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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업체 고소' 서울, 법조계는 '무혐의' 예상했다 [엠스플 축구]

이근승 기자 입력 2020.07.1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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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마네킹 업체 사기·배임·업무방해 혐의로 고소건
경찰 “혐의 없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
-구단 검찰 수사 마무리 후 입장 밝히겠다”
-변호사 서울의 고소, 억울함 호소하며 여론 바꾸려는 시도로 풀이”
-“한순간 실수가 K리그 전체에 치명타 될 수 있다”
 
FC 서울이 홈구장으로 활용 중인 상암월드컵경기장(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5월 17일 FC 서울은 홈 개막전에 성인용품(리얼돌)을 관중석에 설치했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월 20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서울에 제재금 1억 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상벌위는 "서울 실무자들이 리얼돌 여부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경기 시작 7시간 전 마네킹 설치가 완료됐음에도 리얼돌을 인지 못한 건 중대한 업무 과실이라고 봤다. 별다른 의심 없이 마네킹 업체 관계자 말만 믿고 사실 확인을 게을리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서울은 마네킹 업체 A사를 사기·배임·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그리고 7월 15일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혐의 없음'이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A사의 혐의가 없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홈구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구단 책임. 억울함 호소에 여론 무마하려고 고소한 게 아닐까 싶다" 
 
5월 17일 FC 서울의 N석(서포터스석)(사진=엠스플뉴스)
 
FC 서울은 말을 아꼈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끝난 게 아니라며 검찰에서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가 다 끝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서울은 홈 개막전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뉴미디어를 활용한 편파중계, 서울 치어리더 V-걸스 응원 방송, 코로나19 극복 염원을 담은 대형 카드섹션 등이 그것이다. 마네킹 응원도 홈 개막전 이벤트 가운데 하나였다. 
 
서울은 무관중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마네킹을 관중석에 배치하고, 수거까지 책임지겠다는 A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마네킹이 리얼돌은 아닌지 여러 차례 확인했다는 게 서울의 주장이다.       
 
스포츠계 최고의 법조인으로 불리는 법무법인 (유한) 현 박지훈 변호사는 서울이 A사를 고소했을 때 법조계에선 이미 무혐의를 예상했다며 정작 궁금했던 건 서울이 A사를 고소한 의도였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계를 시청하던 팬들이 처음 리얼돌 의혹을 제기했다. 누구나 육안으로도 일반 마네킹이 아닌 걸 알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프로구단 프런트가 그걸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수세에 몰렸던 서울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차원에서 '고소' 카드를 집어든 게 아닐까 싶다. 박 변호사의 생각이다. 
 
박 변호사는 한국프로축구연맹규정 제3장 경기편 제20조를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규정의 구체적 내용은 '홈 구단은 경기장 안전과 질서유지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있으며 경기 진행, 경기장 안전 및 질서유지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모든 사안에 대해 홈 구단은 즉시 시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홈팀은 경기를 진행하는 경기장의 시설관리, 보안, 질서유지, 안전, 경호 등 경기장의 관리, 운용에 대해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관리 의무와 책임을 진다. K리그 22개 구단은 각 구단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경기장'이란 물적 시설과 운영, 관리 사항 일체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구단과 지자체는 민법 제680조(위임의 의의)에 따라 위임계약 관계다. 홈경기 운영은 홈팀이 결정한다며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리얼돌을 관중석에 배치한 행위 주체는 서울이다. 서울이 리얼돌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변명하더라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홈팀은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관리와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한순간 실수가 K리그 전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상암월드컵경기장의 N석(서포터스석)(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이 마네킹 제작 업체 A사를 고소한 건은 아직 결론이 난 게 아니다. 검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법무법인 현재 강남분사무소 손수호 변호사는 서울이 A사를 고소한 걸 비난할 순 없다. 정당한 고소권 행사다. 피해자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불리한 여론을 잠시나마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조치로 보는 눈도 있다. 경찰 조사 결과가 서울에 더 큰 비난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손 변호사는 이어 검찰은 경찰과 다른 결론을 낼 수 있다.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해도 검찰이 수사해서 기소한 사례가 있다. 경찰은 의견을 제시할 뿐이다.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건 검찰이다. 사건을 송치 받은 검사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리얼돌’ 사태로 구단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평소 K리그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손 변호사도 비슷한 생각이다. 
 
언젠가 축구 해설가로 살아보는 게 꿈이다. 그 정도로 K리그를 좋아한다. 리얼돌 사태는 서울 이미지에만 타격을 입힌 게 아니다. K리그 전체 이미지를 훼손했다. 팬들의 눈높이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구단에서 일하는 분들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K리그를 챙겨봐야 할 이유를 만들어내야 한다. 한순간의 실수가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바꾼다. K리그 전체에 대한 폄하와 무시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리얼돌 사태가 준 교훈이 아닐까 싶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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