기에 패해 애들이 조금 의기소침해 있지 않을까 걱정인데 이제 곧 주말리그가 펼쳐지니까 자신감을 되찾고 다음 대회 준비를 잘하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고교 감독의 삶

프로에서 코치를 하다가 아마야구 감독으로 옮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어요. 아마와 프로를 오가면서 오랜 시간 투수코치를 해왔는데 코치는 역할이 한정돼 있잖아요. 제가 해보고 싶은 게 있어도 위에 감독님이 계시니까 거기에 맞춰서 움직여야 하고요. 제 색깔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었죠. 그래서 ‘나중에 감독이 되면 이렇게 해봐야지’라며 속으로 계획들을 짜놓기도 했어요. 그러다 좋은 기회로 상우고등학교의 감독이 됐고 현재는 제 색깔의 야구를 하기 위해 선수들과 맞춰가는 중이에요.

선수와 코치 생활을 합치면 프로에서 20년 가까이 생활했어요. 아마야구 지도자가 됐을 때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 되지 않았나요?

적응이 안 됐죠. 프로 선수는 어느 정도 기량도 갖춰져 있고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잖아요. 하지만 학생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꼼꼼하게 챙겨줘야 해요. 초반에는 잔소리도 참 많이 했습니다. (웃음)

상우고 야구부는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팀이라 다른 명문 학교에 비해 여건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아요. 창단한 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 소문이 좀 났을 텐데, 전국대회에 나가서 지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까…. 조금이라도 더 좋은 학교에 가고 싶은 중학교 선수들 입장도 이해는 돼요. 하지만 명문고에 가서 실력이 비슷한 선수끼리 주전 경쟁을 하는 것보다 신생 팀에서 확실히 기회를 보장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거든요. 그 점을 알아주면 좋겠어요.

어린 선수들이다 보니까 감정 컨트롤이 쉽지 않을 텐데, 악재가 겹치면서 선수단 사기에 영향은 없었나요?

개막이 미뤄지고 훈련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많이 불안해했죠. 그런데 저도 기다리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는 입장이니까 그게 참 미안했어요. 또 경기에서 진 뒤면 굉장히 우울해하는데 저는 ‘어차피 지나간 경기고 실력 대 실력으로 해서 진 거니까 포기하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라고 자주 얘기해줘요.

아버지와 같은 마음이네요.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하거든요. 이길 때는 분위기가 하늘을 찌르다가도 점수를 주기 시작하면 갑자기 싹 가라앉아요. 그런 부분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매일 1~2시간씩 직접 배팅볼을 던져준다는 기사를 봤어요. 요즘도 그렇게 하나요?

당연하죠. (직접 던지는 이유가 있나요?) 애들이 먼저 와서 말을 붙이진 않거든요. (웃음) 그러면 서로 서먹서먹하고 어려워하니까 제가 먼저 다가가기 위해서 배팅볼 투수를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같이 농담도 하고, 친해졌어요. 감독의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고민을 언제든지 털어놓을 수 있는 벽 없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타격과 주루를 지도함에 있어 어려움은 없나요?

요즘 공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투수는 제가 워낙 오랫동안 했으니까 계산이 서는데 타격은 어렵더라고요. 물론 타격 코치가 저보다 훨씬 잘 알지만, 감독도 어느 정도 지식은 갖춰야 해요.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나요?

영상을 자주 봐요. 요즘 유튜브에 야구 코칭과 관련해 영상이 많더라고요. 그것도 보고 메이저리그 선수를 분석하는 것도 봐요. 그렇게 혼자 연구를 하고 메커니즘이 비슷하거나 지난번 봤던 영상처럼 보완을 하면 좋을 것 같은 친구에게 “이 선수처럼 해 보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얘기를 해주죠. 또 SNS에 부상 방지 요령이나 훈련 방법에 대한 게시물이 있으면 공유하기도 하고요.

선수를 지도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부상이죠. 애들은 연습 중에도 조금만 방심하면 다칠 수 있거든요. 부상을 당해서 재활을 하다 보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못 이기고 지치는 경우가 생겨요. 야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을 하기도 하고요. 즐겁게 연습하면서도 학생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좋은 선수를 고른다고 할 때 성적, 신체조건, 훈련 태도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훈련 태도죠. 근데 감독도 어떤 훈련 태도를 지향할 것인지가 정말 어려워요. 아직 학생이다 보니까 최대한 분위기를 밝게 가져가려고 하는데 언제나 적당한 선이 중요하잖아요. 그걸 지킨다는 게 쉽지 않아요. 밝게 하려다 분위기가 가벼워지고 선수끼리 훈련 중에 농담이나 장난을 치기도 하거든요. 그게 습관이 되면 본 게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와 실수가 잦아지고 부상을 당하죠. 그래서 분위기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가 늘 고민돼요. 매번 안에서 천사와 악마가 자주 싸웁니다. (웃음)

어떤 기준으로 경기 라인업을 짜나요?

지금은 당장 입시가 걸려 있으니까 거의 3학년들 위주로 라인업을 짜요. 1~2학년은 내년에도 기회가 있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직접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3학년이라고 해서 모든 자리를 차지하는 건 아니에요. 몇 개 포지션을 비워놓고 1~2학년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게 경쟁을 붙여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거죠.

야구부 신입생 모집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경기도에 있는 중학교끼리 시합이나 연습 경기를 하면 시간을 내서 직접 보러 가요. 그렇게 최대한 좋은 학생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노력해요.

경기도권 중학교 선수도 수준이 꽤 높다고 알고 있어요.

맞아요. 그런데 문제는 고등학교를 다 서울로 가요. 저는 경기도와 서울 고등학교의 실력 차가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학부모님들이 유독 서울을 선호하시더라고요. 경기도 야구부 감독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야속하죠.


#문동환의 고교 야구 단상

고교 졸업 이후 연세대에 진학해 에이스로 활약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고등학교에서 프로로 직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에요. 사회적인 분위기라는 게 있으니까요. 제 세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나온 다음 프로 무대로 진출하는 게 정상적인 루트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빨리 프로로 가서 실력을 쌓고, FA 자격을 얻거나 해외 진출을 하려고 하잖아요. 대학 4년 동안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대학 야구도 아마추어니까 프로만큼 체계적인 관리를 하지는 못하는데 만일 대학 생활 동안 다쳐서 수술이라도 받게 된다면 큰일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류현진 선수가 등장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류현진 선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로 직행해 좋은 성적을 내고 미국 진출에 성공하니까 후배들이 전부 그 길을 따라가려고 하는 거죠.

포수 등 힘든 포지션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각하다고 들었어요. 상우고도 이런 문제점이 있나요?

상우고 야구부는 없어요. 저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포수 보는 게 힘들다며 외야수로 전향시켜달라는 경우를 한 번 보긴 했어요. 사실 포수라는 자리가 더운 여름에도 각종 장비를 끼고 있어야 하고, 허구한 날 공에 맞는 게 일이니까 쉽지는 않죠. 하지만 지금 팀에 있는 선수들은 어려운 포지션을 시킨다고 해서 안 하다고 하지 않아요. 제 입장에선 고마울 따름이죠.

고교 야구 혹사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당장의 게임을 이겨야 하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데, 특정 투수를 집중 기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마다 의견이 분분해요. 연투 능력이 좋은 선수, 그러니까 단기간에 여러 번 던져도 아무 이상이 없는 선수가 존재해요. 그런 선수는 연투를 시켜도 괜찮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에게 연투를 시키면 부상이 발생하죠. 선수마다 가진 재능이 다르기 때문에 이 문제는 쉽게 단정 지을 수 없어요.

야구부 선수도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아야 한다고 보나요?

아마야구 선수는 운동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에요. 당연히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아야죠. 저는 우리 팀 선수들한테 수업도 열심히 듣고 반 친구한테도 잘하라고 얘기해요.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지금 친구를 많이 사귀어 놓으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필드 위에서 40년, 그의 야구

좋은 지도자란 어떤 지도자인가요?

정해진 답은 없어요. 본인이 판단할 때 ‘나는 좋은 지도자야’라고 한다 해서 실제로 좋은 지도자가 되는 건 아니에요. 선수들이 평가를 해줘야 하는 거죠. 선수들이 보기에 ‘나중에 내가 지도자가 된다면 우리 감독님처럼 할 거야’라는 말을 듣는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가 아닐까요?

본인의 선수 시절, 가장 고마웠던 감독을 꼽는다면 누구인가요?

처음으로 야구를 시켜주셨던 초등학교 감독님, 한화 시절의 유승안, 김인식 감독님을 꼽고 싶어요. 특히 유승안, 김인식 감독님은 서로 스타일은 정반대이신데, 그 두 분 덕분에 제가 프로에서 선수 생활을 좀 더 오래 할 수 있었어요. 유승안 감독님 시절에 제가 한 시즌에만 15패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계속 1군 경기에 내보내 주셨거든요. 당시에 팔꿈치 수술도 3번을 하고 야구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도 했는데 기회를 주셔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 감독님도 본인의 자리가 걸려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정말 고맙죠.

그렇다면 반대로 본인이 지도한 제자 중 자랑하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선수를 은퇴한 직후에 1년 정도 포항제철고등학교 코치를 했는데, 당시에 김대륙 선수를 지도했어요. 지금 롯데 자이언츠에 있어서 텔레비전에 한 번씩 나오는 거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최대한 다치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더 많은 제자를 프로에 진출시키기 위해 열심히 해야죠.

문동환 감독의 야구관이 궁금해요.

승패를 떠나 후회 없이 재밌게 하는 야구요. 게임을 졌다고 해서 울상이 되면 보기 안 좋잖아요. 어디까지나 학생들이고 즐겁게 게임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훈련한 것을 경기장에서 다 쏟아부어야 해요. 온전히 모든 걸 쏟은 게임은 지더라도 ‘저 팀한테 우리가 실력으로 졌으니 더 연습하자’라며 후회 없이 돌아설 수 있거든요. 그런 야구를 하고 싶어요.

선수 때와 비교해 마음가짐에서 달라진 것이 있을까요?

선수 때는 정말 지기 싫어했어요. 에러를 한 친구에게 욕을 한 적도 있으니까요. (웃음) 그런데 고등학교 코치 시작하면서부터 바뀌었죠. 그 시절 방식대로 지도하면 제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학생들이 감독을 무서운 사람으로 인식해서 옆에 안 올 테니까요.

지기 싫어하는 승부사에서 지금의 덕장이 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했군요.

마음을 내려놓는 게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팀을 만들고 운영을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변화예요. 지금도 옛날 스타일과 새로운 스타일 사이에서 자주 고민하고, 균형을 잡으려 부단히 노력해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천사와 악마를 자주 왔다 갔다 합니다.

평생 야구 외길을 걸어왔는데, 열정을 이토록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저는 이 일을 정말 사랑합니다. 제가 야구선수였다는 것이 참 좋은 추억이고, 이 직업을 정말 잘 선택했죠. 야구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쯤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거예요. 선수로든, 코치로든, 감독으로든 제가 야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다시 출발점에 서서

황금사자기는 끝났지만 아직 주말리그와 대회 일정이 남아 있어요.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대통령배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주말리그 참가하는 팀들 가운데 등수를 나눠서 대통령배, 협회장기에 나가게 돼요. 지방에서 열리는 협회장기보다는 목동야구장에서 열리는 대통령배에 나가서 뛸 기회를 선수들한테 주고 싶어요. 대통령배에 나가기 위해서 조금 더 열심히 해보자고 동기부여를 하고 있습니다.

문동환 감독 본인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상우고등학교 감독으로 계속 있으면서 7~8년쯤 뒤에 제 선수들을 데리고 전국대회 결승에 올라가는 꿈을 가지고 있어요. 그때면 저도 지도자로서의 철학이 확고해져 있을 테고, 팀도 더욱 강해진 상태겠죠. 어느 대회가 됐든 결승전에 한 번이라도 올라가서 우리도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꿈을 꼭 이루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상우고등학교 야구부를 대표해서 한마디 부탁해요.

우리 야구부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학생들, 부모님들,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저 또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111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1호(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DUGOUTMAGAZINE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dugout_mz

트위터 www.twitter.com/dugoutmagazine

유튜브 www.youtube.com/c/DUGOUTM

이 시각 인기영상

    Daum 스포츠 칼럼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