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시즌 연속 상위 그룹.. 시민구단 저력 보여주었다

박병규 2020. 9. 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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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대구] 박병규 기자 = 대구FC가 기나긴 부진을 탈출하며 안방에서 의미 있는 대기록들을 세웠다. 팀 통산 200승 달성과 함께 K리그 상, 하위 그룹 개편 후 시민구단으로선 최초로 2시즌 연속 상위그룹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대구는 지난 1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성남FC와 21라운드 맞대결에서 3-2로 승리하며 파이널 라운드 A 행을 확정 지었다. 특히 팀 통산 199승에 발이 묶이며 최근 6경기에서 2무 4패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마침내 아홉 수에서 탈출했다. 부담과 짐을 던 대구는 패기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따내겠다는 각오다.

대구는 신년부터 삐걱거렸다. 매년 진행해오던 중국 쿤밍에 전지 훈련지를 차렸지만 코로나19로 급히 귀국할 수밖에 없었고 전임 안드레 감독이 갑작스레 사우디아라비아 알 하즘 구단의 지휘봉을 잡으며 수장도 잃었다. 부랴부랴 경상남도 남해에 전지 훈련지를 차렸고 수석 코치였던 이병근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올라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대구 지역에 대규모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고 개막을 앞두던 K리그는 기약 없는 연기에 들어갔다. 특히 대구 지역에 비상이 걸리면서 선수들의 훈련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초기에는 훈련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지만 이후 구단의 특별 관리하에 선수들은 숙소와 훈련장만 오갔다. 다행히 5월 리그 개막 소식이 들려오며 희망을 품었지만 여전히 대구는 코로나 사태로 타팀과의 연습경기도 치러보지 못한 채 리그에 임했다.

그 피해는 개막 후 경기력에서도 나타났다. 4경기에서 3무 1패를 거두며 무승에 허덕였고 선수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둔했다. 다행히 5라운드에서 값진 첫 승을 챙기며 분위기를 탔고 6경기에서 5승 1무를 거두며 순위를 올랐다.

그러나 중반 무렵, 6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였고 연패에 빠지며 위기가 닥쳤다. 올 시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이병근 감독대행은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경험 많은 조광래 사장에게 조언을 구하며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 두 사람은 대화를 통해 팀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였고 격려를 받은 이병근 감독대행은 마음의 짐을 덜었다.

정규리그가 2경기 남은 상황에서 파이널 A행에 가장 유리한 조건은 대구였지만 자만할 수 없었다. 당시 2점 차 리드에도 성남에게 곧장 동점을 허용하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다행히 앞서 열린 경기들의 결과 탓에 승점 1점만 추가하여도 상위 그룹을 확정 짓는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은 오직 승리를 위해 뛰었다. 결국 베테랑 데얀이 결승골을 터트리며 안방에서 팀 통산 200승 달성과 2년 연속 파이널 라운드 A를 확정 짓게 되었다.

이병근 감독대행은 경기 후 안도의 한숨을 쉬며 “참 어려웠다. 선수들의 피나는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결과였다”며 공을 돌렸다. 이어 “파이널 A에 올라가서 (ACL에 유력한) 포항을 물고 뜯어서 ACL 진출권 따내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번 승리로 대구는 2가지 역사를 새롭게 달성했다. 우선 팀 통산 200승 달성은 순수 시민구단으로서 최초의 기록이다. 과거 기업구단 성남 일화에서 시민구단 성남FC로 재탄생한 성남이 기록을 달성한 바 있지만 대구는 2003년 구단 탄생부터 시민구단으로 시작하여 200승 198무 264패를 기록 중이다.

그리고 K리그에 상, 하위 그룹 및 스플릿 라운드가 실행된 2012년부터 2시즌 연속 상위 그룹에 오른 시민구단은 대구가 최초다. 2012년 16개 팀 시절 경남이 8위, 2013년 14개 팀 시절 인천이 7위, 2015년부터 12개 팀이 되었을 땐 성남(5위), 상주(2016, 6위), 강원(2017, 6위), 경남(2018, 2위)이 상위권에 오른 바 있지만 연속 기록은 없었다. 지난 시즌엔 대구(5위), 강원(6위)이 시민구단으로서 파이널 라운드 A에 올랐다. 만일 올 시즌 남은 한 자리에 강원이 입성하게 된다면 공동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비록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대구는 예산이 넉넉치 않은 시민구단의 한계를 유망주와 젊음의 원동력으로 뛰어넘으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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