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감독은 '오 마이 갓'이라고 외치며 이렇게 말했다
19일 두산전에서
KBO리그 사령탑으로
가장 거센 항의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은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사령탑 당시 심판에게 격렬한 항의를 하다가 퇴장당한 일이 몇 차례 있었다. 2014년 10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선 아스드루발 카브레라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거친 항의를 하자 즉각 튀어나와 카브레라를 밀어내고 심판과 대치했다. 그는 심판에게 비속어를 섞어 “이 ×같은 게임에서 날 쫓아내 버려”라고 말한 뒤 퇴장 명령을 받았다. 수퍼스타 브라이스 하퍼가 심판과 마찰을 일으킬 때도 윌리엄스 감독이 나와 하퍼 대신 심판과 설전을 벌였다.
이런 기질로 ‘보스(Boss)’라 불렸던 윌리엄스 감독은 KBO리그 더그아웃에선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 문화에 대한 존중일 수도 있고, 성격이 차분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19일 두산전에서 윌리엄스 감독이 폭발하고 말았다.
상황은 이랬다. 4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박찬호가 우익수 앞 안타를 쳤다. 하지만 3루 주자 유민상의 스타트가 늦었고, 박건우의 홈 송구에 아웃이 됐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 장면에서 자신은 분명히 비디오 판독 신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중계 화면상에도 윌리엄스 감독이 앉은 채 손동작으로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윌리엄스 감독이 확실하게 네모를 그리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어쨌든 심판은 윌리엄스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인지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가도 비디오 판독에 들어가지 않자 윌리엄스 감독이 나와 심판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규정 시간 초과를 이유로 비디오 판독을 거부했다.
KBO리그 규정 제28조 비디오 판독 조항에는 ‘감독은 심판 판정 후 30초 이내에 구두로써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많은 감독들은 심판에게 말로 전달하는 대신 비디오 화면을 그리는 손동작으로 판독을 요청하기도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분명히 자신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심판이 이를 못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윌리엄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윌리엄스 감독의 말을 들어보자.
“I gave you the signal. If you’re not looking at me, it's your fault, not mine.”
자신은 분명히 판독 요청을 했고, 심판이 나를 못 봤다면 못 본 심판의 잘못이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의 말을 못 믿겠다면 TV 중계 화면을 체크해 보라고 했다. 심판이 그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자 윌리엄스 감독은 “Are you kidding me?(날 놀리는 거냐?)”라며 어이없어했다.
“Oh my god. This is universal signal. I gave you that five times!”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이 한 제스처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시그널이었다며, 그것도 다섯 번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t’s terrible. It’s horrible. Open your eyes.”
4분여간 항의를 이어간 윌리엄스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단호한 어투로 이렇게 말했다. 끔찍한 판정이며 심판들은 두 눈을 뜨고 제대로 보라는 뜻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 후 이렇게 설명했다. “분명히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는) 동작을 취했고, 주심도 벤치를 바라보고 수신호를 하기에 비디오 판독 요청을 묻는 것으로 보고 다시 한 번 더 모션을 취하며 ‘예스’라고 했다. 그런데 심판이 그대로 경기를 진행하기에 왜 판독을 받아주지 않느냐고 항의를 했다. 심판은 ‘시간이 지나서 받아줄 수 없다’고 답했다. 난 대타 사인도 내지 않았다.”
당시 상황에 대한 원현식 주심의 설명은 이렇다. “아웃 판정 직후 판독 요청이 있나 싶어서 KIA 더그아웃을 한번 쳐다봤는데 (사인이) 없었다. 홈 베이스를 털어내고 더그아웃 쪽에서 사인이 있기에 혹시 판독 요청인지 확인하는 모션을 취했다. 그런데 비디오 판독이 아니라 ‘대타 기용’이라는 내용을 확인받고 기록실에 내용을 전달했다. 이후 대타가 나올 때 판독 요청이 들어왔는데 이미 시간이 초과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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